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비전 선포하고 중장기 전략 공개
ESG위원회 이사회 열고 내실 다지는 기업들
‘레스 플라스틱’ 키워드로 포장재에 재접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로드맵 제시

각 기업들의 2분기 ESG 관련 활동을 통해서 업계 내 흐름을 읽어봤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각 기업들의 2분기 ESG 관련 활동을 통해서 업계 내 흐름을 읽어봤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기업 평가 기준으로 비재무적 요소인 ESG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유통업계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변화가 눈에 띈다. 지난 2분기에도 유통가에서는 ‘ESG’를 중심으로 경영 방향을 재설정하거나 구체화하는 움직임이 잇따랐다. 각 기업들은 ESG 비전을 선포하고 중장기 전략을 공개하거나 ESG위원회 이사회 열고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ESG경영을 비중 있게 언급하는가 하면 ESG경영의 구체적인 실천을 위해 포장재에 재접근하기도 했다. 

특히 중요하게 언급된 ESG 키워드로는 ‘ESG경영 고도화’, ‘친환경 경영 내실화’, ‘지속성장 기반’, ‘친환경 포장재 도입’ 등이 있다. 각 기업들의 2분기 ESG 관련 활동을 통해서 업계 내 흐름을 읽어봤다. 

◇ ESG 비전 선포하고 중장기 전략 공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4월 17일 통합 ESG 브랜드를 선보이고 중장기 ESG경영 전략을 공개했다. 특히 전 계열사에서 공동추진할 중장기 ESG 전략을 수립하고 환경(E) 부문에서는 ‘탄소중립 경영’을 실천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체계적이고 진정성 있는 ESG 경영의 고도화를 위해 그룹 통합 브랜드인 ‘리그린(Re;Green)’과 ‘위드림(We;Dream)’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통합 ESG 브랜드 론칭은 ESG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범위와 활동을 확장하는 등 지속성장 기반 마련에 목적이 있다. 

환경(E) 부문은 브랜드와 슬로건을 ‘리그린’과 ‘다시 그리는 지구’로 각각 정하고 탄소중립 경영을 실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에너지 고효율 설비 도입과 친환경 물류체계 구축 등을 통해 온실가스와 폐기물은 줄이고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소재 사용은 확대, 2050년까지 연간 탄소배출량을 현재보다 60% 이상 감축한다는 목표다. 특히 산림청과 연계해 경기도 용인시에 약 5만 평 규모의 탄소중립의 숲을 조성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사회(S) 부문은 ‘함께 키우는 미래의 꿈’이란 의미가 담긴 ‘위드림’ 브랜드를 앞세워 저소득층 지원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투명한 지배구조(G)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가 올해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부터 모든 상장사 대상 ‘ESG 경영 위원회’ 신설 및 지배구조보고서 공시 대상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그룹의 전사적인 ESG경영 강화 움직임에 발맞춰 지난 5월 4일 ESG 비전 디지털 선포식과 함께 대표이사 직속 ESG 전담 협의체를 신설하는 등 ESG 경영 강화에 나섰다. 비전 선포식에서는 ESG경영 현황과 성과, 중장기 ESG 추진 로드맵을 소개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공개한 성과로는 업계 최초로 면세품 비닐 포장재를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소재로 전환하고 친환경 면세품 전용 물류박스 ‘H그린박스’를 도입해 연간 비닐 사용량의 약 60% 절감한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오는 2025년까지 비닐 사용량은 90%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ESG 협의체인 ‘ESG LAB’도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을 위해 대표이사를 포함한 유관부서 팀·파트장급 임직원 13명으로 구성된 ESG LAB을 통해 기존 친환경 및 사회공헌활동 등을 그룹 통합 ESG경영 전략에 맞춰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은 ESG경영 실천을 위해 친환경 포장재 도입 등 면세점의 특성을 살린 활동을 전개해왔다”며 “그룹 ESG경영 전략에 맞춰 임직원 모두가 환경뿐 아니라 경제와 사회에 대한 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ESG위원회 이사회 열고 내실 다지는 기업들

삼양식품은 지난 5월 11일 ESG위원회 이사회 열고 ESG경영 내실화 전략을 수립, 계열사 전반으로 ESG경영을 확대했다. 

