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사업장 근무 환경이 백혈병 발병과는 무관하다는 조사 결과에 시민사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4일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 근무환경이 백혈병 발병과 무관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인바이론(Environ)의 재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많은 시민단체들이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삼성전자의 문제에 대해 삼성전자가 직접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조사를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신뢰성과 객관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왼쪽부터 인바이론사 수석연구원 제임스 풀, 프레드 볼터, 연구총책임자 폴 하퍼, 자문단 교수 존 미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이은미 간사는 "이번 조사를 진행한 연구진이 누구인지, 어떤 조사가 이뤄졌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조사 결과에 대해 의문이 든다"며 "이번 문제와 무관한 제3의 단체에 안전성 조사를 맡겨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사무차장도 "일말의 기대를 가진 것 조차 부끄럽게 여겨진다"며 "삼성이 글로벌 기업을 지향한다면 이번 결론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한 데에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정의 서수정 활동가는 "이번 결과는 전혀 놀랍지 않다"며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며 "삼성 측의 의뢰로 재조사가 이뤄졌는데 의뢰를 받은 인바이론은 어떻게 해서든 삼성과는 무관한 쪽으로 결론을 내려고 노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나 사무차장은 "삼성은 이번 문제를 사실적인 수준에서 대응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걷어찬 것"이라며 "앞으로 부도덕한 기업으로 낙인 찍힌 결과에 대해 경영진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조사를 진행한 컨설팅 회사 인바이론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반올림 이종란 상임활동가는 "근무 환경에 이상이 없다는 발표가 나왔는데 어떻게 피해자는 많을 수 있는 지 의문"이라며 "이번 조사를 맡은 인바이론은 IBM 소송에서도 대기업의 돈을 받고 기업들의 편을 든 회사며 이 회사를 고용한 삼성의 의도는 뻔하다"고 주장했다.

환경정의 서 활동가도 "인바이론은 기업을 비호해주는 컨설팅 회사로 유명하다"며 "과거 간접흡연 문제에도 개입해 담배회사의 이익을 대변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성상훈기자 HNSH@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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