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 취약한 한국, 인식 개선과 노력 필요한 상황
LG생활건강, 도시공원 등 인프라 조성부터 시민의식 고취까지
TNFD 가입한 포스코홀딩스, 그룹 생물다양성 보전활동 강화

LG생활건강, 포스코그룹 등의 기업들이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LG생활건강이 멸종위기동물인 수달의 서식지 보호와 생물다양성 시민의식 고취를 위해 '수달 놀이터'가 조성하는 여의샛강생태공원(LG생활건강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LG생활건강, 포스코그룹 등의 기업들이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LG생활건강이 멸종위기동물인 수달의 서식지 보호와 생물다양성 시민의식 고취를 위해 '수달 놀이터'가 조성하는 여의샛강생태공원(LG생활건강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이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경영 흐름 속에 '자연자본'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해당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자연자본 보전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고 LG생활건강이 공단 주변에 도시공원을 조성하면서 수달 서식지 보호 사업을 추진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자연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에 가입하고, 계열사를 통해 생태보전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 대한상의, “자연자본과 생물다양성 보전, 정부와 기업이 나서야”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6월 9일 ‘자연자본 관련 글로벌 규범·현황 및 대응 과제’ 보고서를 발간했다. 상공회의소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자연자본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 주요국에 비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자연자본 보전을 위해 우리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자연자본은 동식물·해양·광물 등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이다. 자연자본이 풍부할하면 이를 활용하거나 보전해 사업 기회와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면 자연자본의 손실은 자본 확보를 위한 국가 간의 분쟁, 경제력 약화 등 다양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은 자연자본의 손실을 막고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는 자연자본 손실을 주요 중장기 리스크로 선정했으며, G7은 2021년 공동성명을 통해 자연자본 손실에 적극 대응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우리나라 역시 국제 공조에 동참하고, 국내 제도적 여건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질적 성과는 미흡한 수준이다. 생물다양성협약에 따라 2020년까지 생물다양성 보호지역 기준은 육상은 전체 면적 대비 17%, 해상은 10%가 권고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난해에 육상 보호지역 지정 목표 17.15%를 달성했고, 해상은 2.46%에 그쳤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보고서를 통해 자연자본의 중요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사회 전반의 지지와 협조를 바탕으로 정책의 성과와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예나 대한상의 SGI 연구원은 “정부와 기업이 자연자본 보전에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교역 환경에서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설명했다.

울산시, 울주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울산생명의 숲 등과 도시공원인 '꿀벌공원'을 조성하는 LG생활건강. 도시공원 조성을 통해 생물다양성 증진, 탄소저감, 생물다양성 관련 환경 교육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LG생활건강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울산시, 울주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울산생명의 숲 등과 도시공원인 '꿀벌공원'을 조성하는 LG생활건강. 도시공원 조성을 통해 생물다양성 증진, 탄소저감, 생물다양성 관련 환경 교육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LG생활건강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LG생건 "생물다양성 보전 인프라 구축" 

국내 주요 기업들도 생물다양성을 보전 관련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도시공원 조성과 서식지 보호를 통해 생태계 보호 및 생물다양성 보전 행보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은 이달부터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울산, 온산공단 지역 주변에 4700여평 규모의 ‘꿀벌 공원’ 조성에 돌입했다.

꿀벌공원 조성은 LG생활건강과 울산시, 울주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울산지역 환경단체인 ‘울산생명의 숲’ 등이 협력해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으로 급감한 꿀벌의 중요성을 알리고, 도시 숲 조성을 통해 생물다양성 증진, 탄소저감 및 미세먼지 차단 등을 위해 추진되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를 통해 LG생활건강은 공원 내 꽃과 꽃가루를 생산해 꿀벌의 꿀 생산을 돕는 밀원식물 500그루 이상을 심는다. 이를 통해 다양한 곤충들이 활동을 돕고, 동시에 탄소 도시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시민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도시 숲의 중요성과 생물다양성에 대한 환경교육을 추진하고, 나무심기 캠페인 등을 통해 시민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은 한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 서식지 보호에도 참여해 멸종위기 동물 보호와 시민의식 제고에 나선다.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의 서식지 복원을 위해 여의샛강생태공원에 ‘수달 놀이터’를 설치한다. 이와 함께 여의샛강생태공원 수달촌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수달의 중요성과 환경적 가치를 알리고, 수달 지킴이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을 추진해 가치를 확산시킬 예정이다.

박헌영 LG생활건강 전무는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기능의 복원 활동이 기후변화 완화 및 지역사회 재난 위험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산림보호와 복원 활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사업장 주변 자연의 역사, 문화적 가치와 교육적 중요성을 종합해 생물다양성을 보전, 복원, 확대하는 활동을 추진하고, 지역사회, 전문기관 등 외부기관과 적극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가진 임직원들로 구성된 '클린오션봉사단'. 해양쓰레기 수거를 통해 해양생태계를 보호하고,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포스코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포스코의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가진 임직원들로 구성된 '클린오션봉사단'. 해양쓰레기 수거를 통해 해양생태계를 보호하고,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포스코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 강화하는 포스코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5월 23일 ‘자연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이하 TNFD)에 가입했다. TNFD는 생물다양성에 대한 재무정보 공개 기준 수립을 위해 출범한 글로벌 협의체다. 현재 전 세계 420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으로는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에 이어 포스코홀딩스가 네 번째로 가입했다. 비금융권 기업 중에서는 최초다.

포스코홀딩스는 TNFD 가입을 통해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재무정보 공시 기준 개발에 참여하는 한편, 그룹사가 기존에 추진해 온 생물다양성 보존 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인근에 서식 중인 멸종위기종 비쿠냐(vicuna) 보호를 위해 지역정부와 다양한 방안을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염호 인근 동식물 현황 및 보호 활동을 정기적으로 점검·관리하고, TNFD 가이드라인에 따라 관련 정보를 이해관계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인공어초 ‘트리톤’을 이용해 바다 숲을 조성하고 있으며,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가진 임직원들로 구성된 ‘클린오션봉사단’을 통해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해양생태계를 복원하고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부터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도시양봉사업인 'Bees Needs'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포스코건설은 국립과천과학관과 협력해 도심 속 꿀벌을 위한 꿀벌집과 야생벌집 등을 구축한 한 ‘꽃비(Bee)마을 꿀벌정원’을 운영했으며, 지난 5월 어린이 꿀벌축제를 개최하는 등 생물다양성 보전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이외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팜농장 관련 친환경 국제인증인 ‘RSPO’를 획득하고 팜사업 전 단계에서 환경보호, 지역사회 의무 등의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기후변화 대응과 함께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TNFD 가입은 포스코그룹의 생물다양성 보존에 대한 실천 의지를 대외에 알리는 첫 시작점으로, 포스코그룹 ESG 경영의 실행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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