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산업혁명 이후 즉각 증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18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중반까지 200년 동안은 크게 늘지 않았어요. 하지만 1950년에 60억t이던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0년 후인 2019년에는 6배 이상 늘어나 역대 최고 수준인 367억t이 되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에 489억t 수준까지 늘어났고요. 화석연료 사용량이 그만큼 빠르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 ‘오늘부터 시작하는 탄소중립’(권승문·김세영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中, 22쪽.

우리나라는 지난 30년 동안 에너지 소비와 공급량이 3배 가량 증가했다. 그중에서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는 81.3%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전체 에너지 중 92.8%를 수입한다. 에너지 통계 현황을 살펴보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 소비를 얼마나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차 에너지 공급량은 1990년 9만 2,931천TOE(석유환산톤)에서 2020년 29만 2,076천TOE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매년 평균 3.9% 증가한 수준이다. 1차 에너지는 일반적으로 어떠한 가공이나 변환 과정도 거치지 않는 자연 상태의 에너지로, 우리가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전기나 도시가스로 전환되기 위해 투입되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1차 에너지 공급 비율을 보면, 2020년 기준 석유가 37.7%로 가장 크고, 석탄 24.8%, LNG 18.8%, 원자력 11.7%, 신재생 및 기타 6.5%, 수력 0.5% 순이다.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에너지의 비율이 81.3%에 이른다. 그리고 한국은 2020년 기준 1차 에너지의 92.8%를 수입하고 있다.

1차 에너지가 그대로 사용되거나 전기나 도시가스, 열에너지로 전환되어 최종적으로 사용되는 최종에너지 소비도 1990년 7만 4,701천TOE에서 2020년 22만 2,563천TOE로 3배 늘어났다. 연평균 증가율은 3.7%이다. 최종에너지 원별 소비 비율은 석유가 49.1%로 거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전력 19.7%, 석탄 13.7%, 도시가스 10.4%, 신재생 및 기타 4.3%, LNG 1.6%, 열에너지 1.2%의 순이다. 

석탄의 비율이 1차 에너지에 비해 작고 원자력이 최종에너지 소비에 포함되지 않는 이유는 해당 에너지원이 전력 생산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2020년 기준 에너지원별 전력 발전량 비율을 보면, 석탄이 34%로 가장 크고, 원자력 29.1%, LNG 20.4%, 신재생 5.6% 등의 순이다.

최종에너지는 산업과 가정·상업(건물), 수송, 공공 부문에서 사용한다. 부문별 최종에너지 비율을 보면, 2020년 기준 산업부문이 62%로 가장 크고, 건물이 17.9%, 수송 17.7%, 공공은 2.4%이다. 산업부문 비율이 1990년에도 48.4%로 높았지만, 지난 30년 동안 산업부문의 최종에너지 소비가 3.8배 증가하면서 비율이 더욱 커졌다.

우리나라는 2019년 기준으로 1차 에너지 공급량이 세계에서 9번째로 많은 국가다. 최종에너지 소비는 10위이고, 전기 소비는 7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소비 상위 10개국의 1인당 소비량을 비교하면, 한국은 1인당 1차 에너지 공급량과 전력 소비에서는 3위, 1인당 최종에너지 소비 부문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경제 규모(GDP) 대비 에너지 공급량은 GDP 상위 국가 중에서 4번째로 많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프랑스, 일본,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GDP 한 단위를 생산할 때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최종에너지 소비 중 산업부문의 비율이 62%로 가장 크고 철강과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많기 때문이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에너지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87.2%이다.

앞으로 30년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화석연료 사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리고 이 단어가 ‘중요한’ 문제라는 것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단어의 뜻을 알고 중요한 문제인지는 알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어렵다는 건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이 내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인지를 알 수가 없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승문 기자가 지은 책 ‘오늘부터 시작하는 탄소중립’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문제가 우리들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고 우리의 일상과 얼마나 가까운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후위기 시대, 함께 만들고 살아갈 ‘좋은 삶’이 무엇인지를 질문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오늘부터 시작하는 탄소중립’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매주 일요일, 책에서 나오는 주요한 내용을 발췌하고 핵심 단어를 선정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로 풀어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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