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 내연기관 차량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
유통망에도 친환경차 도입 확대

미세먼지와 탄소 저감을 위해 유통 현장에 친환경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은 쿠팡이 도입한 친환경 수소화물차(11t). (쿠팡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작업자의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장의 업무차량과 유통 배송 차량을 친환경차로 전환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사진은 쿠팡이 도입한 친환경 수소화물차. (쿠팡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작업자의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장의 업무차량과 유통 배송 차량을 친환경차로 전환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친환경차 도입 확대를 위해 유통 물류 환경에 적합한 충전솔루션을 개발하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유통기업이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ESG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무엇을 유통하는지와 어떻게 유통하는지다. 특히 미세먼지와 탄소 저감을 위해 유통 현장에 친환경차를 늘리는 것은 업계에서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전기차의 경우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내연기관차 대비 연간 탄소 배출량을 2톤가량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다. 유통 현장에 이같은 친환경차를 도입하게 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뿐만 아니라 현장 임직원들이 생활 속에서 환경보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사업장 내연기관 차량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

먼저 사업장에서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실제로 전기차를 지급 받은 롯데유통사업본부의 현장관리자는 “전기차는 소음과 차량 진동이 적어 운행 피로도가 덜한 것은 물론, 업무간 환경보호를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어 자부심이 생긴다”며 변화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롯데유통사업본부는 올 4월까지 전국 현장관리자에게 친환경 전기차 51대를 순차적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지급차량은 기아의 전기차 모델인 니로EV다. 롯데유통사업본부에 따르면 현장 관리자들은 유통 점포에서 근무하고 있는 판촉사원 현장교육 및 활동개선을 위해 인당 연간 2만km 이상 차량을 운행 중이다. 이로 인해 매년 200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를 도입하면 업무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의 원천을 제거해 환경보호에 기여하고 현장관리자의 업무환경 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6월 빙과 영업 판매 차량인 냉동 탑차 350대와 업무용 승용차 217대를 모두 전기차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업무용 승용차는 올해까지, 탑차는 2025년까지 전량 전기차로 대체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전체 전기 차량 전환에 투자되는 비용은 약 300억 원으로 전기차 전환 시 연간 약 1000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무 현장의 경우 차량이 경차에서 소형 SUV 등으로 바뀌는 등 영업사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음료업계에서는 동아오츠카가 친환경 업무차량을 도입했다. 동아오츠카는 지난해 16대의 친환경 차량 도입을 시작으로 올해 65대를 추가로 도입하고 2025년까지 연도별 교체주기에 따라 영업과 물류에 쓰이는 업무용 차량을 100%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도입 차량은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기차 충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제주에는 영업용 전기차를 도입할 예정이다.

동아오츠카에 따르면 현장 업무활동에 쓰이는 모닝 차량은 104g/km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 반해, 아반떼 하이브리드 차량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4g/km이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면 연간 약 16만6000톤이 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비맥주는 올해 말까지 전국 21개 물류 직매장의 기존 디젤 지게차를 전기 지게차로 100% 전면 교체한다고 밝혔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작업자의 업무 효율성 개선을 위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총 65대의 전기 지게차를 도입했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지게차는 1대당 연간 약 14톤의 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전기 지게차는 작동 시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전면 교체 시 연간 약 1176톤의 탄소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2025년까지 오비맥주가 사용하는 전력을 전량 재생 에너지로 교체하고 탄소 배출량을 25% 감축하는 등 ESG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목표를 세웠다”며 “전기 지게차 같이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 활용해 ESG경영 실천에 앞장서는 친환경 행보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오츠카가 도입한 친환경 업무차량. (동아오츠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동아오츠카가 도입한 친환경 업무차량. (동아오츠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유통망에도 친환경차 도입 확대

유통망에서도 전기차를 이용한 배송 서비스부터 친환경 수소화물차 도입까지 친환경차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홈쇼핑은 업계 최초로 전기차를 이용한 당일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당일 배송 서비스는 서울 지역으로 배송되는 건에 한해 평일 오후 1시 이전에 주문하면 같은 날 오후 10시 이전에 배송되는 서비스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11월 당일 배송 차량 가운데 30%가량을 전기차로 우선 운영한 데 이어 올 상반기 내에 6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BGF리테일은 업계 최초로 점포에 상품을 공급하는 배송 차량에 전기차를 도입했다. 이와 함께 모든 배송 차량에 차량관제 시스템 및 에어스포일러를 장착하고 물류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에코 드라이브 교육과 연비왕 대회를 개최하는 등 에너지 효율화와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최근에는 9년 연속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우수녹색물류실천기업 인증을 받기도 했다. 

쿠팡은 올해부터 로켓배송을 위한 배송시설 간 운송에 친환경 수소화물차를 도입해 시범운영한다. ESG 활동의 일환으로 친환경 이커머스를 위한 글로벌 기준을 확립하고 친환경 가치를 적극적으로 실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수소화물차 시범사업 추진 업무협약’ 체결 이후 정부 유관부처와 실생활과 밀접한 배송 서비스에 친환경 차량을 도입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해 왔다. 

쿠팡은 이번 시범사업으로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를 통해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친환경 수소화물차 ‘엑시언트’를 실제 배송 현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엑시언트는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대형 수소화물차로 기존 디젤 트럭과 비슷한 성능을 내면서도 주행 중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쿠팡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시범운행 결과를 통해 수소화물차의 물류현장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를 확보해 친환경 차량 운영 노하우를 쌓아갈 예정이다. 

한편 쿠팡은 지난해 11월 전기차 충전기 제조 및 충전서비스 업체인 대영채비와 쿠팡 배송차량에 특화된 1톤 전기화물차 맞춤형 충전기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양사는 배송거점에 외부 충전스테이션을 구축하고 관제 시스템 고도화 등 전기화물차 운행 활성화를 위한 R&D에도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쿠팡은 지난 2019년부터 대구 일부 배송 지역에 1톤 전기화물차 10여 대를 도입하는 한편, 대구4캠프에 업계 최초로 ‘스마트무빙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충전인프라 R&D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스마트무빙 시스템은 배송차량과 인력의 물류 동선을 고려해 천장형으로 구축된 충전기가 좌우로 이동함과 동시에 충전기 케이블이 상하로 움직여 공간 효율을 크게 높였다고 알려진다.

김명규 쿠팡 전무는 “ESG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전기차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 유통 물류 환경에 적합한 충전솔루션이 없어 운영에 실질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영채비와의 협력을 통해 유통 물류 배송환경에 적합한 전기차 충전솔루션이 개발된다면 쿠팡의 친환경 자동차 도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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