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아열대 현상이 심해지면서 농작물 재배 지도가 크게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아열대 작물로 제주도에서만 생산된 감귤 재배지는 전남, 경남 등 내륙으로 이동한 지 오래됐다.

지난해 제주의 감귤 재배지는 2만1천363㏊로, 전체 재배면적(2만1천424㏊)의 99.7%를 차지했지만 경남이 감귤 재배에 나서 2007~2011년 재배면적이 10㏊ 이상을 유지했다.

복숭아는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동해(凍害) 발생이 줄어 재배면적이 증가했다.

과거 청도군을 비롯해 경북지역이 연평균 11~15℃란 복숭아 최적 생육조건을 충족했지만 이제는 충북, 강원 등에서도 복숭아를 재배할 수 있다.

재배 면적 추이를 보면 충북은 1990년 1천184㏊에서 1999년 2천㏊를 돌파하고 올해 3천743㏊까지 늘었다.

포도 역시 재배지가 북상했다.

포도의 전체 재배면적은 1990년대에 급격하게 늘었다가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칠레산 포도가 들어온 이후에는 계속 줄었다. 1999년에 3만㏊를 넘었던 재배지가 지난해 1만7천445㏊로 축소됐다.

온대 과일인 사과는 기온이 오른 탓에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있다. 1990년 4만8천833㏊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5만㏊를 유지하다가 최근 3만㏊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강원지역은 사과 재배면적이 2007년 114㏊에서 올해 434㏊로 최근 들어 네 배가량 급증했다. 온도가 비교적 낮은 산지로 재배지가 이동한 것이다.

추위에 잘 견디지 못해 주로 남부지방에서 재배된 쌀보리는 충북, 강원지역으로까지 퍼지고 있다.

쌀보리 자체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농가의 외면을 받아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주산지가 전남에서 전북으로 북상했다.

재배면적이 1990년에 전남이 5만5천253㏊, 전북은 7천455㏊로 전북이 전남에 한참 뒤졌다. 이후 전남의 재배면적이 갈수록 줄고, 전북은 소폭 늘어나 2010년 전남 9천373㏊, 전북 9천621㏊로 역전됐다.

가을감자 역시 기후 온난화 영향으로 재배지가 확산하고 있다. 강원도에서도 감자 2모작을 해 강원지역의 가을감자 재배면적이 1990년대 초반 전혀 없다시피 하다가 2000년대 들어 연평균 42㏊로 늘었다.

전북은 1990년 중반부터 전남을 추월하고 최근엔 전남의 두 배가량으로 차이가 났다. 지난해 기준 전북은 839㏊, 전남은 49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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