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대체해산물로 만든 간편식 등장
채식인구 증가에 편의점들 잇따라 채식상품 출시

편의점이 채식 맛집으로 변신하고 있다. 최근 건강과 친환경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비건 식품에 대한 니즈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진은 CU 채식주의 시리즈 예약구매. (BGF리테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편의점이 채식 맛집으로 변신하고 있다. 최근 건강과 친환경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비건 식품에 대한 니즈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진은 CU 채식주의 시리즈를 예약 구매하는 모습. (BGF리테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편의점이 채식 맛집으로 변신하고 있다. 최근 건강과 친환경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비건 식품에 대한 니즈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관련 제품 매출도 큰 폭으로 뛰었다. 비건은 물론 헬시플레저 트렌드로 일반 소비자 반응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 명에서 올해 250만 명으로 증가했으며 간헐적 채식주의자인 플렉시테리언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 편의점에 대체해산물로 만든 간편식 등장

최근에는 편의점 매대에 대체육을 넘어 대체해산물을 활용한 식품까지 등장해 비건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CU가 업계 최초로 선보인 식물성 참치 토핑을 올린 간편식들이다. CU는 지난달 ‘채식주의 시리즈 4탄’ 상품들로 식물성 참치를 활용한 채식주의 참치마요 김밥, 삼각김밥, 유부초밥을 선보였다. 소비자들은 ‘호기심에 먹어봤는데 맛있어서 예약구매했다’는 평을 내놓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기자도 CU에서 내놓은 ‘채식 마요김밥’을 사서 먹어봤다. 식물성 참치와 식물성 마요 소스를 넣어서 만든 김밥은 식감에서나 맛에서나 기존 마요김밥에 뒤처지지 않았다. 부드럽고 산뜻했다. 성분을 보니 콩기름과 두류가공품 등으로 만든 식물성 참치와 대두유와 찰옥수수알파전분 등으로 만든 소이네즈가 들어갔다. CU에 따르면 식물성 참치는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주원료로 100% 식물성 원재료만을 사용해 참치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  

CU는 최근 대체해산물로 만든 제품 출시 후 오프라인 점포 매출은 물론, 멤버십앱 ‘포켓CU’의 예약구매 서비스에서도 비건식품이 삼각김밥, 김밥, 도시락 등 모든 간편식 카테고리 1위를 석권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CU는 “이달 초 포켓CU의 삼각김밥 카테고리 예약구매 판매량 1, 2위를 ‘채식주의 참치마요 삼각김밥’과 ‘채식주의 전주비빔 삼각김밥’이 나란히 차지했다”며 “뒤를 이어 지난 채식주의 시리즈 3탄에서 선보인 ‘언리미트 채식삼각김밥’이 3위를 차지해 TOP3를 모두 채식 콘셉트 상품들이 석권했다”고 설명했다. 

김밥 카테고리에서도 채식주의 마요유부초밥과 마요김밥이 1, 2위를 다퉜다. 모두 100% 식물성 원재료를 사용한 제품들로 일반 참치 김밥의 예약구매 수량을 5.5배나 앞질렀다. 도시락 카테고리에서도 대체육과 채식 소스로 맛을 낸 ‘채식주의 볼 파스타’가 출시 약 2주만에 도시락 카테고리 예약구매 수량 1위를 차지했다.

상품 퀄리티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켓CU를 통해 채식주의 시리즈 상품을 예약구매한 고객 중 88.7%가 동일 시리즈 상품을 재구매했으며 모든 상품 리뷰가 평점 5점 만점을 기록했다.

특히 CU는 채식주의 시리즈 4탄이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을 주목했다. 전작 채식주의 시리즈가 목적 구매성이 뚜렷한 예약구매에서 압도적으로 좋은 매출을 보였던 것과 상반된 양상이라서다. CU가 점포 구매 고객 대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채식주의 시리즈 구매자의 74.1%가 컵라면, 핫바, 치즈, 우유 등 일반 상품을 함께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건족이 아닌 일반 소비자들이 채식 상품에 대한 호기심이나 건강관리 등 다양한 이유로 채식주의 간편식을 구매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김유경 BGF리테일 간편식품팀 MD는 “일부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하기 위해 기획됐던 ‘채식주의 시리즈’ 상품들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맛있고 건강한 상품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비건족과 일반 고객들의 입맛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며, “앞으로도 레시피 개발 노하우와 새로운 비건 트렌드를 결합해 채식 상품의 대중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 채식인구 증가에 편의점들 잇따라 채식상품 출시

상대적으로 비건상품 적었던 편의점들도 비건 상품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채식인구 증가와 비건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전문 브랜드화를 통해 전략적인 상품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 

GS25는 올해 비건 상품을 지난해 대비 5배 더 늘렸다. 기존 아이스크림에 한정돼 있던 비건 상품을 즉석 간편식, 젤리, 셰이크 등으로 다각화한 결과 관련 상품 매출도 수직 상승했다. GS25가 지난 7월까지 분석한 매출 자료에 따르면 비건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8배 상승했다.

정병수 GS리테일 가공기획팀 MD는 “친환경과 동물 복지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는 트렌드를 반영해 다양한 비건 인증 상품을 빠르게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세븐일레븐이 편의점 자체 채식 전문 브랜드 ‘그레인그레잇(Grain Great)’을 론칭하고 삼각김밥, 파스타, 만두 그라탕까지 ‘그레인 시리즈’ 3종을 출시했다. 식품전문기업 올가니카의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브라잇벨리’와의 협업을 통해 공동개발한 상품이다.

‘그레인 소이미트 삼각김밥’은 콩을 비롯한 다양한 식물성재료를 혼합한 비건함박을 사용했고, ‘그레인 라구 파스타’는 비건 함박을 갈아서 만든 비건 라구소스를 듬뿍 담은 파스타에 콩으로 만든 플랜트볼 4개를 넣었다. ‘그레인 만두 그라탕’은 두부, 양파, 양배추, 부추 등으로 맛을 낸 플랜트 왕교자를 사용하고 식물성 모짜렐라향 슈레드 등을 더해 그라탕의 풍미를 완성했다. 

최유미 세븐일레븐 푸드팀장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채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최근 출시한 제품은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가치소비에 관심이 많은 일반소비자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하며 비건 상품이 일반 소비자까지 아우르는 콘셉트를 지니고 있음을 전했다. 

일반식을 섭취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채식 및 비건 식품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도 편의점이 채식 맛집으로 거듭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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