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과정 평가(LCA·Life Cycle Assesment)
제품의 원료 채취부터 제조, 수송, 사용, 폐기 및 재활용 단계까지
전기차 온실가스 발생 주 요인 '배터리'...재활용 및 재사용 기술 주목

내연기관차가 점차 중단되고 전기차 시대가 오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온실가스 평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요구되고 있다. 단순히 주행 중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아닌 자동차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내연기관차가 점차 중단되고 전기차 시대가 오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온실가스 평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요구되고 있다. 단순히 주행 중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아닌 자동차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자동차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평가하기 위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단순히 주행 중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아닌 자동차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후위기 대응으로 자동차 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지고 있다. 유럽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미국은 2030년부터 신차의 50%를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와 같은 배출량 ‘제로’ 차량을 판매하겠다고 목표했다. 

이와 같은 변화로 현재 전기차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301만 2,579대에 달했다. 특히 국내는 3분기 누적 기준 지난해 3만 6천대에서 7만 1천대로 96% 증가했다.

이와 더불어 전기차가 실제로 온실가스 배출에 기여하는지에 대해 정확히 평가하겠다는 움직임도 보인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2019년 새로운 자동차 환경 규정을 발표하면서 향후 ‘전 과정 평가(LCA)’로 평가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차량 평가 유럽 독립기구 ‘유로 앤캡(Euro NCAP)’은 ‘자동차 환경친화도 평가제도(Green NCAP)’를 통해 2025년부터 연료에 대한 LCA, 2030년부터 차량 전체에 대한 LCA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 과정 평가(LCA · Life Cycle Assesment)’는 무엇일까. LCA는 제품의 원료 채취부터 제조, 수송, 사용, 폐기 및 재활용 단계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평가하고 개선하는 방법이다.

현재 자동차에 대한 환경규제는 주로 주행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연료전환에 집중하고 있는데, LCA를 통해 연료뿐만 아니라 자동차 폐기에서 발생하는 환경영향도 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의 ‘제조 및 폐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에도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가 주행 중 온실가스 배출을 하지 않는 것에 비해 제조 및 폐기 단계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자사 전기차 사용단계를 분석한 결과 경유차는 111gCO2/km인 반면 전기차는 62gCO2/km로 전기차의 배출량이 적지만, LCA를 분석한 결과, 경유차에서 29gCO2/km가 발생한 반면 전기차에서는 57gCO2/km가 발생했다. 이에 폭스바겐은 “배터리 구동 전기차의 대부분의 배기가스는 생산 단계에서 발생한다”라며 “배터리 생산과 복잡한 원료 추출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배출량은 이산화탄소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라고 언급했다.

◇ 전기차 전 과정 평가...배터리 규제가 중요

이에 따라 배터리에서 어떻게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19년 전기차 전 과정 평가(LCA) 관련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가 배터리 제조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휘발유차의 2배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리튬이온배터리의 한 종류인 NMC111의 생산에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전극 생산시 40%가 발생하고, 전지 생산과 알루미늄 제련에서 각 20% 미만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배터리에 대한 LCA가 요구되는 가운데 어떻게 원료를 생산하고 공정할 것인지,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어떻게 다시 재활용 또는 재사용하면서 온실가스를 줄일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커지고 있어 재활용을 통해 제조 및 폐기 단계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배터리를 구성하는 원료인 리튬, 코발트, 니켈 등 금속을 매번 광산에서 캐내며 탄소 배출을 하는 것보다 수명이 다한 배터리에서 원료를 추출해 재활용하는 방법이다.

앞서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대해 유자와 야스타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현행 평가방법에서는 주행시의 CO2 배출량만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는 자동차의 환경부하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라며 “전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유럽 규제 당국이 2023년 도입을 목표로 하는 LCA의 접근이 중요해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hk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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