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S 올해 첫 ESG 등급 조정, 11개 기업 등급 하향 조정
11개 기업 중 4개 기업 통합 ESG 등급 하락
사회 이슈 및 심각도를 주요 평가, 등급 상향된 기업은 없음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2022년 1차 등급 조정을 실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총 11개 기업에서 리스크가 발생해 개별 등급이 하향 조정됐으며, 그 중 4개사의 통합 ESG 등급이 한 단계 떨어졌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2022년 1차 등급 조정을 실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총 11개 기업에서 리스크가 발생해 개별 등급이 하향 조정됐으며, 그 중 4개사의 통합 ESG 등급이 한 단계 떨어졌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하 KCGS)은 지난 1월 5일 ESG 등급위원회를 개최해고 2022년 1차 ESG 등급 조정을 실시했다. 이번 등급 조정 결과, 환경경영(E)·사회책임경영(S)·지배구조(G) 부문에서 리스크가 발생해 총 11개 기업이 ESG 등급이 하락됐다.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환경경영 부문에서 2개 사(SK하이닉스, 영풍), 사회책임경영 부문에서 1개 사(KT), 지배구조 부문에서 8개 사(팜스코, 하림지주, 선진,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홀딩스, 예스코홀딩스, 한국특강, 오스템임플란트)가 하향 조정됐으며, 이중 팜스코, 하림지주, 한국특강, 오스템임플란트 등 4개 사의 통합 ESG 등급이 한 단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주요 기준을 제·개정하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ESG 평가, 정책연구 등을 추진하고 있는 KCGS는 매년 4회에 걸쳐 ESG 등급 조정(10월은 당해 연도 ESG평가 공표)을 추진하고 있다. ESG 등급은 E·S·G로 구성된 개별 등급과 이를 종합한 통합 등급으로 구성되며, S, A+, A, B+, B, C, D 7등급으로 구분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2022년 1차 ESG 등급 조정 요약(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2022년 1차 ESG 등급 조정 요약(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 화학사고, 조업정지 등으로 환경경영 하락한 영풍·SK하이닉스

이번 등급 조정에서 환경 경영 등급이 하락한 기업은 SK 하이닉스와 영풍 등 2개 기업이다. SK하이닉스는 A 등급에서 B+로, 영풍은 C에서 D로 한 단계씩 하락했다.

SK하이닉스의 등급 하향 조정 사유는 화학물질 누출 사고였다. 지난해 10월 26일 SK하이닉스 청주공장 4캠퍼스에서는 화학물질인 ‘테오스’(TEOS)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다행히 화학물질 누출이 감지된 순간 매뉴얼에 따라 대응한 SK하이닉스는 사상자 발생과 생산차질 없이 사고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KCGS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월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공장에서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해 유지보수업체 직원이 1명이 다치는 사고도 발생하는 등 화학물질 누출 사고의 지속 발생으로 등급이 조정됐다고 평가했다.

환경경영 부문에서 평가 등급에서 가장 낮은 D 등급으로 떨어진 영풍의 경우 지난 11월 발생한 10일간 조업정지와 카드뮴 오염수 낙동강 불법 배출 지속에 따른 과징금 281억 부과가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했다. KCGS는 기업의 환경 리스크가 평판 및 재무적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등급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2월 경상북도는 폐수를 무단 방류해 물의를 일으킨 영풍에 대해 조업 정지 20일 행정명령을 내린바 있다. 이에 영풍 석포제련소는 같은 해 10월 조업정지 처분 취소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조업정지 10일 판결을 내렸다. 이에 영풍은 지난해 11월 8일부터 17일까지 10일간 조업을 정지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 23일 환경부는 카드뮴을 불법 배출한 영풍 석포제련소에 과징금 281억을 부과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019년 11월 개정된 ‘환경범죄 등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으로 법 개정이후 처음 부과된 사례다.

