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제적인 기후 묵표를 달성하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올해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글로벌 에너지 위기 속에서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 IEA, 올해 에너지 투자 2조 4,000억 달러 전망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2일(현지시간) ‘세계 에너지 투자 연례보고서(World Energy Investment 2022)’를 발표했다. IEA는 올해 세계 에너지 투자 규모가 2조 4,000억 달러(3,113조 원)로 지난해보다 8%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청정에너지 투자가 1조 4,000억 달러(1,816조 원)를 넘어서면서 전체 에너지 투자 규모의 4분의 3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IEA에 따르면, 청정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는 2015년 파리협정 체결 이후 5년 동안 연평균 증가율이 2%를 약간 넘는 수준이었으나 2020년 이후에는 12%로 빠르게 상승했다. IEA는 청정에너지 투자 증가가 국제적인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국가별 청정에너지 투자 규모는 중국이 3,800억 달러(493조 원)로 가장 많았고, 유럽연합(EU)은 2,600억 달러(337조 원), 미국 2,150억 달러(279조 원)의 순으로 많았다. 

IEA는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에 대한 투자가 전체 에너지 투자의 증가를 긍정적으로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풍력 및 태양광발전과 같은 청정 기술은 올해 석탄 및 석유 가격이 치솟기 전부터 가장 저렴한 선택지였다는 평가다. 전력 부문 투자는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지난해에 7% 증가한 이후 올해에는 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중 재생에너지와 전력 계통 및 저장 부문이 현재 전체 전력 부문 투자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 재생에너지 투자, 사상 최고치 기록 전망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4,400억 달러(570조 원)를 넘어선 이래 올해에도 전력 부문 중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중에서 태양광발전은 재생에너지 전력에 대한 신규 투자 중에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태양광발전은 대규모 프로젝트와 분산형 태양광 시스템에 거의 균등하게 투자되고 있다. 

풍력 발전에 대한 투자는 점차 육상에서 해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0년에는 육상풍력 발전 설비의 기록적인 해였으나 지난해에는 해상풍력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해상풍력은 지난해에 20GW 이상 설치됐고 약 400억 달러(52조 원)가 투자됐다.

전력 계통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에 6% 증가한 이후 올해에도 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요 선진국에서 건물과 산업 및 운송 부문의 전기화를 지원 및 활성화하고, 전력 시스템에서 변동성이 강한 재생에너지를 수용하기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및 에너지 저장 장치에 대한 투자도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200억 달러(26조 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됐다.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투자 지출이 감소한 만큼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연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많은 국가와 기업이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는 올해에도 1,000억 달러(130조 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우리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기후 두 가지 모두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며 “청정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투자를 빠르게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종류의 투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세계가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훨씬 더 빠른 증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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