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등에 올라탄 유통기업...협업에도 적극적
식물성 식품 브랜드부터 비건 레스토랑까지...채식 시장 진출 활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채식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기업들도 탄소배출을 줄이는 환경경영의 한 축으로 채식지향 식품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프레시지가 출시한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밀키트 제품. (프레시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채식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기업들도 탄소배출을 줄이는 환경경영의 한 축으로 채식지향 식품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프레시지가 출시한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밀키트 제품. (프레시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채식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건강을 이유로 채식을 했다면 최근에는 환경과 윤리문제에 대한 관심이 채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도 최근 불고 있는 비건 열풍의 배경에 환경적 이유가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환경경영의 한 축으로 채식지향 식품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축산업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5%에 달한다. 육류와 유제품 소비만 줄여도 상품의 생산 및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 총량인 탄소발자국을 최대 73%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 명에서 지난해 250만 명으로 급증했다. 여기에 때때로 채식을 하는 간헐적 채식주의자인 플렉시테리언까지 합세하면서  국내 채식 시장 규모는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특히 대체육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대체육이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를,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해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 대체육 등에 올라탄 유통기업...협업에도 적극적

식물성 식단을 찾는 트렌드가 가속화됨에 따라 기업들도 바빠졌다. 특히 탄소배출이 높은 축산업의 대안으로 대체육 산업이 각광받으면서 국내 대체육 시장 선점을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대체육은 글로벌 기준 지난해 6.2조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으며 2023년 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풀무원이 지난해 4월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 기업을 선언하면서 대체육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풀무원은 지난해 말 글로벌 식품 소재 기업들과 잇따라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풀무원표 식물성 대체육’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풀무원의 R&D센터 풀무원기술원은 지난달 22일 글로벌 식음료 원료개발기업 IFF 한국법인 다니스코 뉴트리션 앤드 바이오싸이언스와, ‘식물성조직단백(TVP) 품질 구현 및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27일 글로벌 식품 소재 전문기업 인그리디언 코리아 유한회사와도 TVP 품질 개선을 위한 MOU를 맺었다. 

TVP(Textured Vegetable Protein)는 콩에서 유래된 원료로 만든 식물성 대체육 소재다. 콩 비린내가 남아있고 콩고기 특유의 질긴 식감을 가지고 있어서 고품질 대체육 완성을 위해서는 TVP를 가공하는 기술력이 중요하다. 풀무원이 지난달 선보인 ‘식물성 직화불고기 덮밥소스 2종’도 콩에서 추출한 TVP 소재를 가공해 일반 동물성 고기와 유사한 맛과 질감을 구현한 제품이다. 

풀무원은 향후 TVP 조직감 등 품질 개선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은 기업들과 원료·기술 협력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식물성 대체육 제품 원료인 TVP 제조 기술력을 높여 ‘한국식 대체육’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밀키트 시장에도 대체육 바람이 불고 있다. 프레시지는 채식을 즐기는 소비자가 다양한 메뉴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지난달 20일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밀키트 제품을 출시했다. 소비자 접근성을 강화하며 국내 대체육 시장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해당 대체육 밀키트는 호주 대체육 전문 기업 v2food의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리조또, 함박스테이크, 찹스테이크, 파스타 등 총 4종으로 구성됐다. 프레시지에 따르면 v2food의 식물성 대체육은 실제 육류와 같은 식감과 맛을 구현하고 영양성분상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유량이 높다. 

프레시지는 “특유의 두향으로 조리 난이도가 있는 대체육을 밀키트로 구현해 누구나 쉽고 맛있게 조리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며 “소비자들의 식단에서 높은 식재료 구성 비중을 차지하는 육류를 식물성 대체육으로 전환해 육류 섭취에 대한 부담 없이 한식, 중식, 양식 등 다양한 메뉴를 선택하여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식물성 식품 브랜드부터 비건 레스토랑까지...채식 시장 진출 활발

식품기업들은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 떠오른 채식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식물성 식품 브랜드를 론칭하는가 하면 비건 식당 오픈을 예고하는 등 각자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20일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PlanTable(플랜테이블)’을 론칭하며 비건 인증을 받은 100% 식물성 ‘비비고 만두’를 국내와 호주, 싱가포르에서 출시한다고 밝혔다. 플랜테이블은 Plant(식물)와 Table(식탁)의 합성어다. 

CJ제일제당이 선보인 제품은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 내수용 2종, 수출용 2종과 함께 젓갈 없이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비비고 플랜테이블 김치’다. 해당 제품들은 간헐적 채식주의자인 플렉시테리언까지 고려해 기획된 것으로 알려진다. CJ제일제당은 올해 플랜테이블 제품을 본격 확대해 국내뿐 아니라 미주, 유럽, 할랄시장에 진출, K-푸드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농심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농심은 올해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음식만 제공하는 비건 레스토랑을 오픈한다. 자사 대체육 브랜드 이름을 딴 ‘베지가든 레스토랑’은 오는 4월 잠실 롯데월드몰에 문을 열 예정이다. 

농심은 비건 레스토랑에서 그동안 베지가든 제품을 만들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적극 반영해 전문 셰프와 함께 개발한 메뉴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지가든은 대체육과 조리냉동식품,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치즈 등 폭넓은 제품군을 지속 출시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베지가든 레스토랑에서는 애피타이저와 플래터, 버거, 스테이크, 파스타, 사이드메뉴, 디저트 등 총 20여 개의 식물성 메뉴를 새롭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기존 개인이 운영하는 비건 레스토랑은 식재료의 수급과 신메뉴 개발의 한계점이 있었지만 베지가든 레스토랑은 원재료부터 요리까지 모두 농심이 직접 만들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메뉴를 제대로 선보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농심이 비건 레스토랑에 도전하는 배경에는 친환경·가치소비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관심이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건 푸드가 육류 소비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식물성 재료로 만든 제품은 앞으로 더욱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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