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기금 ‘지구생명 보고서 2020’
“1970년 이후 개체군 크기 평균 68% 감소”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새로운 지질시대 ‘인류세’

세계자연기금 '지구생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지구생명지수(Living Planet Index)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6년까지 관찰된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및 어류의 개체군 크기가 평균 68% 감소했다. (그래픽 : 최진모 기자, 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세계자연기금 '지구생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지구생명지수(Living Planet Index)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6년까지 관찰된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및 어류의 개체군 크기가 평균 68% 감소했다. (그래픽 : 최진모 기자, 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세계자연기금은 ‘지구생명보고서 2020’을 발간하면서 “자연이 우리에게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명확한 근거를 (이 보고서가) 제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연 파괴는 야생동식물의 감소뿐 아니라 인간의 건강과 삶의 질에도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가져온다”라고 주장했다.

홍윤희 WWF-Korea 사무총장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지구생명지수(LPI)를 보면 지난 반세기 동안 3분의 2에 달하는 야생 생물종 개체군의 규모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점차 빨라지고 있는 생물다양성의 손실을 머추고 이를 회복시켜야 할 역사적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인간이 생태용량의 최소 56%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자연자원을 과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생물다양성 감소 추세를 회복하는 것은 기술적이나 경제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인간의 식량 생산과 소비 방식 및 자연의 지속가능한 관리와 보전에 있어 현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 “1970년 이후 개체군 크기 평균 68% 감소”

보고서 주요 내용을 살펴보자. 해당 보고서는 2020년 세계 지구생명지수(Living Planet Index)를 인용해 "1970년부터 2016년까지 관찰된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및 어류의 개체군 크기가 평균 68% 감소했다"고 밝혔다. 생물종 개체군 규모 변화는 전반적인 생태계 건강의 척도가 되므로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지구생명지수는 2만 1,000개에 이르는 전 세계 포유류, 조류, 어류, 파충류 및 양서류의 개체군 규모를 나타낸다. 이 지수는 야생생물 개체군 데이터세트를 이용해 산출한다.

보고서는 “지구상 부동 지표면의 75%가 이미 심각한 변화를 겪었고 대부분의 해양이 오염되었으며 습지 지역의 85% 이상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산업혁명 이래 인간의 활동에 의해 산림과 초지 습지 및 기타 중요한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되고 황폐화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보고서는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유지되던 서식지가 농업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대부분의 해양 지역에서 남획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기후변화가 전 지구적 생물다양성 손실 측면에서 아직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몇 십 년 후에는 다른 요인과 비슷하거나 훨씬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계자연기금은 생물다양성 손실이 환경 문제이면서 동시에 개발, 경제, 세계 안보, 윤리 및 도덕과 관련된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생물다양성이 식량과 섬유, 물, 에너지, 의약품, 유전물질 등을 제공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며 기후와 수질오염 등을 조절하는데 필수적이어서다. 실제로 인간이 생물다양성 감소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과학자들은 우리가 ‘인류세’라는 새로운 지질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새로운 지질시대 ‘인류세’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더 들여다보자. 보고서에 따르면 담수의 생물다양성은 해양 및 산림 지역보다 훨씬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보고서는 “1700년부터 전 세계의 습지 가운데 약 90%가 사라졌으며 최근 제작된 세계지도를 보면 인간이 수백만 킬로미터에 이르는 강을 크게 변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담수의 지구생명지수는 포유루, 조류, 양서류, 파충류 및 어류 944종 3,741개의 개체 수를 관찰한 결과인데 개체군 규모의 평균은 84%범위까지 감소했다. 이는 1970년부터 매년 4% 감소한 숫자다.

보고서는 토양의 생물 다양성과 곤충이 사라져가는 문제 등에 대해서도 다룬다. 토양은 지구상에서 규모가 가장 큰 생물다양성 저장고 중 하나다. 수분매개동물을 포함해 육상 생태계를 구성하는 전체 생물의 90% 정도가 생애의 일부를 토양 서식지에서 보낸다. 보고서는 “토양 생물다양성이 사라지면 육상 생태계는 붕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곤충 모니터링 기법과 장기적인 연구 조사를 통해 서유럽과 북아메리카 지역 곤충 개체 수, 분포 또는 바이오매스가 최근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증거는 몇몇 곤충 종류들과 북반구 국가들에 국한되며 현실은 더 복잡하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보고서는 “전 세계 식물다양성의 분류학적 범위와 지리적 범위를 대표하는 수천 종의 식물종 표본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5분의 1정도(22%)가 멸종위기 상태이며 그 중 대부분이 열대 지역에 서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회차 기사에서는 남획과 오염 연안개발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바다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다.

환경을 둘러싼 많은 이슈와 여러 논란, 그리고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개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목소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줄이고 뭘 더해야 할까요.

인류의 행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의 지난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미 많았습니다.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정부 부처가, 그리고 입법 활동과 정책을 주관하는 많은 기관이 환경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보고서나 회의록 또는 토론 자료를 통해 공개한 환경 관련 이슈와 통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스무 번째 보고서는 세계자연기금(WWF)에서 발간한 ‘지구생명보고서 2020’입니다. 이 보고서는 2차례로 나눠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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