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과 바다로 흘러가는 아주 작은 플라스틱
먹이사슬 상위 포식자...미세플라스틱 축적 우려
“미세플라스틱 해결 위해 국제적 협력·대응할 것”

미세플라스틱을 논의할 국제 학술토론회가 18일 열린다. (픽사베이 제공) 2018.12.17/그린포스트코리아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여러 경로를 통해 바다로 유입된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먹이사슬을 거쳐 다시 인류의 식탁에 오르고 동물과 인간의 몸 속에 쌓여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여러 경로를 통해 바다로 유입된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먹이사슬을 거쳐 다시 인류의 식탁에 오르고 동물과 인간의 몸 속에 쌓여 나쁜 영향을 준다는 우려다. 미세플라스틱의 환경·건강 영향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논의된 해법에 대해 알아본다.

◇ 강과 바다로 흘러가는 아주 작은 플라스틱

사전적인 정의부터 보자. 환경부 사이트 환경용어사전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1㎜ 미만의 작은 플라스틱이다. 너무 작아 하수처리시설에 걸러지지 않고 바다와 강으로 그대로 유입된다. 치약, 연마제, 각질제거 세정제 등에 들어있는 1차 미세플라스틱이 있고 물 속에 버려진 플라스틱이 시간이 지나면서 작게 분해된 2차 미세플라스틱이 있다.

사전은 “미세플라스틱은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의 물질로 만들어지는데 이들 물질은 환경과 주위의 바닷물 중에 존재하는 합성 유기화합물을 표면에 흡착해 운반함으로써 독성을 가중시킨다”라고 정의한다. 그러면서 “수중에 배출된 미세플라스틱은 수생태계를 교란할 뿐 아니라, 먹이사슬을 통해 수생생물의 몸에 축적되어 인간에게까지 도달할 수 있어 그 폐해가 우려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다른 곳의 정의도 보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지난 2018년 발간한 ‘미세플라스틱 관리 동향 및 정책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원천적으로 미세한 크기로 제조된 마이크로비즈뿐만 아니라 각종 플라스틱 제품이 부서지면서 생산된다. 유엔환경계획(UNEP)에서는 각국 정부에게 해양오염과 생태계 파괴의 주범인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당시 보고서는 “폐기되는 플라스틱 중에서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폐기물량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2010년 기준으로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이 4.8백만~12.7백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양으로 유입된 플라스틱, 특히 비중이 가벼운 플라스틱의 경우 해수를 떠다니면서 파편화되어 미세플라스틱이 된다”고 언급했다.

◇ 먹이사슬 상위 포식자...미세플라스틱 축적 우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그린피스 과학연구팀이 인용한 해외 연구결과를 언급하면서 “미세플라스틱 섭취에 대한 영향이 해양생물 종이나 성장단계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됐다”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어린 생물은 성숙한 생물보다 미세플라스틱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의 원료나 첨가제 등의 독성 화학물질은 해수로 방출될 수 있다. 반대로 해수 속 화학물질이 표면으로 흡착되어서 모든 해양생물에 독성을 유발할 수도 있다. 보고서는 “수생생물은 미세플라스틱을 직접 섭취하거나 간접 생체 축적(미세플라스틱을 함유한 먹이 섭취)함으로써 화학물질을 체내에 포함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작은 생물을 큰 생물이 먹고, 먹이사슬을 거쳐 결국 인간의 식탁에도 오른다는 우려가 있다. 당시 보고서에서도 “해수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이 중요한 이유는 먹이사슬의 상위 단계인 포식자가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하위 단계의 먹이를 섭취할 경우, 이것이 먹이사슬을 통해 전이되거나 축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체계적인 미세플라스틱 관리를 위해서는 우선 미세플라스틱이 발생되는 오염원을 파악하고 이로 인한 다양한 매체에서의 오염수준을 분석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 관리를 위해 위해성 평가 기법의 개발이 요구된다”라고 밝혔다.

◇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 위해 국제적 협력·대응할 것”

최근 국내에는 관련 논의가 어떻게 이어지고 있을까.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12월 15일 '미세플라스틱 관리정책 및 거동·위해성'을 주제로 제4회 국제 미세플라스틱 학술회를 열었다. 지난 2018년부터 매해 개최되는 이 행사는 최근 국제적 쟁점으로 떠오른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첫 번째 분과에서는 국내외 연사들이 '미세플라스틱의 관리 및 정책 방향'을 주제로 선진국가들의 정책 방향과 미세플라스틱 분석방법의 국제 표준화 동향 및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대한 맞춤형 관리 연구사례를 발표했다.

친 파오 후앙 미국 델라웨어대학 교수는 '미국의 물환경 플라스틱 오염관리 정책'에 대해 발표했고, 탈비티에 율리아 핀란드 환경연구원 박사는 '유럽과 핀란드의 미세플라스틱 관리정책'에 대해 발표했다. 서양원 한국환경연구원 환경위해연구실 연구위원은 '국내 미세플라스틱 관리 동향 및 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두 번째 분과에서는 국내 연사들이 '미세플라스틱의 측정, 분포특성 및 위해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향후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별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전과정 통합 기반 연구를 추진하기 위해 집중연구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중점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발생원 관리, 분석 표준화, 환경 실태 조사, 유해성 평가 연구 등 4개 분야 19개 세부추진 과제를 올해부터 2026년까지 5년간 95억 원 예산 규모로 수행할 계획이다.

신선경 국립환경과학원 환경기반연구부장은 학술회 당시 “현재 미세플라스틱 연구기반 마련을 위해 국제 표준 분석방법을 제안하고 본격적인 실태조사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해외 전문가들과 지속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으로 협력·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관련 분야 연구도 꾸준히 이뤄지면서 향후 자세한 정책 개발 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과 경제를 각각 표현하는 여러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환경은 머리로는 이해가 잘 가지만 실천이 어렵고, 경제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도 왠지 복잡하고 어려워 이해가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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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자주 들어는 보았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뭐고 소비자들의 생활과 어떤 지점으로 연결되어 무슨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모르겠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들을 하나씩 선정해 거기에 얽힌 경제적 배경과 이슈, 향후 전망을 묶어 알기 쉽게 소개합니다. 54번째 주제는 미세플라스틱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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