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차량 전기차 전환...유통망에서 찾는 탄소중립
업무용 내연기관 차량 친환경으로 전환...현장 직원 참여
전기차 충전 플랫폼...이제 주유 말고 충전 시대

유통업계가 배송차량과 업무차량에 전기차를 도입하고 전기 에너지 기반 이동수단의 충전솔루션 개발에 적극 나서는 등 친환경 물류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사진은 쿠팡 수소화물차. (쿠팡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유통업계가 배송차량과 업무차량에 전기차를 도입하고 전기 에너지 기반 이동수단의 충전솔루션 개발에 적극 나서는 등 친환경 물류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사진은 쿠팡 수소화물차. (쿠팡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 실현을 위해 유통업계는 친환경 물류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배송차량과 업무차량에 전기차를 도입하고 전기 에너지 기반 이동수단의 충전솔루션 개발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바야흐로 전기 모빌리티 전성시대인 것이다. 

유통기업들이 친환경 물류 시스템 도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경영 성과를 높이는 한편, 정부에서 추진 중인 ‘그린뉴딜 정책’은 물론 전세계적인 친환경적 흐름에 동참함으로써 사회·경제적 효익을 함께 올릴 수 있어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시킬 친환경 모빌리티 보급을 앞당기는 데도 일조한다. 

전기차는 주행 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고 알려진다. 실제로 전기차 1대 기준 내연기관차 대비 연간 탄소 배출량을 2톤가량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 전기모터로 구동할 경우 운행 비용이 경제적이고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 배송 차량 전기차 전환...유통망에서 찾는 탄소중립

녹색물류 전환의 단면은 점포에 상품을 공급하는 배송 차량의 변화에서 먼저 찾아볼 수 있다. 기업들은 실생활과 밀접한 배송 서비스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온라인 주문에 보다 친환경적인 차량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전기구동 영업용 탑차를 선보였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2025년까지 영업용 탑차를, 올해까지 사업장 승용차 전량을 전기차로 대체할 예정이다. 전체 전기 차량 전환에 투자되는 비용은 약 300억원으로 작업 완료 시 연간 약 1000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모세혈관처럼 촘촘한 전국 CU 가맹점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배송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고 있다. 지난해부터 업계 최초로 전기차 배송 차량을 도입하기 시작한 BGF리테일은 최근 9년 연속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우수녹색물류실천기업 인증을 받기도 했다. 최초 인증을 받은 건 2013년으로 당시 모든 차량에 차량관제 시스템, 에어스포일러, 에너지 세이버를 적용하고 화물차 연비왕 대회를 개최하는 등 에너지 효율화와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선제적인 노력에 힘써 왔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전기차를 이용한 당일 배송 서비스를 확대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현대홈쇼핑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당일 배송 차량 가운데 30% 정도를 전기차로 우선 운영한 데 이어 올 상반기 60% 이상으로 확대한다. 

롯데슈퍼는 수도권 일부 점포에서 친환경 전기 자동차 75대를 배송용 차량으로 선택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온라인 배송 차량으로 소비하던 연간 약 100만 리터의 휘발유를 줄이고 태양광 발전 설비와 함께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부터 로켓배송을 위한 배송시설 간 운송에 친환경 수소화물차를 시범운영한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수소화물차 시범사업 추진 업무협약’ 체결 이후 정부 유관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업해왔다. 쿠팡은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를 통해 인천 지역 배송 현장에 친환경 수소화물차 ‘엑시언트’를 먼저 투입할 예정이다. 기존 디젤 트럭과 비슷한 성능을 내면서도 주행 중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차량으로 알려진다. 

◇ 업무용 내연기관 차량 친환경으로 전환...현장 직원 참여

유통업계는 사업장 내에서 사용하는 기존 업무용 내연기관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오비맥주 전기 지게차. (오비맥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유통업계는 사업장 내에서 사용하는 기존 업무용 내연기관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오비맥주 전기 지게차. (오비맥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유통업계는 사업장 내에서 사용하는 기존 업무용 내연기관 차량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다. 현장 직원들이 직접 친환경 실천에 참여할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KT&G는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2030년까지 총 1200여 대의 업무용 차량 전체를 친환경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2만여 톤이 넘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유통사업본부는 올해 4월까지 친환경 전기차 51대를 순차적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현장 관리자들이 인당 연간 2만km 이상 차량을 운행하며 연간 200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한 것을 감안하면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아오츠카가는 올해 친환경 차량 65대를 도입하고 2025년까지 업무용 차량을 100%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해갈 예정이다. 동아오츠카에 따르면 현재 현장 업무활동에 쓰이는 내연기관 차량은 104g/km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 반해, 친환경 차량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4g/km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 65대의 전기 지게차를 도입한 오비맥주는 올해 말까지 전국 21개 물류 직매장의 기존 디젤 지게차를 전기 지게차로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연간 약 14톤의 탄소를 배출하는 디젤 지게차를 전기 지게차로 교체 시 연간 약 1176 톤의 탄소 감축효과가 기대된다.

