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떨어트리지 않고 살 수 있을까?

국제환경단체 대자연의 ‘제로웨이스트 키트’ 소창수건과 광목행주, 대나무 칫솔 등이 담겨 있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국제환경단체 대자연의 ‘제로웨이스트 키트’ 소창수건과 광목행주, 대나무 칫솔 등이 담겨 있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욕실과 주방에는 플라스틱 용기가 넘친다. 내 몸과 내가 사용하는 그릇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수많은 플라스틱을 배출해야 하는 장소가 바로 그곳이다. 대용량 제품을 수개월씩 사용하면 용기를 자주 버리지 않아도 괜찮지만 거의 모든 집에서 예외없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제품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 쓰레기 양은 만만찮다.

그래서일까. 쓰레기 문제에 관심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집 욕실과 주방에서 쓰레기를 줄이려고 꾸준히 시도해왔다. 플라스틱 용기 없이 알맹이만 담아 파는 상점들이 생겼고 수세미나 행주 같은 제품을 미세플라스틱 걱정 없는 천연 소재로 사용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기자도 거기 동참해봤다.

기자는 국제환경단체 대자연의 ‘제로웨이스트 키트’에 담긴 물건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키트는 재활용 가능한 종이상자에 담겨 있다. 쓰레기를 줄이겠다고 일부러 돈 들여 구매한 건 아니다. 고맙게도 대자연에서 그린포스트코리아 사무실로 보내준 물건을 올해 기자가 사용할 예정이다.

소위 ‘친환경템’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여러개 사용해봤는데 처음 써본 게 있다. 소창수건이다. 주변에 소창행주를 쓰는 지인이 있었는데 수건은 기자도 처음 봤다. 어렸을 때 사용해봤던 삼베 같은 느낌인데 표면이 매끄럽고 부드러워 수건으로 사용하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촉감이 낯설었으나 새로 산 수건도 몸에 댈 때는 그런 느낌이 들 것이라고 생각했더니 곧 익숙해졌다. 소창수건은 빨아서 다시 사용하기도 편하고 가끔씩 끓는물에 삶으면 깨끗해져 기분도 좋았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백과 ‘우리 옷감 이야기’에 따르면 소창은 면 방적사가 평직으로 성글게 짜여 있는 면직물이다. 일반적으로 정련, 표백하여 흰색으로 사용한다. 열전도율이 매우 크면서 피복율이 매우 낮아 일반 의복용보다는 기저귓감 등 위생적인 용도로 많이 사용한다.

실제로 소창수건은 최소한의 물건만 사용하겠다는 이른바 ‘미니멀 리스트’들이 수건 1~2개만 가지고 쓰는 물건으로 알려져 있다. 대자연은 무형광, 무표백 먼지없는 순면에 건조가 빠른 친환경 수건이라고 설명한다.

광목행주는 과거에 사용해봤는데 이번에 다시 쓰기 시작했다. 건조가 빠르고 먼지가 적어 깨끗하게 쓸 수 있다. 지식백과에 따르면 공목은 형광, 표백등의 처리를 하지 않은 자연가공한 원단이다. 목화에서 실을 뽑아 베를 짠 후 삶는 작업을 반복해 만든 것으로 엷은 누런색을 띄는 것이 특징이다. 흡수성과 보온성이 풍부하고 천연섬유다. 광목을 손수건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섬유를 세탁하는 과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나올 수 있다. 1회용 물티슈는 종이가 아니라 플라스틱이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매일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할 수 있는데 그걸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면 수건의 촉감과 1회용 물티슈의 평범함에 익숙해져 있어서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실제 수건과 물티슈가 욕실과 거실에서 해내던 역할은 거의 대부분 대신할 수 있다. 기자는 소창수건과 광목행주를 부모님께도 선물할 생각이다.

기업이나 정부가 아닌 일반 소비자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친환경’ 노하우는 ‘쓰레기를 덜 버리는 것’입니다. 플라스틱이든, 음식물 쓰레기든, 아니면 사용하고 남은 무엇이든...기본적으로 덜 버리는게 가장 환경적입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편집국은 지난해 ‘미션 임파서블’에 도전했습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주말 이틀을 살아보자는 도전이었습니다. 도전에 성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틀 동안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게 말 그대로 ‘불가능한 미션’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환경을 포기할 순 없습니다. 하여, 두 번째 도전을 시작합니다. ‘제로웨이스트’입니다. 이틀 내내 쓰레기를 ‘제로’로 만들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쓰레기를 배출하던 과거의 습관을 하나씩 바꿔보려 합니다. 평소의 습관이 모여 그 사람의 인생과 운명이 결정된다면, 작은 습관을 계속 바꾸면서 결국 인생과 운명도 바꿀 수 있으니까요.

불편하고 귀찮은 일이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겠습니다. 58회차는 소창수건과 광목행주 사용하기입니다.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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