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바다 위한 해결책 해양보호구역’
바다를 위협하는 4가지 요소와 그 해결책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위기의 바다를 위한 해결책, 해양보호구역’ 보고서에서 바다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위기의 바다를 위한 해결책, 해양보호구역’ 보고서에서 바다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구 생명의 원천 바다가 위기에 빠졌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된다. 해양에서 벌어지는 인류의 활동이 바다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널뛰는 날씨가 바다 위기를 가속화 한다는 주장이다. 그린피스는 우리 바다가 크게 4가지 형태의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인류가 바다에 어떤 영향을 미친걸까?

그린피스는 2021년 6월 발간한 ‘위기의 바다를 위한 해결책, 해양보호구역’ 보고서에서 바다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는 그 위협에 대해 “어업, 선박 운항, 화학·플라스틱·소음 공해, 심해 채굴, 생물자원 탐사 등 다양한 인간 활동은 물론, 기후변화, 해양 산성화 등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이후 관련 보고서 내용 등을 토대로 여러차례에 걸쳐 우리나라 정부와 해외 각국 정상 등을 향해 ‘해양보호구역 관련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해왔다.

◇ “인간의 영향 미치지 않은 해양지역 없다”

당시 그린피스는 2008년 진행한 벤 할퍼른 연구팀 조사를 인용해 “인간의 영향이 미치지 않은 해양 지역은 없으며 그 중 상당 부분(41%)이 다수의 요인으로 인해 심각한 수준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인간의 영향이 가장 심각한 지역은 북해 등 고도로 산업화된 지역 연안”이라고도 설명했다.

보고서는 바다가 위기에 빠진 이유를 크게 4가지로 나눠 설명한다. 무분별한 어업, 심해 채굴, 해양 쓰레기 및 플라스틱, 그리고 기후변화와 해양산성화 등 4가지 문제다. 첫 번째로 언급한 문제는 어업이다. 인류에게 식량과 일자리 그리고 필수영양소를 공급하는 바다가 남획 및 파괴적인 조업활동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보고서가 설명하는 배경은 이렇다 인구가 늘어 해산물 수요가 지속 증가했고 가축 사료 생산을 위한 어분 및 어유 등 수요도 증가하는 가운데, 늘어나는 물량을 맞추기 위해 어획량을 늘리려는 노력도 강화됐다. 첨단 기술이 도입됐고 연안해역 어족자원 고갈 등의 이유로, 어업 범위는 근해를 포함한 해역까지 크게 확대됐다. 조업해역은 매년 거의 위도 1도씩 남쪽으로 확장됐다.

원양어업 확대는 2005년에 이르러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원양어업 선박이 세계 바다 곳곳을 누빈다. 그린피스는 지난 2018년 해외 대학들과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 구글 등이 만든 세계 대규모 어업 활동 데이터를 인용해 “전체 해양 면적의 55% 이상에서 어업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세계 어업 발자국’ 기준으로 보면 농업의 4배 이상에 해당한다”고 공개했다.

◇ 멸종 위기 생물과 무분별한 어업 사이의 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공해에서 가장 흔한 조업방식은 연승, 선망, 오징어 채낚기, 트롤 등이다. 보고서는 “중국, 대만, 일본, 인도네시아, 스페인, 한국 6개 조업국이 전 세계 공해 어선의 77%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승에서 사용하는 낚싯줄은 길이가 최대 100km로 수천 개의 낚시 바늘이 달려 있다. 바다거북, 상어, 가오리, 해양 포유류, 650종 이상의 경골어류가 연승어구에 혼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도구는 물속 뿐 아니라 해수면 위의 생물도 해를 끼친다. 연승어업에 쓰이는 낚싯줄 때문에 죽는 바닷새가 연간 5만~10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승어업의 영향을 받는 바닷새 61종 중 26종, 알바트로스의 경우 22종 중 18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다랑어 어업은 세계적으로 그 규모가 상당하며, 다랑어 및 유사종의 연간 어획량은 2014년 최고치를 기록한 후 750만 톤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다랑어를 잡는 가장 대표적인 방식은 선망어업으로, 선박이 어군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헬리콥터, 조류 음파탐지기, GPS, 드론을 사용하기도 한다. 손쉽게 어군을 모으기 위해 집어장치(FAD)도 많이 사용한다.

