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호 태풍 '산바(SANBA)'가 제주 성산 동쪽 해상에서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를 동반해 비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현재 태풍으로 인해 제주지역에서 주택 11동과 상가 4동이 침수되면서 11세대 1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만536가구가 정전피해를 입었으며 9944가구는 복구를 완료하고 나머지 가구는 오전 중 복구 예정이다.

전날 오후 6시께 울산 북구 오토벨리 앞 도로 옹벽 5m 가량이 붕괴되고, 거제시에서는 시도2호선 도로 경사면이 유실됐지만 응급복구를 완료한 상태다.

제주는 바닷길과 하늘길 모두 통제되고 태풍이 북상하면서 통제가 확대되고 있다. 전날부터 제주와 목포, 여수, 인천, 포항, 동해 등 여객선 96개 항로 168척이 통제됐다. 김포와 제주 등 국내선 항공기 151편과 인천과 김해 국제선 2편이 결항됐다.

지리산 국립공원 등 20개 전체공원 395개 탐방로의 입산이 금지되고 서귀포시 산방산로, 해안도로 등 8개소와 함안 강주 1길, 여수 시민터널, 구례 구문척교 등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중대본은 제주지역의 집중호우로 침수 등 추가 피해가 생길 것으로 예상돼 해안가 재난취약시설 점검 및 인명피해예방 사전조치 등 총력 대응 중이다.

전날 오후 6시를 기해 비상근무 3단계로 격상하고 산사태와 급경사지, 노후주택 등 붕괴나 해일피해에 대비하고 있다.

전국 시도에서는 2만1648명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고 위험지구 1만5290곳에 대한 예찰활동과 함께 부산, 남해안 지역 3만1605척의 선박을 결박하고 대피시켰다.

전국 6개 시도 325곳에 주민 1099명이 대피했다. 해안가 낚시객 269명과 캠핑장 야영객 450명도 귀가조치했다.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해 전국의 유치원을 비롯한 초·중·고등학교가 이날 휴업을 하거나 등하교 시간을 조정한다.

경남과 전남, 제주는 유치원과 초·중·고교 모두 전면 휴업에 들어갔고, 부산, 대구, 경북은 고등학교를 제외한 유치원과 초·중교가 휴교했다.

광주와 울산은 유치원과 초교, 전북은 6개교가 휴업에 돌입했고, 서울은 오후 2시 이전, 경기는 오전 수업을 마친 뒤 일찍 하교를 시키기로 했다. 나머지 지역도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하거나 하교 시간을 조정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날 128개 부대 3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예정됐던 예비군 훈련을 취소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정전 등에 대비해 1364명이 비상근무 중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이날 지하철 2~9호선의 출퇴근 시간을 1시간씩 연장하고 96회 증회 운행하기로 했다.

한편 태풍 산바는 시간당 34㎞의 속도로 북진 중으로 중심기압 95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43m으로 강한 중형 태풍이다. 이날 오전 11시 남해 인근에 상륙하고 오후에는 서울 동남쪽 180㎞ 육상에 위치한 뒤 자정께 북한 원산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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