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서 63표 '몰표' 획득..뮌헨 25표, 안시 7표

 

"평창!"

자크 로게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장이 평창을 호명하는 순간 너나 할 것 없이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강원도 평창이 마침내 꿈에 그리던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최종 결정된 순간이다.

평창이 7일 0시 18분(한국 시각)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IOC 제123차 총회의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1차 투표에서 총 95표중 무려 63표를 얻으며 경쟁도시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를 크게 따돌리고 개최지로 선정됐다. 독일 뮌헨은 25표, 프랑스 안시는 7표를 얻는데 그쳤다.

이로써 한국은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이후 70년 만에 안방에서 지구촌의 겨울 대축제를 치르게 됐다.

우리나라가 올림픽을 치르는 것은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이다.

아시아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1972년 삿포로 대회와 1998년 나가노 대회에 이어 세 번째이며, 국가로는 일본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또 한국은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에 이어 지구촌 주요 스포츠 이벤트인 동·하계올림픽, 월드컵 축구, 세계육상선수권, 포뮬러 원(F1) 자동차 경주를 모두 개최하는 사상 다섯 번째 국가가 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2018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평창 장애인 동계올림픽은 2018년 3월 9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유치 과정에서 줄곧 앞서나간 평창은 그동안 과반 득표로 1차 투표에서 승리를 결정짓는다는 전략을 펼쳤다. 평창의 압승을 이끈 것은 프레젠테이션이었다. 이명박 대통령, 조양호 유치위원장,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김진선 특임대사의 연륜과 피겨 스타 김연아, 태권도 영웅 문대성 IOC 위원, 입양아 출신 스키 스타 토비 도슨(한국명 김수철)의 젊음이 어우러졌다.

특히 아시아에서 동계스포츠의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열겠다고 선언한 평창은 명분과 당위성에서 경쟁 도시들을 압도하며 IOC 위원들의 표심을 끌어모으는 데 대승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조양호 유치위원장과 박용성 대한체육회(KOC) 회장, 이건희·문대성 IOC 위원, 김진선 특임대사 등이 일관된 '낮은 자세'로 진정성을 전달한 평창은 전통적으로 텃밭인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물론 경쟁도시의 심장부인 유럽과 미주대륙, 오세아니아에서도 고른 득표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개최지 투표에 앞서 이날 오전 실시된 프레젠테이션은 뮌헨, 안시, 평창 순서로 진행됐다.

후보도시별로 70분씩 배정된 프레젠테이션에서 뮌헨은 바흐 유치위원장과 비트 유치의 의장,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 축구영웅 프란츠 베켄바워 등이 나서 최적의 환경에서 최고의 경기를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시는 샤를 베그베데 위원장 등이 출연해 천혜의 자연환경을 강조하며 프레젠테이션을 펼쳤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평창은 나승연 대변인이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뒤 조양호 유치위원장, 이명박 대통령, 김진선 특임대사, '피겨여왕' 김연아, 문대성 IOC 위원, 박용성 체육회장, 미국 입양아 출신 스키선수 토비 도슨 순서로 마이크를 잡았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원수로는 이례적인 영어 연설로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소하며 IOC 위원들에게 평창 지지를 호소했다.

김연아는 많은 어린 선수들이 평창에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도슨은 입양아 출신이지만 올림픽에 출전할 기회를 가졌던 자신처럼 평창의 올림픽 유치 노력의 핵심은 바로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레젠테이션에서도 경쟁 도시들을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은 평창은 마지막까지 흔들리던 부동표를 흡수해 그토록 염원했던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평창의 승리는 대한민국 국민의 승리입니다.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조양호 평창 유치위원장은 "온 국민의 성원 속에 힘들게 개최권을 따낸 만큼 새로 출발하는 마음으로 2018년 동계올림픽을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만들어나갑시다"고 말했다.

조양호 위원장을 비롯해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평창대표단은 7일 전세기편으로 더반을 출발해 8일 오후 2시1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장혜진 기자 wkdgPwls@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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