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사회로 지속가능하게 나아가려면
개인·기업·정부·언론이 각자 자리에서 자기 몫 실천해야

최근 민간주도 탄소감축위원회가 출범했다. 지난 14일 출범한 SDX탄소감축위원회 얘기다. 본지에서도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탄소감축 활동을 리드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촉진한다는 면에서 의미있는 행사로 조명한 바 있다. 

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은 현재 기후위기 상태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했다. 거기에는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가 있었다. 민간주도형 탄소감축을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기업, 개인이 함께 중지를 모으고 각자의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라서 식상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책임을 남에게 미루지 않고 적극 인식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기후위기 시대의 시대적 요구이다. 

기후위기는 경제와 안보, 보건, 외교, 궁극에는 생존이라는 실존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다. 전세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후의제를 다루고 EU에서는 탄소를 더 많이 배출하는 기업 제품 수입 시 관세를 더 매기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줄이겠다고 목표를 설정했다. 탄소중립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안팎에서 힘을 합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목표 설정과 정책만으로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 기업과 개개인의 자발적인 참여가 결여되면 기후위기에 대한 올바른 대응이 어렵다. 

SDX탄소감축위원회 출범식의 주최 측이었던 SDX재단의 전하진 이사장은 “기후위기는 인간 문명 수준이 업그레이드 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 문제”라고 진단하며 “10~20년 안에는 기업이든 단체든 정부든 ESG와 기후위기라는 화두를 키워드로 갖지 않고선 아무 일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가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모든 것이 함께 가야 한다. 개인과 기업이 합을 맞추고, 민간과 정부는 서로 밀고 끄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산업에서 발전과 규제는 따로가 아닌 함께를 모토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시장 원리 중심에 있는 기업과 개인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이 중요하다. 김법정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SDX탄소감축위원회 출범식에서 “기술혁신을 이루는 곳은 기업이지만 기업의 제품과 시비스는 이를 이용하는 국민에 의해서 바뀔 수 있다”며 “지속가능한 생산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녹색구매력’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개인의 참여와 실천을 강조했다. 

소비자와 인프라의 변화가 함께 가야 한다는 관점은 본지에서 최근 취재했던 제로웨이스트 식재료 리필 상점인 ‘보틀앤스쿱’에서도 제시했던 것이다. 보틀앤스쿱은 식품을 포장재 없이 벌크 단위로 구비해 소비자가 원하는 양 만큼 구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상점이다. 

정지혜 보틀앤스쿱 대표는 “개인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기존 유통 한계를 뛰어넘고 인프라를 보다 환경적으로 바꿔보고 싶어서 유통업자로서 시도하게 된 것”이라고 매장 탄생 배경에 대해서 설명하면서도 “아직은 어색해하고 불편해하는 분들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 대표는 이를 기존 유통 양식에 익숙해진 생활방식 때문으로 분석하며 결국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환경 간의 관통점을 바라봤다. 

즉, 친환경 소비는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야 완성된다는 얘기가 된다. 정부는 각 사회적 주체와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목소리를 파악해 실질적인 환경개선을 위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더불어 이를 알리고 진단하는 단체와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 탄소중립이 우리 사회의 도전적인 과제인 만큼 각계각층의 적극적인 인식과 동참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리는 한 배를 타고 있는 운명공동체로서 모두 연결돼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우리 사회가 순환경제로 지속가능하게 나아가려면 기후위기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되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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