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기업의 수소사업 강화 및 비전 발표 이어진 2021년
수소 기업들, 사업 전반에서 협력 강화 중
수소경쟁력 강화와 과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다

다시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제야의 종소리를 들은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1년이 또 지났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여전한 가운데 기후위기와 지구가열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펜데믹에 위축된 글로벌 경제 활력을 다시 세워야 하는 숙제도 여전합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ESG 경영을 속속 선언하며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재계와 산업계 곳곳에서 버려지는 것을 줄이고 자원순환 효율을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으로 앞선 시대보다 나은 환경 가치를 시도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산업계의 지속가능경영 행보를 5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다섯 번째 순서는 탄소중립과 미래 산업 경쟁력을 위해 다양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수소산업입니다. [편집자 주] 

기후위기 해결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에너지 전환의 키워드로 떠오른 수소에너지. 이에 올해 많은 기업들이 수소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나섰으며, 이들은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서 기술력 확보와 문제 해결을 위해 경쟁보다 협력을 선택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위기 해결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에너지 전환의 키워드로 떠오른 수소에너지. 이에 올해 많은 기업들이 수소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나섰으며, 이들은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서 기술력 확보와 문제 해결을 위해 경쟁보다 협력을 선택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탄소중립이 강조되고, 이에 따라 무해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주목한 분야가 있다. 바로 수소다. 올해는 유독 많은 기업들이 수소산업 강화와 수소의 생산·유통·활용에 이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와 함께 현 정부 역시 청정수소 중심의 수소 생산과 수소 활용 증대를 통해 수소경제를 속도감 있게 구축해 수소를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최초의 에너지로 만들겠다는 ‘수소선도국가비전’을 지난 10월 발표하며 수소산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수소기업들은 수소 관련 기술 개발과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협력을 선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포스코, SK는 수소경제 선도를 위해 수소 사업 협력 및 투자를 강화하기 위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을 구축해 총 16개 기업이 뜻을 모으고 있으며, 롯데케미칼, 포스코,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그린수소 및 그린암모니아를 국내로 도입하기 위해 ‘국내외 수소사업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외에도 많은 수소기업들은 발전공기업, 정부 산하 연구기관, 대학 등과 함께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기술 개발을 비롯해 수소 경제 전 분야에 있어 노하우와 기술 등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 9월 온라인으로 개최된 현대자동차그룹의 '하이드로젠 웨이브'. 이날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의 대중화를 목표로 하는 '수소비전 2040'을 공개했다.(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9월 온라인으로 개최된 현대자동차그룹의 '하이드로젠 웨이브'. 이날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의 대중화를 목표로 하는 '수소비전 2040'을 공개했다.(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수소사업 본격 확대 나선 2021년의 기업들

올해는 유독 많은 기업들이 수소 사업에 대한 뜻을 밝힌 원년이다.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생산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친환경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한 SK, 수소 최대 생산자이자 수요처를 목표로한 포스코, 수소 보급 및 수소 충전소 인프라 기술을 보유한 효성 등 다양한 기업들이 수소사업 본격화를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HTWO'를 출범시킨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1월부터 수소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1년을 미래 성장을 가름 짓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수소연료전지를 HTWO를 바탕으로 다양한 모빌리티와 산업분야의 동력원으로 확대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9월 7일 온라인으로 ‘하이드로젠 웨이브'를 개최하고 ‘수소비전 2040’을 공개했다. 이날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의 대중화를 위해 3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모든 상용차를 수소차로 배치할 방침을 밝혔으며, 또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고도화해 주택, 빌딩, 공장, 발전소 등 일상과 사업 전반으로 수소를 확대해 수소 사회를 구현할 계획이다.

SK그룹 역시 수소사업에 전 계열사의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그룹핵심 역량을 집결해 수소사업의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수소사업추진단’을 설립한 SK 그룹은 수소의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통합운영하고, 수소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회사 투자 및 파트너십을 통한 글로벌 시장공략을 추진전략으로 발표했다.

