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에 재사용 박스 사용 증가...다시 쓰는 효과 얼마나?
포장 부자재에서도 레스플라스틱...과잉포장 해결 노력 늘어나야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들도 환경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친환경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회성 포장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방점은 ‘재사용’에 찍혀 있다. 사진은 헬로네이처 더그린배송. (헬로네이처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들도 환경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친환경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회성 포장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방점은 ‘재사용’에 찍혀 있다. 사진은 헬로네이처 더그린배송. (헬로네이처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들도 환경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친환경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회성 포장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방점은 ‘재사용’에 찍혀 있다. 아무리 친환경적인 소재라도 한 번만 사용되고 폐기물이 되는 것보다 여러 번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로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온라인 쇼핑은 원하는 물건을 집 앞으로 빠르고 안전하게 배송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일회용 제품 포장재 사용이 늘어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대부분이 이러한 제품 포장재에서 나온다. 그린피스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1년 플라스틱 집콕조사 일회용의 민낯’ 보고서에 따르면, 841가구에서 발생한 일회용 플라스틱은 총 7만7288개로 이 중 식품 포장재로 쓰인 일회용 플라스틱이 6만331개였다. 가정에서 발생한 전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의 78.1%를 식품 포장재가 차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업 차원에서 포장재 변화를 실천해야 한다. 기업들은 소재 변화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더 많이 재사용할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관점으로 변화하고 있다. 친환경 배송을 위해서 업계에서 어떠한 변화를 시도했고 또 이어나갈 수 있는지 살펴봤다. 

◇ 새벽배송에 재사용 박스 사용...‘다시 쓰는’ 효과 얼마나?

코로나19로 신선식품을 주문하는 새벽배송 이용이 늘어나면서 포장 쓰레기에 대한 염려도 더 늘어났다. 신선식품은 단열이 가능한 스티로폼 등 포장 박스에 아이스팩이나 드라이아이스 등 추가 단열재, 충격으로부터 식품 손상을 막기 위한 완충재 등이 필요해 다른 제품군보다 포장 쓰레기가 더 많이 나온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내 신선식품 배송 기업들은 포장을 줄이는 해법을 ‘재사용’이 가능한 보냉백에서 찾고 있다.

쿠팡은 2020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선식품 배송 시 재사용이 가능한 프레시백을 도입해 전국으로 확대했다. 올해 1월 말 기준 쿠팡은 신선식품 10개 중 약 7개에 재사용 가능한 프레시백을 사용해 배송하고 있다. 나머지 30%는 박스포장을 원하거나 계란이나 수박 등 박스로만 출고되는 상품들이다. 

프래시백은 이용자가 사용 후 문 앞에 두면 쿠팡 측에서 수거해 전용 세척기를 통해 살균 및 세척 처리해 다음 배송 때 재사용된다. 쿠팡에 따르면 이를 통해 2021년 연간 약 1억 개의 스티로폼 상자 사용을 줄였다. 이는 연간 약 3만 톤에 달하는 양으로 여의도 면적의 6.5배에 해당한다. 나무로 계산하면 약 9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탄소 저감 효과를 낸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7월부터 재사용 포장재 ‘퍼플박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8개월만에 30살된 나무 1000그루를 보호하는 효과를 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재사용 포장재 사용으로 종이박스 445만 개가 절감됐으며 이는 여의도 면적의 1.16배 수치이자 축구장 473개 크기에 달한다.

퍼플박스는 약 47리터 용량을 담을 수 있는 크기로 외부온도 28℃일 때 기준 냉장 제품은 약 12시간 동안 10℃의 상태를, 냉동 제품은 약 11시간 동안 영하 18℃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상품 온도 유지를 위해 사용되는 워터 아이스팩과 드라이아이스 사용량이 각각 5.6%, 3.1% 감소했다. 

마켓컬리는 재사용 포장재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실제 보냉 가능한 포장재인지 인증하는 절차만 거치면 개인 보냉 박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함께 운영 중이다. 퍼플박스 및 개인용 보냉 박스 출고 수는 재사용 포장재 시행 이후 월 평균 18%씩 증가하고 있다.

