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호 태풍 산바(SANBA)가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17일 하루 전국에 비 피해가 속출했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산바는 이날 오전 제주 서귀포 동쪽 해상을 지나 낮 12시께 남해안에 상륙했다.

태풍은 경남 통영 인근을 거쳐 오후 3시께 대구 서북서쪽 40㎞ 부근을 지나 내륙을 관통하고 있다.

가장 먼저 태풍의 영향권에 든 제주도의 경우 주택 침수, 건물 파손 등 각종 피해가 발생했다.

오전 3시15분께 제주시 연동 한전변전소 앞 주택이 침수되면서 주민 9명이 구조되는 등 두차례에 걸쳐 11명의 주민이 침수 주택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또 60여건의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강풍으로 건물 유리창이 파손되는 사고가 속출했다. 1만여 가구에서 전기 공급이 끊기고 1만2000여 세대에서 수돗물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태풍으로 11가구에서 1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지만 다행히 별다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오전부터는 영남지방에 피해가 속출했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의신마을에서는 낙석 피해가 발생했고 모암마을 6가구에서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남해군은 오전 시간 시내·외 버스가 운행을 완전히 중단했고 바다에 인접한 서상면과 서면 지역의 농경지 침수도 심각했다.

경남 사천시에서는 정기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고 2000여척의 선박 등이 삼천포항과 남해 미조·물건항 등에 긴급 대피했다.

울산시의 경우 상안동 일대에서 도로 13곳이 침수되고 울주군 삼남면 인근에서 고립된 주민들이 차 안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삼산동 공구상가와 울산대학교 인근 등에서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경주시 대동리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이 붕괴되면서 시민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천북산업단지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했고 내남면 화곡천 범람으로 주민 20명이 대피했다.

포항시 해도동에서는 아파트 옥상 지붕 구조물이 강풍에 떨어져나가면서 아파트와 주차장을 덮쳐 아파트 창문과 주차 차량이 파손됐다.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에서는 산사태로 집 안에 갇힌 이모(53·여)씨가 사망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전남 동부권에서 이재민 수십 명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여수 8개 지역과 광양시 진월면, 완도 등에서 87가구, 208명이 인근 마을회관 등지로 긴급 대피했다.

여수 돌산청사 앞 저지대, 서시장 인근 시내 중심부와 대교동, 망마경기장 일대 도로가 침수되고 높은 파도와 함께 해일이 일면서 만성리 해변 상인 등 주민 20여 명은 인근 북초등학교로 대피했다.

또 강풍으로 전신주가 쓰러지면서 강진 1만3800호를 비롯해 목포 1만900호, 여수 8900호, 고흥 7580호 등 11개 시군에서 총 5만3675호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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