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키워드로 읽는 2021년 산업 ④] 채식 시장 확대 나선 유통기업
[환경 키워드로 읽는 2021년 산업 ④] 채식 시장 확대 나선 유통기업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1.12.2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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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저감 위해 ‘대체육’에 주목한 유통사들
대형마트에 등장한 ‘비건존’...축산 매장서 대체육 판매도 
채식지향 상품 적극 확대한 국내 편의점들
카페 프랜차이즈에서도 식물성 제품 접근성 높여

다시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제야의 종소리를 들은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1년이 또 지났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여전한 가운데 기후위기와 지구가열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펜데믹에 위축된 글로벌 경제 활력을 다시 세워야 하는 숙제도 여전합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ESG 경영을 속속 선언하며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재계와 산업계 곳곳에서 버려지는 것을 줄이고 자원순환 효율을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으로 앞선 시대보다 나은 환경 가치를 시도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산업계의 지속가능경영 행보를 5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네 번째 순서는 채식 인구에 주목한 유통기업입니다. [편집자 주]

올해 유통업계는 비거니즘 열풍에 주목하며 관련 식품군 출시에 속도를 냈다. 사진은 축산 매장에 대체육을 등장시킨 이마트. (이마트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유통업계는 비거니즘 열풍에 주목하며 관련 식품군 출시에 속도를 냈다. 사진은 축산 매장에 대체육을 등장시킨 이마트. (이마트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올해 유통업계는 비거니즘 열풍에 주목하며 관련 식품군 출시에 속도를 냈다. 비거니즘은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고 동물 실험 제품, 원료가 들어간 제품도 소비하지 않는 채식주의를 의미한다. 유통업계는 철저한 비건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와 동물복지, 건강과 다이어트 등을 이유로 채식을 즐기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트렌드에 맞춰 지속적인 리뉴얼과 신메뉴 개발을 예고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에서 채식을 실천하는 인구는 2008년 15만 명에서 올해 250만 명으로 10배 증가했다. 과거 채식을 했던 기성세대가 단순히 건강을 고려했다면 최근에는 환경에 대한 신념과 동물보호 등을 이유로 채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채식은 축산업이 야기하는 탄소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자 기후위기를 늦출 실천 방법으로 알려진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5%가 육류 소비를 위해 사육되는 가축을 키우는 과정에서 나온다. 채식이 건강, 동물, 환경, 지구를 살리기 위한 가장 쉽고도 확실한 방법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비건 상품을 출시했다.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의 지난 1년을 ‘채식’ 키워드로 돌아본다.

◇ 대형마트에 등장한 ‘비건존’...축산 매장서 대체육 판매도 

올해 국내 대형마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매장 내에서 비건 상품을 따로 모아 판매하는 ‘비건존’ 또는 ‘채식주의존’으로 불리는 공간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각각의 공간을 조성한 시기는 다르지만 향후 비건 상품 출시를 지속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같다. 

홈플러스는 대체육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매장 내에 ‘비건존’을 조성했고,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도입한 ‘채식주의존’을 보다 확대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비건식당을 입점시킨 이후 올해 비건 PB상품을 개발하는 등 미래 먹거리 상품인 식물성 식품에 보다 과감하게 투자했다. 

먼저 홈플러스는 올해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가 선보인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 상품 4종을 들여오면서 매장 내에 비건존을 새롭게 조성했다. 비건존은 홈플러스 강서점 등 전국 52개 주요 점포에서 운영된다. 언리미트 상품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몰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자사 베이커리 브랜드 ‘몽 블랑제’에서 식물성 재료로만 만든 채식 맞춤형 식빵을 론칭한 데 이어 향후 식물성 식품에 대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8월부터 매장 내에 채식주의존을 도입한 이마트는 올해 운영 점포수를 더욱 확대해 33개 점으로 늘렸다. 이마트 채식주의존에서는 식사 메뉴부터 디저트 제품까지 15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는 대체육을 활용해 만든 상품을 해당 존에서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이마트는 특히 올해 전통적인 육류만 판매했던 축산 매장에 대체육을 등장시키면서 업계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수도권 20개 점 내 축산 매장에서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의 대체육 제품 판매에 나선 것. 다른 대형마트에서 대체육을 비건존이나 가공식품 코너에서 판매하는 것과 대비되는 배치라 눈길을 끌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 같은 결정에는 대체육을 우육이나 돈육과 같은 하나의 축산 품종으로 고려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미국 등 채식문화가 발전하고 대체육이 정착된 나라의 대형마트에서도 축산 매장 내 대체육 비중을 늘리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대체육은 환경적으로 가축을 직접 도축하는 것보다 물을 절약하고 지구온난화를 방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가 올해 약 35% 신장해 15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마트는 다른 대형마트처럼 비건존을 따로 만들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말 잠실점에 비건식당 ‘제로비건’을 입점시켰다. 유동인구가 많은 마트 식당가에 비건식당이 입점한 건 이례적인 사례로 알려진다. 더불어 롯데마트는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순식물성 원료만으로 만든 PB상품인 비건 마요네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엄격한 채식주의자 외에 하루 한 끼 채식을 실천하는 플렉시테리언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대형 유통 매장들도 트렌드를 반영해 공간과 매대를 재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채식지향 상품 적극 확대한 국내 편의점들

