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충전, 편리한 생태계 조성할 것”
글로벌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 통 큰 행보도
기아, 서울대와 온실가스 모니터링 분야 연구협력 협약
쌓여가는 전기차 배터리 문제...ESS 등으로 풀까?

다시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제야의 종소리를 들은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1년이 또 지났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여전한 가운데 기후위기와 지구가열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펜데믹에 위축된 글로벌 경제 활력을 다시 세워야 하는 숙제도 여전합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ESG 경영을 속속 선언하며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재계와 산업계 곳곳에서 버려지는 것을 줄이고 자원순환 효율을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으로 앞선 시대보다 나은 환경 가치를 시도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산업계의 지속가능경영 행보를 5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첫 번째 순서는 전기차 플랫폼 확대에 나선 자동차 기업들입니다. [편집자 주]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전기차나 수소차의 보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친환경 미래차 보급을 늘리려는 정책이 국내는 물론 해외 곳곳에서 이미 시행 중이다. 앞으로는 주유소가 모두 사라지고 차들은 모두 기름을 넣는 대신 배터리를 충전해서 달릴까? 그러려면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내연기관차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에 대한 수요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등으로의 전환에 대해 일방적인 규제보다는 충분히 시간을 두고 꼼꼼하게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는 한편, 전기차 플랫폼 확대를 위해서도 여러 방향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내연기관차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에 대한 수요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등으로의 전환에 대해 일방적인 규제보다는 충분히 시간을 두고 꼼꼼하게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는 한편, 전기차 플랫폼 확대를 위해서도 여러 방향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내연차 엔진개발센터 조직 규모를 축소하고 전동화 위주로 R&D조직을 재편하기도 했다. 국내 주요 자동차 그룹의 지난 1년을 '전기차 플랫폼 확대' 키워드로 돌아본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4월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E-pit’ 개소식을 열고 4월 15일부터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2곳에서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E-pit 충전소는 장거리 운전 고객들의 전기차 충전 편의성을 높이고 국내 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최초 고속도로 휴게소에 구축한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로, 출력량 기준 국내 최고 수준인 350kW급 초고속 충전설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는 전기차 운행 중 방전으로 충전소까지 이동이 어려운 경우 전담 직원이 찾아가 무료로 배터리를 충전해 주는 긴급 출동 서비스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에 아이오닉 5를 투입해 제주도에서 V2V(차량 대 차량) 급속 충전 서비스 시범 운영을 시작하는 등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번 제주도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V2V(차량 대 차량) 서비스 차량을 점진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 중심으로 올해 전기차 관련 주요 소식을 살펴보자.

◇ 현대차 “전기차 충전, 어디서나 편리한 생태계 조성할 것”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1월 18일, “국내 주요 전기차 충전사업자들과 손잡고 충전사업자 연합 네트워크 ‘E-pit Alliance(이피트 얼라이언스)’를 결성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전기차 충전이 어디서나 편리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내 전기차 충전 업계의 양적·질적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결성한다)”라고 밝혔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국내 충전사업자 6개 회사와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운영 중인 초고속 충전 브랜드 ‘E-pit’의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등 기존 E-pit의 충전 플랫폼을 발전시켜 얼라이언스 참여 회사들이 시스템 연동을 통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충전 플랫폼을 구축해 2022년 상반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새로운 E-pit 플랫폼은 E-pit 앱뿐만 아니라, 충전기 운영을 위한 관제 시스템, 충전사업자들의 회원 간 충전 중개를 위한 로밍 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국내 전기차 충전 업계는 각 충전사업자의 독립된 사업 구조로 인해 전기차 고객은 여러 사업자의 충전기를 이용할 때 제각각 회원 가입을 별도로 해야 하는 불편을 겪을 뿐만 아니라, 각 충전사업자는 자체적인 회원 유치 및 플랫폼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현대차그룹은 “플랫폼이 도입되면 전기차 고객은 E-pit 앱을 통한 한 차례의 회원 가입만으로 여러 사업자의 충전기를 동시에 검색하거나 이용할 수 있고, 앱을 통해 편리하게 충전 비용을 지불할 수 있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E-pit 얼라이언스 결성과 E-pit 플랫폼 운영으로 국내 전기차 충전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편리한 충전 서비스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이끌고, 다시 국내 충전 생태계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도심에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를 구축했다. 최대 260kW까지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충전기 4기와 100kW까지 급속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 2기가 설치되어 있다. 현대차는 이곳을 타사 전기차 이용 고객에기도 개방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도심에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를 구축하는 등 관련 플랫폼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세차와 충전 결합한 EV파크 신설

