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투명페트병 버리는 가장 좋은 방법?
꿀팁이나 편리함 보다는 ‘환경에 미칠 영향’이 중요

투명 페트병은 라벨을 제거하고 압착해 뚜껑을 닫아서 버린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투명 페트병은 라벨을 제거하고 압착해 뚜껑을 닫아서 버린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요즘 물을 마시는 가장 환경적인 방법이 뭔지 고민한다. 집에 있는 정수기를 사용하면 플라스틱 필터를 쓰고 물을 끓여 마시면 1회용 티백이 버려지고 생수를 마시려니 투명 페트병이 버려져서다. 수돗물을 티백 없이 그냥 끓여 마시거나 가끔씩 그냥 먹고 새로운 정수기도 알아보는데 아직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방법은 못 찾았다. 진정한 의미의 ‘제로’웨이스트가 쉽지는 않다는 의미다.

시판 생수를 마시는 경우가 있다. 요즘 투명 페트병은 분리배출 시스템이 나름 잘 갖춰져 있고 무라벨 생수나 스티커 자국 없이 잘 떼어지는 제품도 많다. 생수를 마실 때는 무라벨 제품을 먹는데 1.5리터들이 보리차 제품도 먹는다 해당 제품은 (절취선 달린) 라벨이 붙어 있다.

투명 페트병을 버리는 데 가장 권장되는 방법은 내용물을 세척하고 라벨을 제거한 다음 압착해서 뚜껑을 닫아 배출하는 방식이다. 본체와 다른 부속물은 제거하고 버리는 게 분리배출 원칙이므로 뚜껑이나 고리 등은 따로 버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 2020년 “개인이 뚜껑 고리까지 제거하는 것이 쉽지 않고, 뚜껑과 뚜껑 고리는 페트병 파쇄, 세척 등의 재활용 처리 과정에서 ‘비중 차이’로 쉽게 분리 가능하므로, 라벨지만 제거 후 압착하여 뚜껑을 닫아 같이 배출하라”고 안내한 바 있다. 비중 차이로 인한 분리는 버려진 페트병을 잘게 부순 다음 액체에 담가 뜨는 것과 가라앉는 것으로 분리한다는 의미다.

◇ 어떻게 버릴지 고민하기 보다는 무엇을 쓸지 고민해야

1.5리터 페트병을 납작하게 만들기 위해 항상 발로 밟았다. 손으로 라벨을 모두 뜯어낸 다음 다용도실에 나가 신발 신은 발로 병을 꾹꾹 밟아 때묻은 병에 뚜껑을 다시 닫고 손을 씻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조금 더 편리한 방법을 찾아냈다.

발이 아닌 손으로 병을 압착할 수 있었다. 넓적한 부분 대신 모서리 각진 부분을 두 손으로 누르면 비교적 쉽게 누를 수 있었다. 그리고 병을 압착한 상태에서는 라벨도 훨씬 더 쉽게 제거됐다. 절취선을 따라 뜯어내다 한 번에 제거하는데 실패하면 빙빙 돌려진 상태로 라벨이 뜯어지진다. 그런데 병을 먼저 눌러두었더니 그냥 위로 ‘쏙’ 벗겨내면 끝이었다. 라벨을 뜯어내는 더 편리한 방법을 찾아냈다는 기분에 뿌듯했다. 쓰레기를 잘 버리는 꿀팁 노하우가 생긴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이 달라졌다.

생각해보니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애초에 라벨이 버려지지 않게 만드는 일이다. 더 쉽게 떼어지는 라벨지, 아니면 라벨지 없어도 되는 제품을 기업이 만드는 게 더 좋고, 소비자들 역시 그런 제품을 많이 사용하거나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 게 더 좋은 일이다.

라벨을 떼고 병을 누를지, 반대로 병을 먼저 누르고 라벨을 떼어낼 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라벨과 병이 많이 버려지지 않도록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그렇게 소비하는 일도 똑같이 중요하다. 기자도 앞으로는 생수병에 담긴 물 소비를 더 줄일 예정이다. 어떻게 버릴지를 고민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쓸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다.

기업이나 정부가 아닌 일반 소비자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친환경’ 노하우는 ‘쓰레기를 덜 버리는 것’입니다. 플라스틱이든, 음식물 쓰레기든, 아니면 사용하고 남은 무엇이든...기본적으로 덜 버리는게 가장 환경적입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편집국은 지난해 ‘미션 임파서블’에 도전했습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주말 이틀을 살아보자는 도전이었습니다. 도전에 성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틀 동안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게 말 그대로 ‘불가능한 미션’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환경을 포기할 순 없습니다. 하여, 두 번째 도전을 시작합니다. ‘제로웨이스트’입니다. 이틀 내내 쓰레기를 ‘제로’로 만들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쓰레기를 배출하던 과거의 습관을 하나씩 바꿔보려 합니다. 평소의 습관이 모여 그 사람의 인생과 운명이 결정된다면, 작은 습관을 계속 바꾸면서 결국 인생과 운명도 바꿀 수 있으니까요.

불편하고 귀찮은 일이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겠습니다. 69회차는 페트병을 압착하고 라벨을 제거하면서 들었던 생각에 관한 얘기입니다.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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