이에 대해 영풍 관계자는 “현재 영풍 석포제련소는 폐수 무방류 시스템 도입, 오염 지하수 차단시설 설치 공사 추진 등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습식공장 하부 바닥 내산타일 교체 등 3중 안정망 설치, 빗물저류조·이중옹벽조 정비 등 완료하는 등 환경과 기업이 공존하도록 환경오염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네트워크 장애 사고로 사회책임경영 하향된 KT

KT는 사회책임경영 부문 등급이 전년도 A에서 B+로 하향됐다. 사유는 지난 10월 25일 발생한 네트워크 장애 사고였다.

해당사고는 KT 부산국사에서 라우터 교체 작업 중 작업자가 잘못된 설정 명령을 입력해 발생한 해당 사고로, 라우팅(경로설정) 오류로 인해 전국적인 인터넷 장애가 발생한 바 있다.

해당 사고를 분석한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작업계획서상 야간에 진행해야 할 작업이 주간에 진행됐으며, 작업관리자 없이 협력 업체 직원들이 작업을 수행했으며, 네트워크가 연결된 채로 작업을 진행하는 등 관리적 측면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또한 KT는 이러한 오류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대응 시스템이 부재했으며, 사고 초기 원인 분석에 실패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에 KCGS는 고객 이탈 및 피해보상으로 인한 재무적인 피해가 발생할 경우 주주가치 훼손이 발생할 수 있음에 따라 사회책임경영 등급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KT는 사고 발생 이후 구현모 KT 대표 명의로 발표한 공식 사과문을 통해 “불편을 겪은 고객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조속하게 보상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는 지난해 12월 29일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방안’을 발표하며 국내 통신사들에게 네트워크 체계 점검과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기술개발을 주문한 바 있다. 정부는 국내 통신사들에게 문제를 자동으로 예측하고 관리하기 위한 인공지능(AI) 기술, 기간통신망의 산전 시험 검증이 가능하도록 실제 통신망과 유사한 ‘디지털트윈’, 통신 장애 발생시 타사 트래픽을 수용하기 위한 회선 연동 용량 증설 등을 주문했다.

◇ 횡령 등 회계 문제, 경영진 리스크 발생한 8개 사

가장 많은 기업들의 등급 하락이 있었던 부문은 지배구조 부문이다. 이번 등급조정에서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팜스코, 하림지주, 선진,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홀딩스, 에스코홀딩스, 한국특강, 오스템임플란트 등 8개 사가 등급이 하향됐고, 이중 4개사가 통합 ESG 등급이 한단계 떨어졌다.

먼저 KCGS는 하림그룹 계열사인 팜스코, 하림지주, 선진 등 3개 사에 대해 지원주체로서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고, 시장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훼손해 등급을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10월 공정거리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구매량 몰아주기, 고가 매입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48억 8800만원을 부과 받은 바 있다. KCGS는 이번 등급조정으로 팜스코와 하림지주의 ESG 통합 등급 역시 A에서 B+로 하향됐다.

하이트진로와 하이트진로홀딩스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영향으로 지배구조 부문의 등급이 한 단계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검찰은 박문덕 회장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총 5회에 걸쳐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등 지정을 위한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하면서 계열회사 및 친족에 관한 사항을 일부 누락한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KCGS는 하이트진로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G등급 B+에서 B로 하향했다.

이외에도 회계 처리 기준 위반으로 감사인 지정 및 과징금 부과를 받은 예스코홀딩스, 장세현 전 대표이사가 40억 원대 업무상 배임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한국특강도 지배구조 부문이 A에서 B+, B+에서 B로 하향됐다. 이중 한국특강의 통합 ESG 점수는 B에서 C로 하향됐다.

상장사 역대 최고액인 1880억원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배구조 부문 등급이 B에서 두 단계 떨어진 최하 등급인 D로 하향되면서 통합 ESG 등급이 B에서 C로 하향됐다.

KCGS 관계자는 “이번 등급조정은 사회 이슈와 사회 심각성을 등급위원회가 평가해 이뤄진 등급”이라며 “ESG 경영을 잘 실천하는 기업에 등급 상향을 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으나 이번 등급 조정에서 ESG 등급이 상향된 기업은 없다"고 밝혔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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