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날씨가 미래와 현재에 미치는 영향

오늘은 ‘빨간 날’입니다. 달력에 붉은색 숫자가 표시된 날, 학교도 안 가고 회사도 안 가서 신나는 날이죠. 여러분도 혹시 새 달력 받으면 빨간색이 몇 개인지 먼저 세어 보나요?

강렬한 레드는 경고의 의미도 있습니다. 신호의 붉은빛은 멈추자는 약속입니다. 우리도 달력 빨간 숫자를 볼 때마다 위기감을 느끼고 한 걸음 멈추면 어떨까요? 어떤 위기감이냐고요? 그린포스트가 공휴일 아침마다 기후위기 관련 뉴스를 송고합니다.

아홉 번째 뉴스는 어린이날을 맞은 2022년의 아이들이 살게 될 미래 세상에 관한 얘기입니다. [편집자 주]

인류가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어린이들이 살아갈 미래 지구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인류가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어린이들이 살아갈 미래 지구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오늘은 100주년을 맞은 어린이날 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은 앞으로 어떤 세상에서 살게 될까요? 인류가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미래 지구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날씨의 영향을 받는 작물 재배지도가 바뀌고 사람들이 물 부족과 식량위기를 겪으며 목숨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여러 곳에서 들립니다. 그런데, 날씨가 정말로 달라지고 있냐고요? 물론입니다.

계속 더워지면 아이들이 살아 갈 미래 지구에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먼저 짚어봅시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가 쓴 ‘2050 거주불능 지구’(추수밭)라는 책에 이런 경고가 가득합니다. 책에 따르면 대기 중 탄소량은 지난 80만 년 가운데 어느 때와 비교해도 3분의 1 이상 늘어났습니다. 인류가 지구에 아직 존재하지도 않았고 바다의 높이가 지금보다 30미터 이상 높았던 1500만년 전과 비교해도 그렇습니다.

◇ 달라지는 날씨가 미래와 현재에 미치는 영향

이 책에 따르면 지구 기온이 2도 올라가면 극지방 빙상이 붕괴하기 시작하고 세계적으로 4억명 이상이 물 부족을 겪습니다. 적도 지방 주요 도시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하고 북위도 지역에서도 여름마다 폭염으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3도 올라가면 남부 유럽이 영구적인 가뭄에 시달리고 중앙아시아는 지금보다 건기가 19개월 더 오래 지속됩니다.

4도가 늘어나면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뎅기열 발발 사례가 800만 건 이상 늘어나고 식량 위기가 거의 매년 전 세계에 닥칩니다. 폭염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9퍼센트 늘어납니다. 그리고 기후가 원인이 되는 여러 자연재해가 특정 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달라지는 날씨는 동식물에 이미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지난 2018년 발표한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현황’에 따르면 기온 상승으로 주요 농작물 주산지가 남부지방에서 충북이나 강원 지역 등으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당시 통계청은 “강원도 산간을 제외한 남한 대부분 지역이 21세기 후반기에 아열대 기후로 변경되고, 주요 농작물 재배가능지가 북상할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과, 복숭아, 포도, 인삼 등은 재배가능지가 줄어들고 감귤, 단감 등은 재배한계선이 상승해 재배가능지가 늘어날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1980년에는 전국에 걸쳐 사과재배지가 형성되어 있었지만 1995년 이후 충남 일부, 충북, 경북지역으로 재배면적이 집중됐습니다. 1970년대부터 제주도에 재배면적이 집중됐던 감귤은 2000년대부터는 경기도 이천, 충남 천안 등에서도 일부 재배합니다.

◇ 길어진 여름과 짧아진 겨울...빨리 시작하는 봄

그런데 우리나라 날씨는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기상청이 지난해 4월, 1912년부터 2020년까지 109년간의 기후변화 추세를 분석해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서울과 인천, 부산과 대구, 목포와 강릉 등 100년 이상 관측자료를 보유한 6개 지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입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30년(1991~2020년)은 과거 30년(1912~1940년)에 비해 연평균기온이 1.6℃ 상승했습니다. 109년간 연평균기온은 10년마다 +0.2℃로 꾸준히 상승했고, 특히 봄과 겨울의 기온 상승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비내리는 경향도 달라졌습니다. 최근 30년은 과거 30년에 비해 연 강수량이 135.4㎜ 늘었고, 반대로 강수일수는 21.2일 줄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큰 비’가 잦아졌다는 의미겠지요. 폭염이나 열대야 등 더위 관련 지수도 증가했고 호우와 같은 극한 강수 발생일수도 늘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폭염, 열대야 일수는 과거 30년 대비 최근 30년은 각각 +1.0일, +8.4일로 늘었습니다. 반대로 한파, 결빙 일수는 -4.9일, -7.7일로 줄었고 호우 일수는 +0.6일 늘었습니다.

계절 시작일과 계절 길이도 달라졌습니다. 과거 30년 대비 최근 30년 여름은 20일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졌으며, 봄과 여름 시작일이 각각 17일, 11일 빨라졌습니다. 기상청은 “최근 30년 여름은 118일(약 4개월)로 가장 긴 계절이며, 가을은 69일로 가장 짧다”고 밝혔습니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지구를 위해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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