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페트병의 친환경적 진화
다회용컵부터 리필 스테이션까지...친환경 소비 방식 제안

올해 식품·유통업계는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포장재 개선 노력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니스프리가 레스 플라스틱을 위해 출시한 고체 샴푸. (이니스프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유통업계는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포장재 개선 노력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니스프리가 레스 플라스틱을 위해 출시한 고체 샴푸. (이니스프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올해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로드맵에 따라 저탄소 실천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는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포장재 개선 노력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 포장재 문제는 유통업계가 안고 있는 오래된 과제다. 기업들은 포장재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이 쉽고 재생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을 늘려가고 있다. 생활 속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돕는 제품과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 투명 페트병의 친환경적 진화

투명 페트병은 고품질 자원으로서 가치가 높아 올해도 많이 활용될 소재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투명 페트병의 자원순환 용이성을 높이기 위해 생수·음료 기업들은 지난해 잇따라 무라벨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무라벨 제품은 생산 단계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소비자의 분리배출을 쉽게 만들어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코카콜라의 경우 지난 10월 전 세계 코카콜라 최초로 한국에서 고유의 컨투어병 디자인을 적용한 무라벨 페트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컨투어 디자인이란 코카콜라 특유의 볼록한 곡선 모양과 흐르는 듯한 세로선이 들어간 디자인을 말한다. 이를 페트에 적용한 ‘코카콜라 컨투어 라벨프리’는 로고와 세로선 디자인 등을 페트병 전면에 음각으로 적용하고 라벨을 없앤 제품이다. 
 
제주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제주개발공사는 무라벨을 넘어 반복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화학적 재활용 페트’ 적용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SK케미칼과 협업해 국내 생수 업계 최초로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를 적용한 시제품을 개발한 것이다.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물리적 재활용이 분쇄 등 물리적 가공을 통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방식이라면, 화학적 재활용은 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기존의 원료 형태로 되돌린 뒤 재활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제주삼다수 시제품은 식품 용기로서의 기능은 유지하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은 줄인 것이 특징이다. 화학적 재활용 페트는 플라스틱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반복 재활용이 가능해 투명 페트병의 자원순환 생태계를 넓힐 수 있는 하나의 방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케아는 약 6개의 페트병을 사용해 도어매트를 선보였다. 이케아 메일스 도어매트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얻은 폴리에스터로 만들어져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인 제품이다. 겉보기에는 일반 도어매트와 같지만 이용 시 6개의 재활용 페트병에 신발을 닦는 효과를 만든 셈이다.  

이케아는 지난해 11월 오는 2028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중단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케아에 따르면 목재 섬유를 활용한 포장 솔루션 등으로 플라스틱을 감축, 이미 이케아에서 사용되는 포장재 중 플라스틱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지만 향후 모든 제품의 포장재를 재활용 또는 재생 가능한 소재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 다회용컵부터 리필 스테이션까지...친환경 소비 방식 제안

구매와 동시에 플라스틱 포장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소비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에서도 레스 플라스틱 제품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다회용컵 운영으로 플라스틱 일회용컵 없는 매장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 일회용컵 대신 매장용 머그나 개인컵, 다회용컵으로만 음료를 제공하는 콘셉트다. 다회용컵의 경우 음료 구매 시 보증금 1000원을 내면 선택할 수 있고 다회용컵 반납기를 통해 반납 가능하다. 반납 시 현금이나 스타벅스 카드 잔액 등으로 보증금을 반환한다. 

다회용컵 회수율은 40% 이상이면 일회용컵 사용 대비 탄소 감축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평가된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한 4개 매장에서의 회수율은 50%로 지속 상승했으며, 서울 지역의 경우 11월부터 운영한 12개 시범매장에서의 회수율은 60%를 넘어섰다. 다회용컵 사용에 따른 탄소감축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12월 제주도 지역 전 스타벅스 매장을 일회용컵이 없는 매장으로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서울 지역 전체 매장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회용컵 사용률을 제로화하기로 한 시점은 2025년이다.

올해는 카페 프랜차이즈 등에서 다회용컵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리필 스테이션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리필 스테이션은 소비자가 화장품을 다회용기에 원하는 만큼 구매하는 맞춤형 화장품 매장이다. 친환경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의 관심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해당 매장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환경부는 친환경 소비 촉진을 위해서 화장품 소분 매장 활성화 확산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척 및 재활용이 용이한 ‘표준용기 제작 지침서’를 마련하는 등 기준 마련에 나서는가 하면, 소분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는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탄소중립 실천포인트도 지급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에 화장품 업계에서도 리필 스테이션 등 포장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서비스와 제품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이니스프리는 최근 리필 스테이션을 오픈하고 고체형 뷰티 제품을 새롭게 선보이는 등 레스 플라스틱 실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2월 23일부터 이니스프리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선보인 리필 스테이션은 소비자가 레스 플라스틱 라이프에 자연스럽게 동참하고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고자 기획된 공간으로 알려진다. 깨끗한 재사용 용기에 10g 단위로 내용물을 소분해 플라스틱 사용은 줄이고 필요한 양만 알뜰 구매할 수 있다. 첫 고체 샴푸로 출시한 ‘그린티 프레시 샴푸바’의 경우 플라스틱 포장재를 종이 포장재로 대체함으로써 330mL의 샴푸 용기 제작에 사용되는 28g의 플라스틱 양 절감 효과를 얻었다.

이처럼 필환경 시대에 맞춰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보다 친환경적인 소비 방식을 제안하는 기업들의 노력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key@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