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주간...대한민국 날씨 돌아보기
봄철 기온 상승에 빨라지는 벚꽃 지도
“식목일 3월로 바꿔야 한다” 주장도

4월은 달라진 날씨의 영향을 여러 곳에서 체감할 수 있는 계절이다. 따듯해지는 날씨에 최근 벚꽃 개화시기가 앞당겨지고 일각에서는 식목일을 3월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4월은 달라진 날씨의 영향을 여러 곳에서 체감할 수 있는 계절이다. 따듯해지는 날씨에 최근 벚꽃 개화시기가 앞당겨지고 일각에서는 식목일을 3월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금요일(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었다. 22일부터 28일까지 1주일은 지구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기후변화주간’이다. 달라지는 날씨가 지구에 가져오는 위기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환경적인 실천을 하자는 취지의 행사다. 실제로 4월은 달라진 날씨의 영향을 여러 곳에서 체감할 수 있는 계절이다. 따듯해지는 날씨에 최근 벚꽃 개화시기가 앞당겨지는 추세고 일각에서는 식목일을 3월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 지구 위한 실천...남에게 미루지 말고 나부터

지구의 날과 기후변화주간 먼저 짚어보자. 지구의 날은 캘리포니아주 원유 유출 사고(1969년)를 계기로 1970년 4월 22일 대학생과 상원의원 등을 중심으로 개최된 기념행사에서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부터 민간환경단체 중심으로 행사를 추진했고 정부는 2009년부터 기후변화주간을 지정해왔다. 올해는 제14회 기후변화주간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기후변화주간 주제는 '지구를 위한 실천 : 바로 지금, 나부터!'다, 2050년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바로 지금, 나부터 탄소중립 실천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 기후변화주간에도 관련 실천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민의 자발적인 탄소중립 실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여러 행사와 홍보 활동이 이뤄졌다.

지난 2021년 제13회 기후변화주간 주제는 ‘지구 회복(Restore Our Earth) : 바로 지금, 나부터! 2050 탄소중립’이었다. 앞서 2020년에는 '에스오에스(SOS), 기후행동! 나의 지구를 구해줘'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당시에는 지구가 보내는 구조신호에 응답하여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기후행동을 지금 바로 실천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주제가 매년 달라졌으나 의미는 늘 명확하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이제는 직접 ‘실천’ 하라는 목소리다. 스웨덴 청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기후변화 문제를 두려워하고 직접 행동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는데 이런 지적과도 연결되는 메시지다.

왜 실천해야 할까? 날씨가 달라지면서 지구가 실제로 위기를 겪고 있어서다. 달라지는 날씨가 미친 영향은 경제와 사회, 식생활 등 여러 분야에서 폭넓게 영향을 미친다. 본지는 창간 10주년 연중기획 기사를 통해 관련 문제들을 짚어보고 있다. 그런데 기후변화주간이 있는 4월에 이런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문제들이 있었다. 바로 벚꽃과 식목일이다.

◇ 더워지는 지구...꽃과 나무 라이프사이클도 달라진다?

기상청 등은 올해 서울 벚꽃 개화 시기가 4월 4일이라고 밝혔다. 이는 평년(1991~2020년)보다 나흘 빠른 날짜다.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날짜나 장소 등이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기상청은 지난 4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1922년부터 2022년까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3월 평균기온은 상승하고, 벚꽃 개화일은 빨라지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3월 평균기온이 9.0℃로 제일 높았던 지난 2021년의 개화일은 3월 24일로 역대 가장 빨랐다. 올해는 관측 이래 역대 가장 빨리 개화했던 작년보다는 11일 늦다. 하지만 평년(4월 8일)보다는 4일 빠른 날짜다. 기상청은 “3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6℃ 높았고, 4월 3일까지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0.6℃ 낮았으나 일조시간은 14.1시간 많았다”고 밝혔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한편에서는 4월 5일인 식목일을 3월로 바꾸자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1946년에 만들어진 식목일이 지금의 기후 상황과는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과거에는 4월 초순 날씨가 나무 심기에 적당했다. 하지만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예전보다 더위가 빨라진 요즘은 나무 심기 좋은 시기 역시 달라진다는 지적이다.

이는 일부만의 지적이나 주장이 아니다. 산림청이 식목일을 3월로 앞당기는 문제를 논의 테이블에 올려두고 국민 의견을 수렴한 적도 있다. 산림청은 지난해 3월 산림 분야 주요 현안에 대한 관계 단체 간담회를 열고 식목일 변경 추진계획 등을 주요 안건으로 논의했다.

당시 간담회에서는 ‘지속적인 봄철 기온 상승과 이로 인한 나무의 생리적 변화를 고려할 때 현재 식목일은 나무 심기에 적합하지 않아 날짜를 앞당길 필요가 있고, 변경 여건에 대한 충분한 홍보로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 달라지는 날씨...정부·기업·소비자 귀 기울여야

이후 산림청은 한국갤럽을 통해 지난 2021년 3월 22일부터 23일까지 국민 1,006명을 대상으로 나무 심기와 식목일 변경에 대한 국민인식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79.2%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나무 심기 기간을 앞당겨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고 답했다.

식목일 날짜를 3월로 앞당겨 바꾸자는 의견은 응답자 중 절반을 넘겼다. 산림청에 따르면 당시 ‘3월 중으로 식목일 날짜를 변경해야 한다’라는 의견에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6.0%가 찬성했다. ‘현재 식목일을 유지하는 것이 옳다’는 응답은 37.2%로 나타났다.

식목일 변경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3월 기온이 충분히 상승’, ‘3월에 심는 것이 나무 성장에 더 적합’ 등을 꼽았다. 변경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현재 식목일 날짜에 대한 기존 인식’, ‘나무심기에 낮은 3월 기온’ 등을 꼽았다.

당시 산림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향후 식목일 날짜변경 여부를 확정하고 관련 절차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활용할 예정이며, 나무 심기에 대한 국민 참여방안 등 관련 정책 수립에도 참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후변화 대신 기후위기로 부르는 이유는 달라진 날씨가 각 분야에 영향을 미쳐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4월 식목일과 기후변화주간을 둘러싸고 이어지는 환경적인 문제 제기에 소비자와 기업, 정부가 함께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모두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고 입을 모읍니다. 정부와 기업은 여러 대책을 내놓고, 환경운동가들은 ‘효과가 미흡하다’며 더 많은 대책을 요구합니다. 무엇을 덜 쓰고 무엇을 덜 버리자는 얘기도 여기저기 참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 습관과 패턴은 정말 환경적으로 바뀌었을까요?

‘그린포스트’에서는 마케팅 키워드와 경제 유행어 중심으로 환경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소비 시장을 흔들고 SNS를 강타하는 최신 트렌드 이면의 친환경 또는 반환경 이슈를 발굴하고 재점검합니다. 소비 시장에서의 유행이 환경적으로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보는 컬럼입니다.

42번째 주제는 벚꽃과 식목일, 그리고 기후변화주간 등 4월의 이슈로 살펴보는 기후위기입니다.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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