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캠프캐럴' 인근 왜관지역에서 고엽제 노출로 인한 주민의 건강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9월부터 약 13개월 동안 민관공동조사단이 경북 칠곡군 왜관지역 8개리에서 1년 이상 거주한 주민 5320명에 대한 설문조사와 표본추출로 선정된 1033명의 임상검사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1차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왜관지역에서의 지하수 섭취를 오래 마시거나 거주기간이 길수록 암, 고혈압, 천식 등 일부 질환의 진단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2차 의사문진과 임상검사에서는 지하수 섭취기간과 거주기간 등은 질환과 특이한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환경오염이 확인된 농약 등 총 43개 물질에 대해 혈액과 소변 농도를 조사한 결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인 PCE와 TCE는 혈액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또 고엽제에 포함된 다이옥신도 검출되지 않았고, 유기염소계 농약류의 평균농도 역시 국·내외 일반인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고엽제노출과 개연성이 있는 55개 질환에 대한 왜관지역 의료이용현황자료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특이하게 높은 질환은 없었다.

아울러 왜관읍의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전국과 유사한 수준이었으며 경북·칠곡과 비교하면 오히려 낮았다. 사망과 관련된 특이한 암종도 없었다.

그러나 조사결과에 대해 시민단체는 여전히 의혹을 제기했다.

왜관미군기지고엽제매립범죄진상규명대구경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조사의 결과를 캠프캐럴 내 고엽제 매립 여부의 증거로 활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주민 80% 이상이 참여한 1차 설문조사 결과에서 거주기간이 10년 이상인 주민이 '암, 고혈압, 천식'의 진단율이 유의하게 높았다"며 "암등록자료 분석결과를 봐도 왜관지역 여성의 '위암', 남성의 '기타 암' 발생률이 유의하게 높았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번 왜관주민건강조사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고엽제 매립과 관련된 주민의 다이옥신 노출을 확인하지 못했으나 지역 내 어떤 오염원이 지하수를 통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고 그와 관련된 건강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 있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확인되지 않은 어떤 오염원을 찾기 위해 지자체와 환경부가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지하수를 통한 주민의 유해물질 추가노출을 중단시킬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주민 건강을 지속 관찰해 대책을 보완할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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