지난해를 ESG경영 원년으로 삼았던 삼양식품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 부문의 경영 체계를 구축해왔다. 올해는 체계 구축에서 더 나아가 저탄소·친환경 경영, 사회적 가치창출, 투명한 지배구조 운영이라는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부문별 중점 영역을 선정하는 등 ESG경영 체계 고도화에 나섰다. 

환경부문에서는 친환경 사업장 구축과 제품환경성 개선을 중점영역으로 삼았다. 먼저 전 사업장의 환경경영시스템(ISO14001) 인증을 획득하고 에너지, 전기, 용수, 폐기물 등 환경영향 요소별 데이터를 관리하는 등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우기 위한 환경경영 시스템화를 시작했다. 

유럽연합의 소셜택소노미(Social Taxonomy) 법제화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사회 부문에서는 지속가능한 제품·서비스 개발, 인권존중 조직문화 구축, 사업장 안전리스크 제로를 중점 영역으로 삼았다. 지배구조 부문은 합리적 의사결정체계 수립과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중점 영역으로 선정했다. 

ESG경영 내실화를 위한 노력은 그룹사까지 확장됐다. 올해 지주사로서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한 삼양내츄럴스는 인권존중과 다양성을 고려한 새로운 인사정책을 수립하고 있고, 포장용 판지를 생산하는 프루웰은 작년 11월에 준공한 신공장에 자동화 설비를 구축하는 등 에너지 효율화에 힘쓰고 있다. 삼양냉동에서는 냉동 제품 5개에 대한 비건 인증을 획득하고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올해는 세계적인 변화에 발맞춰 ESG경영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삼양식품뿐 아니라 그룹사까지 ESG경영 전략을 확대하고 사회적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애경그룹은 첫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이사회 성별 다양성을 확보, ESG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경그룹지주회사 AK홀딩스는 지난 6월 28일 임시주총 열고 조소영 부산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조소영 사외이사는 같은 날 이사회를 통해 거버넌스위원회 위원 및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된 조소영 사외이사는 한국비교공법학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전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AK홀딩스 측은 조소영 사외이사가 법률전문가로서 경영에 관한 풍부한 식견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 지배구조 및 준법경영 체계를 고도화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이사는 “애경그룹은 현실성 있는 ESG경영 실천을 위해 지배구조 관련 사회적 요구에 대해 실행 가능한 부분부터 자발적으로 대응 중”이라며 “법률전문가인 여성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그룹이 추구하는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실천하고 주요 경영이슈 및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레스 플라스틱’ 키워드로 포장재에 재접근

LG생활건강은 지난 4월 25일 화장품 연구개발 단계부터 ESG경영 방침을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 클린뷰티 항목과 기준을 정의하고 측정해 지속 관리하는 ‘클린뷰티 인사이드(Clean Beauty Inside)’ 시스템을 시행키로 했다.

클린뷰티는 플라스틱 포장재 저감, 파라벤 무첨가, 비건 등 지속가능한 화장품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ESG 경영 확대와 기후변화 등이 부각되며 전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뷰티 트렌드가 됐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클린뷰티 트렌드를 지구환경, 건강, 과학, 상생 관점에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연구 개발하고자 클린뷰티 연구소를 설립했다. 현재 클린뷰티 연구소에서는 화장품 포장재를 4R, 즉 재활용(Recycle), 재사용(Reuse), 감량(Reduce), 대체(Replace)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다. 더불어 탄소 발생을 줄이는 워터리스 제형과 에너지 저감 공정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LG생활건강 측은 “동물 유래 원료 미사용, 폐기되는 천연 자원 업사이클링 등 지속가능하며 그린워싱 없는 연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정량화한 클린뷰티지수를 독자 개발해 기준에 맞는 제품들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과업계에서는 탈플라스틱에 속도를 냈다. 롯데제과는 지난 4월 비스킷 전 제품에서 플라스틱 용기 및 완충재를 제거했다. 완충재가 들어가는 미니 야채크래커와 미니 초코칩쿠키 생산을 중단함으로써 SKU기준으로 80여 종에 달하는 롯데제과의 비스킷 전종에서 플라스틱 용기가 제거됐다.

