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간편식 시리즈 론칭...인기에 생산 중단된 상품 리뉴얼
채식 상품을 미래 먹거리로...전문 MD 육성에도 투자 확대
가치소비 관심 많은 논비건 겨냥...비건 상품 꾸준한 확대 

편의점 삼각김밥에서 고기가 빠지고 있다. 김밥뿐만 아니라 햄버거, 샌드위치, 도시락, 파스타 등 간편식에서도 고기 대신 식물성 대체육이나 대체해산물이 메인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편의점표 채식은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 사진은 CU 채식주의 간편식 5탄. (BGF리테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편의점 삼각김밥에서 고기가 빠지고 있다. 김밥뿐만 아니라 햄버거, 샌드위치, 도시락, 파스타 등 간편식에서도 고기 대신 식물성 대체육이나 대체해산물이 메인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편의점표 채식은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 사진은 CU 채식주의 간편식 5탄. (BGF리테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편의점 삼각김밥에서 고기가 빠지고 있다. 김밥뿐만 아니라 햄버거, 샌드위치, 도시락, 파스타 등 간편식에서도 고기 대신 식물성 대체육이나 대체해산물이 메인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그동안 찾아 먹어야 했던 식물성 먹거리를 가까운 편의점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편의점 업계가 채식 시장을 키우기에 속도를 내는 데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환경보호, 동물복지 등 가치를 좇아 채식을 선택하는 소비자와 건강을 위해 콜레스테롤, 포화지방이 높은 육류 대신 식물성 식품을 기반으로 한 대체육 상품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CU는 최근 3년간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 성적표를 발표하며 ‘채식 상품에 대한 고객 니즈를 분명하게 확인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올해 3월 발표한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비건식품’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1740만 달러였으며 3년 후인 2025년엔 2260만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해 채식 먹거리를 신성장 카테고리로 선정하고 투자를 확대하는가 하면 자체 채식 브랜드 론칭, 신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내 구성원들의 상품개발 역량과 비건 전문성 향상을 위해서 비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과 협업하기도 한다. 편의점표 채식은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 

◇ 채식 간편식 시리즈 론칭...인기에 생산 중단된 상품 리뉴얼

편의점이 비건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채식 간편식 시리즈를 론칭한 CU는 지난 3월 28일 간편식을 출시한 지 약 3년 만에 누적 판매량이 500만 개가 넘었다고 밝혔다. CU는 2019년 말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를 론칭하고 도시락, 샌드위치, 삼각김밥, 햄버거, 스파게티 등 약 30가지 상품들을 선보여왔다.

채식 관련 상품이 처음부터 반응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CU에 따르면 채식주의 시리즈 1탄은 일반적인 간편식 상품의 평균 수명인 3개월 정도만 판매되고 생산이 중단됐다. 그러다 콩고기 삼각김밥이 CU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예약구매 1위를 이어가는 등 채식 상품에 대한 니즈가 확인되자 중단됐던 상품을 리뉴얼해 2탄으로 출시했다. 이후 지난달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 5탄까지 출시했다. 대체육을 활용한 장조림과 봄나물 등을 넣은 비빔밥, 삼각김밥, 김밥을 비롯해 알리오올리오 파스타, 두유크림 파스타 등이 주요 메뉴다. 

CU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 중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린 건 지난해 11월 출시한 4탄 참치마요 김밥이다. 해당 상품은 CU가 업계에서 처음 선보인 식물성 참치를 활용한 상품으로 100% 식물성 원재료만 사용했다. 두 번째로 많이 판매된 상품도 식물성 참치를 토핑한 참치마요 삼각김밥이었다.

일반적으로 채식 상품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식재료는 흔히 ‘콩고기’로 불리는 대체육이다. 콩고기는 조리를 거치면 일반 고기와 맛과 식감에서 큰 차이가 없어 불고기, 미트볼, 볶음고추장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CU 측은 “1∙2차 원재료는 물론 3∙4차 원재료까지 식물성 검증을 진행한다”면서 “두유크림 파스타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와 소스가 100% 식물성인지 확인하는데서 더 나아가 두유크림에 사용된 모든 원료에도 동물성 유래가 없었는지 살핀다”고 강조했다.

