보수적인 그래미 어워즈에 변화 감지
‘발할라’를 ‘발라하’로 잘못 호명하는 해프닝

(사진=유비소프트)/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유비소프트)/그린포스트코리아

유비소프트의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라그나로크의 서막(이하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이 미국 최고의 대중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에서 게임음악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그래미에서 게임음악이 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비디오게임 부문만 별도로 지정한 상이 신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의 OST를 작곡한 스테파니 이코노모(Stephanie Economou)는 5일 열린 제65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비디오게임 및 기타 인터랙티브 미디어 부문 베스트 스코어 사운드트랙상(Best Score Soundtrack for Video Games and Other Interactive Media)을 수상했다. 

올해 게임음악상에서는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외에도 ▲‘에일리언즈: 파이어 팀 엘리트’ ▲‘콜 오브 듀티: 뱅가드’ ▲‘마블스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올드 월드’ 등 총 5개의 작품이 경쟁했다.

이코노모는 베테랑 작곡가로 알려져 있지만, 게임음악을 작곡한 것은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가 처음이며 상을 받은 것도 처음이다. 그동안 그녀의 SNS 프로필은 ‘무관의 작곡가(Non-award-winning composer)’였다. 그녀는 이번 그래미상을 수상한 후 “사람들이 지적하는대로 나는 게임음악에서는 초짜”라며 “게임음악의 많은 거장들과 경쟁할 수 있어서 매우 영광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그래미 어워즈 유튜브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그래미 어워즈 유튜브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한편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최고의 권위 있는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히지만, 비영어권 가수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등 보수적인 성향이 짙어 비판을 받아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방탄소년단(BTS)이다. 방탄소년단은 올해까지 3년 연속 후보에만 올랐을 뿐 단 하나의 상도 받지 못했다. 올해 그래미 어워즈에 신설된 게임 관련 상은 북미에서도 게임에 대한 시각이 점차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일부 게이머들은 그래미 어워즈가 여전히 게임에 대해 무지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시상식에서 수상작을 호명할 때 발음이 틀리는 해프닝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게임음악상의 시상자인 미국 코미디언 랜디 레인보우(Randy Rainbow)는 이날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Assassin’s Creed Valhalla)’를 ‘어쌔신 크리드 발라하(Vallaha)’로 발음했다. 북미 게임 커뮤니티 레딧(reddit) 이용자들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고 수긍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노인들이 억지로 게임 이름을 말하려고 하는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dmseo@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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