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9일 집중호우, 서해상으로 북상한 이례적 태풍, 평년의 3배 이상 강수량

 

평년보다 10일가량 빨리 제주도와 남해안에 찾아온 장마와 태풍‘메아리’의 합작품인 올 6월 기상은 엄청나게 쏟아지는 '폭풍호우'라는 기억을 각인시켰다.

연속 9일 집중호우, 서해상으로 북상한 이례적 태풍, 평년의 3배 이상 강수량 등 기록적인 기상상황을 보여준 올 6월 날씨를 분석해 봤다.





● 6월초 성급하게 찾아온 장마

제주도와 남해안은 10일 장마가 시작돼 평년보다 9~13일 빨랐고, 중부지방은 22일 장마가 시작돼 평년보다 2~3일 빨랐다.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일찍 발달한 영향을 받았다. 커지는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북쪽으로 확장하면서, 장마전선도 평년보다 일찍 우리나라 땅을 밟은 것이다.


▶ (좌) 500hPa 고도 평균장[2011.6.1~6.10.] (우) 지상일기도[2011.6.10.03UTC]


● 서해상에 출현한 태풍 ‘메아리’

26일 새벽 서귀포 서남서쪽 해상에 제 5호 태풍‘메아리’가 나타났다.

22일 15시경 필리핀 마닐라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 ‘메아리’가 26일 서귀포를 지나 서해상으로 북상한 후, 27일 15시경 신의주 동남동쪽 80km부근에 상륙해 명을 다했다.

태풍 ‘메아리’는 6월 서해로 북상해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준 태풍 중, 서해에서 유일하게 북서진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동쪽에 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해 있어, 태풍이 동쪽 대신 북~북서진을 택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서쪽으로 발달해 태풍이 중국 남부로 흘러가지만, 올해는 남북으로 형성된 북태평양고기압을 따라 태풍이 서해를 지나 북한에 착륙했다.


▶ 태풍의 서해북상 원인 및 경로도


이례적으로 태풍이 서해로 북상하면서 서해안 지방은 강한 바람이 불었으며, 해안지방을 중심으로 6월 일최대 순간 풍속 극값이 경신되기도 했다.

※ 6월 일 최대 순간 풍속 극값 경신(6.26)




● 평년대비 두 배로 쏟아진 집중폭우

장마와 ‘메아리’의 만남은 집중폭우를 낳았다. 강수량 288.6㎜로 평년 161.6㎜ 대비 190%를 기록했다.

6월 상순에는 북쪽 기압골과 장마전선이 만나 제주와 남해안 지역에 많은 비를 내렸고, 하순에는 북상한 장마전선과 태풍 ‘메아리’가 만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 6월 강수량 평년비 분포 및 일변화(mm)


● 9일 연속 강수와 집중호우의 기록

장마전선이 약화될 시점인 25일엔 태풍 ‘메아리’가 빗물 지원사격에 나섰다.

‘메아리’는 서해상으로 북상하며 장마전선에 열과 수증기를 장마전선에 공급하면서 중부지방에 물폭탄을 안겼다.

그 결과물로 6월 22일부터 6월 30일까지 9일 연속, 1979년 이후 가장 많은 강수일을 기록했다. 보통 6월 하순의 강수일수는 7.7일, 약 2~3일이나 더 연속으로 비가 내린 것이다. 강수량도 260.7mm로, 1973년 이후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 (좌)장마전선의 남북진동 및 (우)누적강수량 분포도(6.22~30)


● 장마의 틈을 비집은 고온현상과 폭염

6월은 비만 내린 것은 아니다.

중간중간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21일에는 올해 첫 폭염특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동서고압대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의 강한 일사와 뜨거운 동풍의 유입으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져, 영서 및 내륙지방에 폭염이 발생했다.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올 6월 기상주제는‘이른 장마와 태풍에 의한 집중호우’라 정의할 수 있겠다.


▶ 고온 및 폭염 모식도(6.19~22) 및 일최고기온 분포도(2011. 6.20)


정순영 기자 binia@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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