편의점에서도 업무용 차량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2020년부터 업무용 차량에 친환경 전기차를 도입, 지난해 차량을 확대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하면 연간 약 1천 톤이 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 산업에서 영업과 개발직원은 전체 인력의 70%에 해당할 만큼 업의 기본이자 핵심이 되는 가장 중요한 직군”이라며 “전기차 업무차량 지원은 현장 직원들의 소중한 의견을 반영한 의미 있는 성과물”이라고 말했다.

◇ 전기차 충전 플랫폼...이제 주유 말고 충전 시대

국내 대형 마트와 편의점에서는 전기 에너지 기반 이동수단의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e-모빌리티 충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CU고강본점에 위치한 ‘배터리 교환형 스테이션’. (BGF리테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대형 마트와 편의점에서는 전기 에너지 기반 이동수단의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e-모빌리티 충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CU고강본점에 위치한 ‘배터리 교환형 스테이션’. (BGF리테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대형 마트와 편의점에서는 전기 에너지 기반 이동수단의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e-모빌리티 충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충전 난민’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에서 전기차 충전 사업 고도화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친환경 차량 도입 활성화를 위해 유통물류 배송 환경에 적합한 충전솔루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CU는 지난 2월 28일 ‘배터리 교환형 스테이션’을 도입해 전기 오토바이 충전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2017년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도입해 현재 점포 30여 곳에서 운영하는 데 이어 전국적인 점포 인프라를 통해 전기 오토바이 충전 플랫폼으로도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CU는 모빌리티 충전솔루션 업체 ‘이지차저’와 손잡고 배터리 교환형 스테이션을 선보였다. 완충된 배터리를 스테이션에서 꺼내 자신의 배터리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충전 방식보다 간편하고 빠른 것이 특징이다.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기 오토바이 보급률, 점포 여유 공간 등을 기준으로 CU 명지전문대점, 고강본점, 이편한온수점, 신림카페점 등 4개 점포에 서비스를 선도입한다. 

배터리 교환형 스테이션을 이용할 수 있는 전기 오토바이는 디앤에이모터스(구 대림오토바이)의 ‘EM-1S’ 모델이다. 이용자는 전용 앱을 통해 배터리 교환형 스테이션에 로그인한 뒤 자신의 배터리와 스테이션에서 보관 중인 완충 상태의 배터리를 교체하면 된다. 방전된 배터리는 스테이션의 빈 슬롯에 넣어두면 1분 내에 완충돼 다음 사람이 이용하게 되는 순환 방식으로 운영된다. 해당 서비스는 사전에 배터리 교환형 스테이션 요금제에 가입해야 이용 가능하지만 오는 31일까지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열 BGF리테일 서비스플랫폼팀장은 “CU의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 충전 서비스는 친환경 모빌리티의 보급을 이끄는 새로운 그린 인프라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최대 네트워크를 활용해 친환경 생활 거점 플랫폼으로서 진화를 거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전기차부터 전기오토바이 판매부터 충전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서울 강서점에는 대형마트 최초로 중속충전기를 도입한 플래그십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모든 전기자동차 차종을 대상으로 최대 9대까지 동시에 충전 가능한 대규모 전기차충전소로 전기차 충전기 솔루션 제공업체인 ‘대영채비’와 손잡고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2023년까지 전 점포 내에 2000여개의 전기차충전기를 마련할 예정으로 알려진다.

더불어 전기오토바이 교환형 배터리 충전서비스 ‘BBS(Battery Service Station)’도 운영하고 있다. DNA모터스와 손잡고 점포 내에 마련된 충전스테이션에서 완충된 배터리를 손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이밖에 구독형 충전요금, 충전 기프트카드 등 관련 인프라도 확충에도 적극적이다. 

쿠팡도 대형채비와 ‘쿠팡 1톤 전기화물차 맞춤형 충전기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맞춤형 충전기 개발을 비롯해 전기화물차 운영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이다. 

지난 2019년부터 대구 일부 배송 지역에 1톤 전기화물차 10여 대를 도입해 배송을 하고 있는 쿠팡은 특히 대구4캠프에 업계 최초로 ‘스마트무빙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충전인프라 R&D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스마트무빙 시스템은 배송차량과 인력의 물류 동선을 고려해 천장형으로 구축돼 충전기가 좌우로 이동함과 동시에 충전기 케이블이 상하로 움직여 공간 효율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팡은 대형채비와의 협약으로 1톤 전기화물차에 특화된 맞춤형 충전기 개발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충전 환경 조성을 위한 외부 충전스테이션 구축, 차량 충전 상태를 효율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한 관제 시스템 고도화, 충전 멤버십 솔루션 구축 등 전기화물차 충전 인프라 및 시스템 R&D 활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정민교 대영채비 대표는 “2019년 쿠팡 전용 충전기 개발 및 시범사업과 더불어 추가 협력을 통해 유통물류 시장의 친환경차량 보급에 일조해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사람에게 생애주기가 있듯 물건에도 ‘생산-유통-판매-사용-폐기‘라는 라이프사이클이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됩니다. 유통기업은 이 중 어디에서 어떻게 탄소배출을 줄일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환경적 책임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유통업계에서 실천할 수 있는 ‘넷제로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산단계에서의 ‘플라스틱 퇴출’, 사업장에서의 ‘에너지 전환’, 유통현장에서의 ‘녹색물류’입니다. 3회차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녹색물류를 도입하고 있는 유통기업들을 살펴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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