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첫 한미 정상회담, 키워드는 기술동맹·경제안보
바이든 美 대통령, 삼성전자에서 시작해 현대자동차로 끝냈다
한-미 기업들, 반도체부터 태양광, 전기차까지 협력 강화한다

지난 5월 20일 '전기차 전용공장 투자협약'을 체결한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앞줄 왼쪽),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앞줄 오른쪽).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들과 로보틱스, UAM, 자율주행,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과 협업체계를 구축할 것을 약속했다.(현대자동차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5월 20일 '전기차 전용공장 투자협약'을 체결한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앞줄 왼쪽),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앞줄 오른쪽).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들과 로보틱스, UAM, 자율주행,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과 협업체계를 구축할 것을 약속했다.(현대자동차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이 지난 5월 20일부터 5월 22일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양국이 경제·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한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은 전기차와 청정에너지 등 친환경 분야를 앞세워 한미 경제동맹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 전기차와 신기술, 현대자동차와 협력 약속한 바이든 정부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공장을 미국에 세우기로 했다. 최근 방한한 바이든 대통령이 5월 22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단독 면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15분간 1대1로 면담을 가진 두 사람은 공동발표를 통해 경제·기술 협력을 약속했다.

이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건설에 투입하기로 한 55억 달러 외에 2025년까지 미래 신산업 분야와 관련해 미국에 5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할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과 로보틱스, UAM, 자율주행,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5월 21일 조지아 주에 55억 4000만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전용공장을 건설 할 것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현대자동차그룹은 조지아주와 ‘전기차 전용공장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 주에 연간 3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완성차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 공장 인근에 배터리셀 공장을 건립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도 구축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공장, 배터리셀 공장을 포함해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체계 구축에 6조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50억 달러를 추가해 로보틱스, UAM, 자율주행, AI 등 신사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전기차는 환경에도 도움이 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기업들에게 다양한 사업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의선 회장에게 감사드리며, 투자에 보답하기 위해 절대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 기술·경제 협력, 친환경 분야로 확대 약속한 두 정부

바이든 정부와 국내 기업의 친환경 기술 강화 및 경제 안보 협력을 위한 행보는 한미정상회담 일정 중에도 계속됐다. 대표적인 장면은 지난 5월 21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관한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이다.

이날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는 삼성·SK·현대차·LG·롯데·한화솔루션·OCI·네이버 등 8개 기업이 참가해 미국 8개 기업과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청정에너지, 디지털 등 분야에서 한미 간 공급망 구축을 위해 양 국의 기업들이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특히 양 국 장관은 기존 국장급 산업협력 대화를 장관급으로 격상·확대하는 ‘한미 공급망·산업 대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매년 1회 공급망·산업 대화를 개최해 산업협력 및 경제안보 이슈를 논의하기로 약속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는 “한미 국민에게 양질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탄소발자국이 낮고 투명성이 보장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양국의 경제·기술 동맹을 태양광 분야까지 확대하기 원한다”고 발언했고, 이에 대해 지나 레이몬드 미국 상무부 장관은 “협력 강화에 필요성에 공감한다.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를 통해 양국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부문까지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바이든 정부는 지난 4월 ‘기후재정계획’을 발표하고, 환경에 유익한 수출품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당시 바이든 정부는 “기후재정계획을 통해 청정에너지 보급은 기후 복원력 투자뿐만 아니라 양질의 국내 일자리와도 관련이 있다”며, “저탄소 및 기후복원력 기술 제품과 관련 서비스 수출을 미국의 경제 및 고용 성장 기폭제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솔루션 역시 미국에 약 2000억원을 투자해 1.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에서 생산한 탑콘 셀을 활용한 고효율 모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도 구축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기존의 1.7GW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내 단일 사업자로 최대인 3.1GW 모듈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20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두 정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기술 동맹과 경제 안보 협력을 다짐했다.(출처: 제20대 대통령실)/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5월 20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두 정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기술 동맹과 경제 안보 협력을 다짐했다.(출처: 제20대 대통령실)/그린포스트코리아

◇ 미국- 삼성전자, 반도체 분야 협력으로 기술과 경제 안보까지 도모 

양국의 경제협력은 양국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 분야에서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정상회담의 첫날인 지난 5월 20일 바이든 대통령의 첫 번째 행선지는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공장이었다.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할 예정인 3나노미터(nm) 반도체 웨이퍼에 서명하며, 기술 동맹과 경제안보 협력을 다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이 지난 5월 170억 달러 투자를 발표해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그 투자로 인해 미국에서도 평택 공장과 같은 시설이 들어설 것”이라며 “양국은 세계 최고 최첨단 기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평택 공장은 한미 양국이 국제 경제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시설로, 공급망의 회복 탄력성, 안정성을 유지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환영 연설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 캠퍼스 방문은 반도체를 통한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가 우리 미래를 책임질 국가 안보 자산이라 생각하고, 과감한 인센티브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공장은 미국과 우리나라의 중심산업이 되는 반도체 기술의 핵심 기술인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기술이 집약된 곳이다. 일각에서는 이곳을 첫 번째 방문지로 선정한 이유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에 대비해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 착공해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번 생산라인은 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될 예정으로, 5G, HPC, AI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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