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석탄 폐지만으로 기후위기 극복 어려워”
신규 석탄발전 증가로 설비량 오히려 증가
탈석탄 시점은 2030~2050년 사이?
"석탄화력 추가 폐지 등 대책 필요"

지난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상향 조정되고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마련되면서 석탄화력발전소를 기존 계획보다 추가 폐지하는 등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상향 조정되고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마련되면서 석탄화력발전소를 기존 계획보다 추가 폐지하는 등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승문 기자] 지난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상향 조정되고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소를 기존 계획보다 추가 폐지하는 등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노후 석탄화력을 조기에 폐지하고 신규 석탄발전의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노후 석탄발전 폐지만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탄소중립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석탄화력발전소인 전라남도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호남화력발전소 1·2호기가 지난해 12월 31일 자정을 기해 폐지에 들어갔다. 호남화력발전소는 1973년 유류발전소로 가동을 시작했으나 오일 쇼크 이후 1985년 석탄발전소로 전환해 48년간 가동됐다. 호남화력은 지난해 1월 폐지 예정이었으나 주요 전력 공급처인 여수산단의 전력 공급 불안정으로 인해 지연되다가 작년 말에서야 폐지가 결정됐다. 

이로써 정부가 추진하기로 했던 노후 석탄발전 10기 폐지가 완료됐다. 정부는 2016년 6월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으로 서천1·2호기, 영동 1·2호기, 보령 1·2호기, 삼천포 1·2호기, 호남 1·2호기 등 30년 이상 된 석탄발전 10기의 폐지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노후 석탄발전 폐지만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탄소중립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운동연합은 “국내 10기의 노후 석탄발전이 폐지되었다고는 하나, 그 자리를 신규 석탄발전들이 메우고 있어 정부의 탈석탄 정책이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 이번 노후 석탄발전의 폐지가 의미를 가지려면 신규 석탄발전의 건설 중단, 모든 석탄발전의 조기 폐지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논평했다.

실제로 폐지된 노후 석탄발전소(호기당 200~560MW) 자리에 설비용량(호기당 1,000MW 이상)이 2배 이상 큰 신규 석탄발전소가 들어서고 있다. 삼천포 1·2호기가 폐지됐지만 고성하이 1·2호기가 지난해 가동을 시작했고, 서천 1·2호기가 폐지되고 신서천화력이 가동 중이다. 영동 1·2호기가 폐지된 지역에는 강릉안인 1·2호기가 올해 9월과 내년 3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또한 삼척화력 1·2호기가 각각 2023년 10월과 2024년 4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 석탄화력 ‘16년 32GW에서 ‘21년 37GW로 증가

이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의 설비용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석탄화력은 2016년 32GW에서 2021년에는 37GW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호남화력 등이 폐지되면서 2022년 현재 한국에는 총 57기, 설비용량 35.8GW의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2020년 기준 석탄화력의 전력 발전량 비중은 34%로 가장 크며, 원자력(29.1%), LNG복합화력(20.3%), 집단에너지(8.3%), 신재생(5.6%)의 순이다. 

석탄화력의 비중은 2010년 이후 줄곧 40%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0년 다소 줄었는데, 이는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시행하면서 석탄화력의 가동을 정지하거나 발전 상한을 제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전력공사의 한국전력통계를 보면, 석탄화력의 평균 이용률은 2019년 70.8%에서 2020년에는 60.3%로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20년 12월 수립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정부는 2030년까지 가동 후 30년이 도래하는 석탄발전 24기를 폐지할 계획이다. 보령 1·2호기, 삼천포 1·2호기, 호남 1·2호기 등 6기가 이미 폐지되어 올해부터 2030년까지 18기가 추가로 폐지될 예정이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석탄발전 설비용량은 현재 35.8GW에서 2030년에는 32.6GW로 다소 줄어든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전망한 2030년 석탄화력 발전량 비중은 2020년 34%에서 2030년 29.9%로 감소한다. 석탄의 비중이 감소하긴 하지만 여전히 석탄의 비중이 가장 크고 원자력(25.0%)과 LNG(23.3%), 신재생(20.8%)이 뒤를 잇고 있다.

◇ 석탄화력 추가 폐지 등 대책 필요

지난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상향 조정되고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마련되면서 석탄화력발전소를 기존 계획보다 추가 폐지하는 등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안’을 보면, 정부는 석탄발전소를 축소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아직까지 석탄화력의 구체적인 축소계획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지만, NDC상향안에 따르면 2030년 석탄발전의 발전량 비중을 기존 29.9%에서 21.8%로 줄이기로 했다. 그리고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2050년 이전에 모든 석탄발전소의 가동이 중단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한국이 ‘석탄에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세계 선언’(Global Coal to Clean Power Transition Statement)에 동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이 2030년대에 탈석탄을 목표로 하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현재까지 정부의 계획을 종합하면, 2030년에서 2050년 사이에 모든 석탄발전소를 폐지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을 따름이다. 

국내 환경단체들의 연대기구인 ‘석탄을 넘어서(Beyond Coal)’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발표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석탄발전 중단 시점에 대한 명확한 정책 신호가 내려지지 않아 현장에서는 석탄발전소의 조기 폐지,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과 후처리를 위한 정책과 관련한 실질적인 논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못한 채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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