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구조’ 바꾸고 ‘소재’ 변경
‘재활용’하고 ‘자원순환 플랫폼’ 확대

포장재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포장재 사용량이 많은 식음료 제조업체와 식품기업들이 바뀌어야 한다. 사진은 올해 4월 비스킷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용기를 모두 제거했다고 밝힌 롯데제과의 변경 제품. (롯데제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포장재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포장재 사용량이 많은 식음료 제조업체와 식품기업들이 바뀌어야 한다. 사진은 올해 4월 비스킷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용기를 모두 제거했다고 밝힌 롯데제과의 변경 제품. (롯데제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 중에서도 포장재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환경을 위해 가장 급하고도 중요한 일이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가정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약 78%가 식품 포장재다. 포장재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포장재 사용량이 많은 식음료 제조업체와 식품기업들이 바뀌어야 한다.

기업에서 그동안 플라스틱을 선호해온 배경에는 가성비와 편의성이라는 이유가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가성비란 기업 입장만 반영한 것으로 환경적 관점까지 더하면 성립하지 않는다. 500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 플라스틱은 가장 비싼 환경적 비용이 들어가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 제품 ‘구조’ 바꾸고 ‘소재’ 변경

기업들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제품 구조 변화, 소재 바꾸기, 새활용, 자원순환 플랫폼 활성화 등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동원F&B, 하이트진로음료 등 생수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생수병에서 라벨을 제거하고 뚜껑 높이를 낮추거나 몸체인 용기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활동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최근 아이시스8.0 200mL, 300mL 페트병 몸체 무게를 10% 경량화한 롯데칠성음료 측은 “먹는샘물 페트병 경량화는 친환경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한 플라스틱 다이어트 활동의 일환”이라며 “향후 500mL 및 2L 제품으로도 페트병 경량화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품에 부착하던 빨대를 제거하거나 종이 소재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소비자들의 ‘빨대 어택’에 즉각적으로 대응했던 매일유업이 있다. 매일유업은 2020년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액상발효유 ‘엔요’ 전 제품에서 빨대를 과감하게 제거한 데 이어 지난해 상하농원 유기농 멸균우유 190ml 제품에서도 빨대를 없앴다. 이밖에 어메이징 오트 두유에는 종이 빨대를 부착하고 있다. 

제과업계는 기존에 제품 내에 들어가던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하거나 소재를 바꾸는 등의 노력을 통해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한편 재활용률을 높이고 있다. 롯데제과, 오리온 등 몇몇 제과기업은 플라스틱 완충재가 들어가는 제품 생산을 중단하거나 포장재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용기를 종이로 변경하거나 크기를 줄이고 플라스틱 뚜껑은 없애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올해 4월 비스킷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용기를 모두 제거했다고 밝힌 롯데제과 측은 “약 30억원의 설비 투자비용을 지불하고 반년 여에 걸쳐 이상적인 형태의 포장 방법을 개발했다”며 “이 같은 노력을 통해 롯데제과는 비스킷에서만 연간 약 576톤의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롯데제과는 작년 7월 ‘Sweet ESG 경영’을 선포하며 친환경 패키징 전략인 ‘Sweet ECO 2025 프로젝트’를 발표, 2025년까지 제품 용기 및 트레이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25% 이상 줄이는 등 친환경 종이 포장재 사용을 4200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롯데중앙연구소를 통해 탈플라스틱을 위한 연구 및 제품 개발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 ‘재활용’하고 ‘자원순환 플랫폼’ 확대

기업 차원에서 자사에서 제조한 용기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사용 후 분리배출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지자체에서 수거해 선별장에서 재질별, 종류별로 선별돼 재활용된다. 그러나 기업에서 자원 선순환에 대한 책임과 실천을 위해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로 용기 수거 및 재활용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CJ제일제당은 올해 초 햇반 용기 수거 및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 6월부터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햇반 용기 수거함을 운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올해 400만 개의 햇반 용기를 회수해 명절 선물세트 트레이 등으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 

한국 코카콜라는 소비자가 직접 분리배출한 투명 페트병을 수거해 캠핌용 의자 등으로 재탄생시키는 ‘원더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세 번째 시즌을 진행했다. 오프라인 쇼핑 공간에서도 투명 음료 페트병의 자원으로서의 가치와 자원순환 필요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체험존 운영도 확대해 진행했다. 

코카콜라 측은 “투명 페트병은 고품질 재활용 자원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올해부터 국내에서도 투명 페트병이 다시 식품용기로 재활용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가운데 더 많은 소비자가 플라스틱 자원순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개인뿐 아니라 단체  참여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리필스테이션 등 자원순환 플랫폼 확대를 통해서 플라스틱 용기 사용 저감을 유도하는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플라스틱 포장재는 알맹이를 빼고 나면 거의 바로 버려진다. 리필스테이션은 포장재 없이 운영되는 유통채널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는 이마트,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화장품 리필스테이션부터 알맹상점, 지구샵, 보틀앤스쿱 등 화장품에서 식품까지 콘셉트는 조금씩 다르지만 개인용기 등에 필요한 상품을 덜어갈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 있는 무포장 플랫폼이 있다. 

식재료 리필 상점인 보틀앤스쿱 측은 “일반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편의점에서 안전성과 유통상의 편의성 때문에 포장재가 꼭 필요하다고 하지만 유통에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생산자와 협조만 제대로 이뤄지면 새로운 형태의 시도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생산부터 유통, 사용, 후처리 등 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는 석유계 플라스틱은 처음부터 덜 쓰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꼭 써야 한다면 기업 차원에서 덜 쓰는 방법을 고민하고 강구해야 한다. 기업의 노력은 당장 전체 산업계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작은 변화들이 눈에 보이고 쌓이다 보면 업계 내에 하나의 작은 줄기가 될 수 있다. 

플라스틱은 어떻게 이렇게까지 미움 받는 소재가 되었을까요. 기업은 플라스틱 대책에 과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플라스틱을 줄일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소비자가 정말로 기업에 바라는 탈플라스틱 방향은 무엇일까요.

플라스틱 하면 다양한 물음표가 따라옵니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 안고 있는 문제는 원금에 이자가 덩어리째 붙듯 늘어나 오늘날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이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각국의 정부와 기업과 개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탈플라스틱은 전세계적으로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하는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2022 탈플라스틱 프로젝트’는 이 시대가 안고 있는 플라스틱 문제와 기업이 어떻게 현실적으로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있을지 살펴보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2주에 1회씩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산업계 안팎의 다양한 관점과 함께 자료를 근거로 실천방안을 찾아볼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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