골목상권을 책임지고 있는 국내 편의점들도 올해 채식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했다. 사진은 CU에서 선보인 채식주의 시리즈. (BGF리테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골목상권을 책임지고 있는 국내 편의점들도 올해 채식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했다. 사진은 CU에서 선보인 채식주의 시리즈. (BGF리테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골목상권을 책임지고 있는 국내 편의점들도 올해 채식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했다. 비건 뿐만 아니라 헬시플레저 트렌드로 관련 제품 매출은 20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 편의점 매대에서 가장 주목받은 상품 중 하나는 CU가 선보인 식물성 참치 토핑을 올린 간편식들이다. 그동안 대체육을 활용한 제품은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국내 편의점에서 대체해산물로 만든 상품을 출시한 건 처음이라서다. 

CU는 지난달 ‘채식주의 시리즈 4탄’ 상품으로 식물성 참치와 식물성 마요네즈 등을 활용한 채식주의 참치마요 김밥, 삼각김밥, 유부초밥을 선보였다. CU에 따르면 해당 제품 출시 후 오프라인 점포는 물론, 멤버십앱 포켓CU 예약구매 서비스에서도 비건식품이 모든 간편식 카테고리 1위를 석권했다. 이전에 출시했던 채식 상품들이 목적 구매성이 뚜렷한 예약구매에서 좋은 성과를 냈던 것과 달리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인기를 끈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CU는 이에 대해 비건족이 아닌 일반 소비자들의 채식 상품 구매율이 높아진 것으로 추측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비건족이 아니더라도 채식 상품을 구매하는 요인이 보다 다양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GS25도 올해 비건 상품을 큰 폭으로 늘려서 선보였다. 기존 아이스크림에 한정돼 있던 비건 상품을 간편식 등으로 다각화한 것. 관련해 상품 매출도 수직 상승했다. GS25 측은 친환경과 동물복지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난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세븐일레븐도 지속적으로 채식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채식 전문 브랜드 ‘그레인그레잇(Grain Great)’을 론칭하고 시리즈 3종을 선보였다. 콩을 비롯한 다양한 식물성 재료를 혼합한 제품들이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도 채식을 지향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까지 아우르는 콘셉트의 식물성 지향 상품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다. 

◇ 카페 프랜차이즈에서도 식물성 제품 접근성 높여

카페 프랜차이즈에서도 올해 대체육과 식물성 제품에 대한 접근성을 보다 높였다. 사진은 스타벅스가 선보인 오트 밀크 음료. (스타벅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카페 프랜차이즈에서도 올해 대체육과 식물성 제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사진은 스타벅스가 선보인 오트 밀크 음료. (스타벅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카페 프랜차이즈에서도 올해 대체육과 식물성 제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길거리를 지나다가도 식물성 메뉴를 찾기가 쉬워졌다는 얘기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가 지난 2월 식물 기반 푸드 출시를 시작으로 지속가능한 푸드 및 음료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증가하는 대체 식품 수요에 반응해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대폭 강화했다.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식물성 재료로만 맛을 낸 새로운 식물 기반 푸드 4종을 선보인 것. 식물성 대체육을 사용해 고기, 계란, 유제품, 해산물 등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소비자들도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9월에는 자체 개발한 식물 기반 대체 우유인 오트 밀크를 기본 선택 옵션으로 본격 도입했다. 오트 밀크는 스타벅스가 2005년 두유 선택 도입 이후 16년만에 도입한 새로운 식물 기반 음료 베이스다. 가치소비 문화가 확산되고 식물 기반 대체 우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친환경적인 음료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오트 밀크는 출시 한 달만에 20만 잔이 판매됐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식물 기반 디저트와 대체육 활용 샌드위치, 밀박스 등으로 다양한 메뉴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식물성 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다양성을 갖춘 푸드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투썸플레이스도 올해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제품군을 확대했다. 버섯, 콩단백으로 돼지고기 맛을 구현한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옴니미트 샐러드랩을 출시한 데 이어 전국 매장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샐러드 제품을 추가로 출시하는 등 대체육 제품 출시에 공을 들였다. 이와 같이 식물성 제품 출시를 확대한 건 관련 식품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가치소비 니즈와 기존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기 때문이다. 

투썸플레이스 담당자는 “카페 프랜차이즈에서 식물성 단백질 활용 제품을 만날 수 있게 되면서 제품 접근성이 높아진 데 대한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식물성 단백질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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