헬로네이처 역시 재사용이 가능한 더그린박스에 상품을 담아 배송하는 더그린배송을 시행 중이다. 서비스 방식은 다른 새벽배송 업체와 비슷하다. 지난해 11월부터 새벽배송 모든 지역에 해당 서비스를 기본 배송으로 제공하고 있다.

헬로네이처에 따르면 서비스를 시작하고 난 뒤 지난 2년 6개월 동안 더그린박스 재사용 횟수는 5000만 회에 달하며 폐기율은 제로다. 쌀포대용 PE우븐 소재와 자투리천으로 만든 더그린박스는 반영구적 내구성과 함께 스티로폼 박스 대비 1.5배 더 뛰어난 보냉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알려진다. 이를 통해 비닐, 박스, 테이프 등 일회용 쓰레기 800톤을 줄임으로써 연간 약 70만 그루의 나무만큼 탄소를 감축시키는 환경적 효과를 거뒀다.

더그린배송을 이용하는 박혜린씨(34세, 서울 마장동)는 “지퍼만 열어 모든 물건을 한 번에 쉽게 꺼낼 수 있고 쓰레기도 거의 없어 남편이 더 좋아한다”며 “기존 새벽배송은 쓰레기가 너무 많아 스트레스였는데 더그린배송은 환경오염에 대한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어서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 포장 부자재에서도 레스플라스틱...과잉포장 해결 노력 늘어나야

포장 박스뿐만 아니라 배달 제품에서 플라스틱을 제거하거나 단열재나 완충재 등 포장 부자재에서 플라스틱을 줄이려는 노력도 눈에 띈다. 사진은 재생수지를 활용해 개발한 아이스팩. (마켓컬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포장 박스뿐만 아니라 배달 제품에서 플라스틱을 제거하거나 단열재나 완충재 등 포장 부자재에서 플라스틱을 줄이려는 노력도 눈에 띈다. 사진은 마켓컬리가 재생수지를 활용해 개발한 아이스팩. (마켓컬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포장 박스뿐만 아니라 단열재나 완충재 등 포장 부자재에서 플라스틱을 줄이려는 노력도 눈에 띈다. 그간 아이스팩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다. 고흡수성 수지(SAP)를 사용한 젤 형태의 아이스팩은 재활용이 불가능해 일반 쓰레기로 배출해야 했다. 이를 분리배출이 용이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형태로 개발하는 추세다.

먼저 쿠팡은 젤타입 보냉재를 100% 물로 전환하고 프레시백과 함께 재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144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사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드라이아이스 등 추가 보냉재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 프레시백 단열성 향상 테스트 및 평균 포장 제품 수량을 높이기 위한 시도도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헬로네이처는 물과 전분, 재생용지 100% 자연 소재로 만든 아이스팩인 더그린팩 50만 개를 재활용했다. 더그린팩의 전분을 업사이클링해 사회적 기업인 ‘동구밭’과 함께 주방용 친환경 세제 ‘더그린 전분 비누’ 약 9천 개를 생산하기도 했다.

마켓컬리는 지난 4월 이커머스 최초로 재생수지를 활용한 아이스팩을 개발했다. 재생수지 아이스팩은 폐비닐을 재활용한 수지와 새 비닐을 혼합해 업사이클 원단을 만들고 이를 워터 아이스팩의 필름으로 사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올 연말까지 비닐 생산량 104톤 감소, 비닐 생산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230톤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환산하면 소나무 묘목 8만2800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마켓컬리 측은 “일반적으로 업사이클 원단은 재생수지를 사용하지 않는 기존 비닐 소재에 비해 강도가 낮아 아이스팩용으로 활용하기가 어려운데 아이스팩이 파손되면 누수가 발생하고 보냉 효과도 떨어지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는 13가지 재질의 테스트 끝에 기준에 맞는 재생수지 필름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 하나에 박스를 하나씩 쓰는 배송을 받으면 죄책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최근 배송 업체에서 일상화하고 있는 재사용 보냉백의 경우 종이박스나 기타 포장재가 거의 나오지 않아 쓰레기 처리가 편리할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도 덜어준다. 기업 차원에서 환경을 생각하면 변화가 더 빠를 수 밖에 없다. 과잉포장을 해결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중요한 이유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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