FAD는 통나무나 그물발 등을 이용한 단순한 부유식 물체로, 2013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8만 1,000~12만 1,000개가 사용되었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대서양과 인도양에서는 FAD 사용이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FAD를 사용한 다랑어 어업은 남획 악화, 다랑어 치어 어획, 바다거북이나 상어 등 취약종의 혼획, 다랑어 서식지 변화, 해양 쓰레기 양산 등 다양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그린피스는 필리핀 연구팀 자료를 인용해 “이미 남획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FAD를 사용하면 수산업의 붕괴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서에 포함시켰다.

바다는 지구의 생명을 유지하고 보호하는데 많은 역할을 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바다는 지구의 생명을 유지하고 보호하는데 많은 역할을 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인류의 또 다른 숙제...‘바다에서 무엇을 어떻게 꺼낼까’

일반적으로 공해에서 조업하는 어선은 운항 거리가 길고 어군 탐색에 더 많은 시간을 쓰기 때문에,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서만 조업하는 어선에 비해 화석연료 소비량 역시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조업활동이 공해로 확대되면서 어구를 사용하는 수심 또한 점점 깊어졌다. 10년마다 평균 조업 수심은 62.5m씩 늘어났으며 1950년 이후 약 350m 깊어졌다. 대형 어망과 무거운 어구를 해저에서 끌어 물고기를 잡는 트롤 어업은 가장 파괴적인 방식으로, 취약한 심해 서식지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보고서는 해당 방식에 대해 “바닷속 모든 것을 무차별적으로 제거한다”면서 “육상으로 치면 산림 벌채와도 같다. 특히 해양생물이 번성하는 환경인 산호, 해면, 불가사리, 말미잘 등의 군집을 파괴한다”고 밝혔다.

2006년 이후 유엔 총회 결의안 등을 통해 생태계 피해를 방지하고 심해 어족자원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면 공해 트롤 어업 허가를 중단하도록 촉구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16년 결의안 이행 현황을 확인한 결과 취약해양생태계를 보유한 여러 지역에서 트롤 어업이 여전히 허용되고 다수의 심해 생물종이 고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해저 채굴이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심해 채굴 문제도 다룬다. 심해저 광물 채굴(DSM)을 원하는 정부 및 기업이 관심을 가진 지역들이 해양 생물종 집단과 관련되어 있어 바다 생태계 문제와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실제로 여러 해저 채굴 예정지에서 취약 해양생태계(VMEs)가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저 채굴이 생태계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5가지다. 해저 서식지 및 생명체의 직접적인 파괴가 일어날 수 있고 해저면의 지구화학적 특성이 변해 침적률 및 먹이사슬이 변할 수 있다. 채굴 장비에서 화학물질이 유출되는 등 추출 및 제거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유출될 수도 있다. 아울러 해저면 가용성이나 이질성 변화, 그리고 소음이나 공해 등이 일어날 수 있다.

보고서는 “생물다양성 순손실이 없는 채굴이 달성 불가능한 목표이며 심해 생물다양성에 대한 생태학적 영향을 현재로서는 알 수 없고 수 세대에 걸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심해저 광물 채굴의 사회적 또는 과학적 수용가능성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소개했다

최근 IT 제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고 재생에너지 산업이 성장하는 등의 배경 역시 DSM 투자가 필요한 근거로 언급된다. 이런 분야에서는 심해 퇴적층에서 발견되는 희토류 원소, 구리 및 기타 금속을 사용할 수 있어서다. 다만 보고서는 ‘디자인의 친환경적 개선이나 재활용 등을 통해 원자재 수요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해외 생물학자의 주장, ‘리튬 등 수요가 지상자원으로도 충분하다’는 시드니 지속가능미래연구원 보고서 등을 인용해 심해저 광물 채굴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비쳤다.

다음회차 기사에서는 보고서가 다룬 해양 쓰레기 및 플라스틱, 그리고 기후변화와 해양산성화 관련 내용을 보도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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