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 미군기지 '캠프 캐럴'의 고엽제 매몰 의혹 조사를 벌이고 있는 한미 공동조사단이 이번주 중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이번 발표에는 전역 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가 최초 폭로한 헬기장 구역에 대한 분석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 한미 공동조사단에 따르면 양국은 오는 6~7일께 SOFA(한미주둔군 지위협정) 환경분과위원회를 개최하고 캠프 캐럴 내 헬기장 구역에 대한 분석 결과를 포함한 공동조사 중간 결과를 공개한다.

헬기장 구역은 이번 고엽제 매립 의혹이 촉발된 곳으로 전역 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는 지난 5월 미국 TV 인터뷰를 통해 “헬기장에서 가까운 기지 뒤쪽에 드럼통을 묻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 공동조사단은 현재 헬기장과 D구역에 대한 지표투과레이더(GPR), 전기비저항탐사법(ER) 등 지구물리탐사를 완료했으며 41구역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이 관계자는 "GPR 조사 등이 끝나도 이를 분석하는데 1주일 이상이 소요된다"면서 "분석이 완료된 헬기장 지역에 대한 결과를 우선 발표하고 나머지 지역도 완료되는 데로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조사단에 따르면 헬기장의 경우 금속성 여부를 가려내는 마그네틱 탐사에서는 별다른 특징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땅속 토양상태를 파악하는 GPR과 ER 조사에서는 일부 지점의 밀도 등 이상한 점이 감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8군이 지난해 실시한 최신 조사에서는 극미량의 다이옥신 수치가 검출됐지만 고엽제 관련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중간 조사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이 따라 이번에 열리는 SOFA 환경분과위에서는 토양오염 조사방법을 두고 양측 간 격론이 벌어질 전망이다.

애초 한국과 미군 양측은 지구물리탐사에서 이상징후가 나타날 경우 토양에 대한 직접 조사를 실시하기로 협의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군은 의심 결과가 나타날 경우 땅에 2인치 정도의 가는 관을 박아서 샘플을 채취하는 토양시추조사(coring)를 우선 실시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우리 정부는 아예 땅을 파는 시굴조사(exploratory trenching)를 주장하고 있다.


▲민간조사단원이 캠프캐럴 인근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민가를 방문, 물을 채취하고 있다.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한편 한미공동조사단의 이번 중간발표와 함께 현재 캠프캐럴 주변에서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는 민간조사단의 발표도 이루어질 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캠프 캐럴 고엽제 규명 민간대책협의회(회장 장영백)와 왜관미군기지 고엽제 매립범죄 진상규명 대구경북대책위는 지난 달 30일 왜관 캠프캐럴 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캠프캐럴 주변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지금의 한미공동조사는 국민들이 기대하는 제대로 된 조사가 아니며, 왜관주민들과 국민은 고엽제 불법매립과 환경오염 여부에 대한 신속한 판단을 원하기 때문에 자체 조사에 나서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정순영 기자 binia@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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