롯데제과는 이미 작년 11월 대용량 카스타드와 엄마손파이 등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완충재를 종이로 변경한 바 있다. 칸쵸컵, 씨리얼컵의 플라스틱 용기도 종이로 바꾸고 플라스틱 뚜껑은 없앴다. 이를 위해 롯데제과는 약 30억 원의 설비 투자비용을 지불하고 반년 여에 걸쳐 이상적인 포장 방법을 개발했다. 롯데제과는 이를 통해 비스킷에서만 연간 약 576톤의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제과는 작년 7월 ‘Sweet ESG 경영’을 선포함과 동시에 친환경 패키징 전략인 ‘Sweet ECO 2025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롯데제과는 2025년까지 제품 용기 및 트레이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25% 이상, 포장재 인쇄에 사용되는 잉크, 용제를 550톤 이상 줄이며 친환경 종이 포장재 사용을 4200톤으로 늘린다는 세부적인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중장기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롯데제과는 롯데중앙연구소를 통해 강소기업인 에버켐텍과 ‘2022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에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위탁기관으로 참여하여 탈플라스틱을 위한 연구 및 제품 개발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로드맵 제시

2분기에도 유통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발간됐다. 각 보고서는 국제 지속가능경영 보고 기준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기준에 따라 기술되었다. 보고서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로드맵으로 활용되고 있다. 

BGF그룹은 지난 6월 29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좋은 친구(Better world, with Good Friends!)’라는 제목으로 지주사인 BGF와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각각 발간했다. ESG경영 성과는 환경(PLANET), 동반성장(PARTNER), 노동·인권(PEOPLE) 3가지 관점으로 소개됐다.

특히 플라스틱 감축을 중심으로 전개한 친환경 활동들이 눈에 띈다. BGF그룹은 업계 최초로 PB 생수를 무라벨 포장으로 전면 교체하고, PB스낵 포장재의 잉크 사용량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환경 친화적 패키징을 통해 지난해 감축한 플라스틱 양은 1400여 톤에 이른다. 이밖에 업계 최초로 녹색매장으로 지정받은 그린스토어를 중심으로 환경부 인증 친환경 상품을 지속 확대, 녹색 소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BGF그룹의 ESG경영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이건준 BGF리테일 사장은 “BGF그룹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미래 성장을 위한 로드맵이자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ESG 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설립한 CJ프레시웨이도 29일 첫 ESG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CJ프레시웨이가 지속가능 경영 실천을 목표로 최근 3년 간 활동한 내용과 주요 성과가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지난 3년 간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소비량, 물 사용량을 줄이는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식자재 유통 업계 최초로 전기화물차를 도입, 탄소 배출량을 저감하고 상품 유통 시 사용하는 아이스팩을 재사용 물량으로 전환하며 자원순환 활동에도 주력했다. 

단체급식 사업과 제조 부문에서도 환경경영을 실천했다. 급식장에서 배출되는 종이 쌀 포대를 업사이클링 가방으로, 커피박을 모아 친환경 화분으로 제작하는 등 다양한 업사이클링 활동을 수행한 것. 키즈 식재료 브랜드 ‘아이누리’ 상품에 생분해성 포장재를 적용하기도 했다. 

이밖에 소비자 참여형 친환경 활동도 추진했다. 단체급식장에서 환경보호를 주제로 한 ‘그린 저니(Green Journey)’ 캠페인을 전개하며 잔반 줄이기 실천법 등을 제안하고 매달 저탄소 메뉴를 선보였다. 키즈 쿠킹클래스에서는 환경친화적 식습관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향후 CJ프레시웨이는 친환경 유통환경, 건강한 식문화, 함께 성장하는 사회 등 세 가지 전략 방향에 맞춰 활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는 “그간 지속가능경영의 기반을 다지며 크고 작은 다양한 성과를 경험했고 기업과 사회가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푸드 비즈니스 기업을 목표로 모두가 공감하는 지속가능경영을 펼쳐갈 것”이라고 전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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