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체르노빌과 동급인 ‘7등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이번 사고가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일컬어지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유사한 수준이 됐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표한 것으로, 사태의 심각성과 파장이 우려된다.

체르노빌 사고는 1986년 구 소련에서 발생한 사고로 원자로가 폭발하면서 노심의 방사성 물질이 대량 확산돼 사고 직후 56명이 사망하고 이후 수천 명 이상이 방사선 피폭에 따른 후유증으로 숨지는 등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12일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후쿠시마 사고 등급을 7등급으로 상향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이번 사고를 5등급으로 고집하며 주민 대피령을 원전 20km 내로 국한하는 등 주민 대피 등의 후속조치에 미온적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이날 발표로 등급이 하나 높아질수록 이전 등급보다 사고의 정도가 10배 더 심각한 것으로 간주되는 것을 감안하면 당초 일본정부의 발표보다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방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자인한 셈이 됐다.

실제로 원전사고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국제평가척도(INES) ‘레벨 7’은 ‘대형 사고(Major Accident)’로, 방사성 물질의 대량 유출로 인해, 인체 및 환경에 대한 광범위한 영향이 발생해 계획적ㆍ장기적인 대응 조치가 요구되는 경우이다.

이는 요오드131이 외부에 테라베크렐(TBq) 수준으로 누출된 경우를 말하며, 실제로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 역시 지난 11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방사성 요오드131로 환산할 때 최고 시간당 1만 TBq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바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사고등급을 상향조정하는 기자회견에서 “방사성 물질 유출량이 체르노빌의 10% 정도 수준”이라는 등 체르노빌에 비해 피해가 작다는 점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후쿠시마 원전사태가 체르노빌과 유사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노심의 일부 용해에서 완전 용해로 가게 될 경우 ‘재앙 수준’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숨기지 않고 있다. 김정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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