특히 SK는 SK이노베이션을 통해 부생수소를, SKE&S를 통해 액화수소를 생산하는 등 수소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점진적으로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방향으로 수소사업을 추진해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SK그룹은 현재 1단계 목표인 액화수소 3만톤 생산체제 달성을 위해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수소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 비전’을 발표한 포스코는 2050년까지 그린수소 500만톤 생산체제 완성하고, 수소에너지로 철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제철의 상용화를 통해 국내 최대 수소 생산자이자 수요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린데그룹과 함께 수소인프라 구축하고 있는 효성은 올해 6월 수소 사업비전을 선포하고, 수소의 생산·보급 인프라 구축 및 수소 기술의 국산화를 도모한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등 롯데그룹 화학BU(비즈니스 유닛)은 지난 7월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 'Every Step for H2'를 발표하고, 2030년까지 약 4조 4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수소 밸류체인 구축 및 수소사업 기술 발전을 주도할 것을 선언했다.

국내 16개 수소기업이 국내 수소경제 확산과 수소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발족한 민간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SK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16개 수소기업이 국내 수소경제 확산과 수소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발족한 민간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SK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국내 수소산업은 협력으로 나아가는 중

이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수소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비전대로 수소사업을 활성화하고 수소경제를 완성하는 것은 하나의 기업의 역량만으로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수소 생산, 유통, 활용 등 전 분야에서의 기술적 과제는 물론 수소경제 완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까지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재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들은 경쟁보다 협력을 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9월 출범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하 서밋)’이다. 이는 현대자동차, SK그룹, 포스코 등 3개 그룹의 주도로 총 16개 수소기업이 참여한 민간협의체다. 서밋은 수소 관련 투자 촉진을 위한 투자 초청, 해외 수소 기술 및 파트너 공동 발굴, 수소 관련 정책 제안 및 글로벌 수소 아젠다 주도 등 수소 경제 확산과 수소산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특히 서밋에 참여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 밸류체인 전 분야에 43조 40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이들은 우선 해외 수소 생산, 운송 영역으로 진입해 주도적이고 안정적인 수소 공급망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며, 차세대 수소 기술의 광범위한 센싱 및 수소액화, 수소 액상화, CCU(이산화탄소포집·활용 기술) 등 수소 핵심기술을 조기 확보할 계획이다.

서밋 외에도 기업들의 협력은 계속되고 있다. 서밋이 수소사업 전반에 걸친 민간협의체라면 수소 사업에 있어 몇 가지 공통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협력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10월 롯데케미칼·삼성엔지니어링·포스코 등 3개 사는 지난 10월 ‘국내외 수소사업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는 협약 이전부터 해외 그린수소 도입 분야에서 협업해 온 3개사가 본격적으로 해외의 청정수소 도입과 국내외 수소사업의 개발·투자·운영에 협력하기 위해 맺은 수소 동맹이다.

3개 사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각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자산, 그리고 그간 진행해 오던 수소 관련 성과들을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 국내 수소경제를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3개 사는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국가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그린암모니아로 변환해 국내로 도입하는 기술과 유통 방안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직접 연계한 수전해 스택기술을 목표로 '그린수소 융복합 기술 상호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한국서부발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테크로스(한국서부발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신재생에너지를 직접 연계한 수전해 스택기술을 목표로 '그린수소 융복합 기술 상호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한국서부발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테크로스(한국서부발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수소 협력은 공공부문에서도 진행 중

이외에도 수소경제의 궁극적인 목표인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협력도 계속되고 있다. 수소는 대부분 화합물로 존재하기 때문에 순수한 수소를 얻기 위해선 전기를 통한 분해 단계가 필요하다. 이때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으로 생산된 전력을 사용해 생산된 수소가 바로 그린수소다.

이를 위해 민간기업 뿐만 아니라 발전공기업과 정부 산하 연기기관 등도 함께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서부발전, 테크로스는 재생에너지를 연계해 물을 분해하는 수전해 기술 개발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

또한 한국중부발전은 민·관·산·학·연 10개 기관과 함께 제주 상명풍력단지에서 3MW급 수전해 시스템을 통해 하루 200Kg의 그린수소를 생산·공급하는 ‘그린수소 생산저장활용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1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와 ‘해양에너지 및 해양그린수소 생산기술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파력 발전을 기반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개발 및 사업화에 돌입했다.

이러한 각 기업들의 수소사업 추진과 함께 정부 역시 수소경제 완성에 힘을 보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0월 7일 정부는 인천 청라의 현대모비스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생산공장 투자 예정지에서 ‘수소선도국가 비전’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계획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 청정수소 1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글로벌 수소기업 30개 육성 및 수소 관련 일자리 5만개를 창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30년 수소 사용량을 390만톤으로 늘리고 청정수소 비율을 50%로 높여 수소를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제1의 에너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수소 관련 기업들과도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hdlim@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