조성욱 BGF리테일 간편식품팀장은 “CU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를 통해 그동안 문턱이 높았던 채식 상품들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2030세대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비건 시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다양한 대체 식품을 연구해 채식주의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채식 상품을 미래 먹거리로...전문 MD 육성에도 투자 확대

아예 채식 상품을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힌 곳도 있다. GS25는 올해 채식 먹거리를 신성장 카테고리를 선정하고 중점 육성해 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채식 제품 확대, 채식 전문 상품기획자(MD) 육성, 생산 인프라 확충 등 투자를 대폭 확대해 갈 방침이다.

GS25는 지난 2월 10일 농심그룹 태경농산과 비건 상품 공동 개발 및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해 업무협약을 진행하기도 했다. 향후 GS25 MD 대상 정기적인 비건 전문 교육을 진행하고 상품 생산 공장 견학을 통해 구성원들의 비건 역량을 향상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20여 종이었던 비건 상품을 올해 30여 종 이상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그 일환으로 지난 2월 22일 대체육을 활용한 함박스테이크, 버거, 교자, 파스타, 김밥, 삼각김밥 등 채식 간편식 6종을 선보이며 채식 먹거리 라인업을 본격 확대했다. 6종 모두 태경농산과 함께 완성했다. 100% 식물성 대체육과 비건 인증 면, 소스 등을 사용했다. 

GS25에 따르면 대체육 간편식 6종은 출시에 앞서 수십 차례 진행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전문 평가자들이 육류로 만든 기존 제품과 맛, 식감 등을 거의 구분하지 못할 수준의 품질 검증을 마쳤다.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도 호응을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이유다. 

구충훈 GS리테일 FF팀장은 “대체육 간편식이 채식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편의성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채식 먹거리도 맛있다라는 인식 확대 및 대중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 

◇ 가치소비 관심 많은 논비건 겨냥...비건 상품 꾸준한 확대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12월 말 자체 채식 전문 브랜드 ‘그레인그레잇’을 론칭하고 시리즈를 출시했다. 삼각김밥, 라구 파스타, 만두 그라탕 3종이다. 식품전문기업 올가니카의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브라잇벨리와 협업해 공동개발한 것으로 콩과 두부를 메인 재료로 활용하고 식물성 소스를 사용했다. 

세븐일레븐은 일반식을 섭취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채식 및 비건 식품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고기 없이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채식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2019년부터 콩불고기버거, 버섯콩불고기김밥 등을 출시하고 지난해 8월 그레인 버거와 김밥 등을 선보이며 본격 채식 소비자 겨냥에 나섰다. 채식 전문 브랜드를 론칭한 건 채식인구 증가와 비건 식품에 대한 높은 관심에 따라 전략적인 상품 운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최유미 세븐일레븐 푸드팀장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채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가치소비에 관심이 많은 일반 소비자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스톱도 올해 초 식물성 대체육으로 만든 비건 삼각김밥을 출시했다. 일명 ‘고기없는삼각김밥’이다. 메인 재료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가 개발한 식물성 풀드바비큐 대체육으로 잘게 찢은 미국식 풀드 바비큐의 부드러운 식감을 구현했다. 여기에 청양고추, 양파, 당근 등 다양한 채소를 다져 넣어 식감과 맛을 살렸다. 

미니스톱은 최근 채식 인구가 늘어나고, 비건 식품을 찾는 고객들이 증가한 트렌드를 반영해 비건 신상품 ‘고기없는삼각김밥’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미니스톱은 기존에 언리미트와 함께 식물성 대체육과 다진 유부를 재료로 만든 ‘고기없는유부바비큐김밥’을 판매하던 중으로 앞으로도 비건 상품을 지속하여 추가해나갈 계획이다. 

민경모 미니스톱 MD는 “소비자의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건강과 가치소비를 추구하면서도 맛을 끌어올린 비건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논비건도, 비건도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비건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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