전기차 충전을 더 쉽고 흥미롭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시도도 이어졌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7일 워시홀릭 분당용인 센터(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소재) 내 세차와 충전을 결합한 공간 ‘EV 파크’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EV 파크’는 현대자동차가 세차 전문 기업 워시홀릭과 협업해 만든 공간이다. 현대차는 센터 내 드라잉 존에 100kW급 급속 충전기 4기를 설치해 전기차 고객들이 세차와 충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현대자동차 승용 전기차를 보유한 고객이 ‘EV 파크’를 이용할 경우 특별한 멤버십 혜택도 제공된다. 첫 방문 시 ‘EV 파크 멤버십’에 가입하면 전기 충전 요금 10% 할인, 드라잉 존 무료 이용, 세차 IC 카드 10% 추가 충전, 매장 내 세차 용품 5%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1월 9일까지 아이오닉 5의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운영한다. 이벤트 기간 내 세차장을 방문하는 고객은 캠핑 및 차박 컨셉으로 꾸며진 아이오닉 5 전시 공간을 체험할 수 있으며, 아이오닉 5의 주행 성능과 기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시승 서비스도 신청할 수 있다. 단, 평일을 제외한 금, 토, 일만 운영하며 요일 별 운영시간은 상이하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고객분들의 충전 시간을 보다 가치 있고 긍정적인 경험으로 만들고자 세차와 충전을 결합한 ‘EV 파크’ 운영을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현대차는 이러한 고객 편의시설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고객분들의 충전 경험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글로벌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 통 큰 행보도

소비자를 위한 플랫폼 확장과 더불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행보도 이어졌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9월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 신 산업 단지(KNIC) 내 합작공장 부지에서 배터리셀 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미래 경쟁력 확보의 핵심인 전기차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선두기업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합장공장을 설립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시작으로 전후방 산업의 발전을 통해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생태계가 성공적으로 구축될 것”이라며, “나아가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전기차 시장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현재 권영수 부회장이 CEO)은 “오늘은 배터리 산업의 미래를 열어갈 인도네시아의 첫 차세대 배터리셀 공장이 첫발을 내딛게 된 의미 있는 날”이라고 전제하면서 “이번 합작공장 설립으로 세계 최초의 전기차 통합 서플라이 체인 구축에 한발짝 더 가까워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착공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2023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총 33만㎡의 부지에 건립되며, 2024년 상반기 중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합작공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를 고려해 생산능력을 30기가와트시(GWh)까지 늘릴 수 있도록 준비한다.

◇ 기아, 서울대와 온실가스 모니터링 분야 연구협력 협약

전기차를 온실가스 관측 차량으로 이용해 탄소중립 연구 협력에 기여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기아는 지난 15일 서울대와 ‘온실가스 모니터링 분야 연구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온실가스 모니터링은 국가 탄소중립 현황 분석을 위한 핵심 연구 중 하나로, 모니터링을 통해 얻은 데이터가 탄소중립 정책 실효성 및 이행평가에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당시 기아는 “이번 협력을 통해 온실가스 관측 차량으로 사용될 첫 전용 전기차 EV6 1대와 온실가스 도시 대기 측정소에 설치될 관측기 1기를 서울대에 지원한다”라고 밝혔다. 기아에 따르면 EV6는 주행 시 탄소배출이 없어 온실가스 관측 차량으로 사용할 경우 대기 중 실질적인 온실가스만 측정해 연구의 정확성과 효율성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는 지원받은 연구 인프라를 통해 보다 정밀하고 입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현황 및 배출원을 분석할 예정이며, 나아가 기아와 탄소중립 분야 학술교류, 세미나 공동 개최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탄소중립은 민·관·학이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협력할 때 달성할 수 있는 인류 공동의 가치”라며 “기아는 기업 밸류체인에서 발생하는 탄소 저감에 힘쓸 뿐 아니라 관련한 국가 및 학계 주요 연구를 지원함으로써 실질적인 탄소중립 달성에 진정성 있게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기아는 지난 11월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지속가능한 지구,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지향점으로 삼아 탄소배출 감축 및 상쇄에 나서기로 했다.

기아가 전기차 구매 고객 특화 프로그램 ‘기아 EV 멤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충전 로밍, 카 케어, 라이프 케어, 차량 정비 총 네 가지 분야로 구성된다. (기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아는 앞서 지난 11월 중국 광저우 수출입상품교역회전시관에서 개막한 ‘2021 광저우 국제모터쇼’에서 EV6를 선보인 바 있다. 사진은 기아가 올해 출시한 전기차 구매 고객 특화 프로그램 ‘기아 EV 멤버스’ 홍보용 이미지. (기아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광저우 국제 모터쇼에서 다시 한번 선보인 EV6

기아는 앞서 지난 11월 중국 광저우 수출입상품교역회전시관에서 개막한 ‘2021 광저우 국제모터쇼’에서 EV6를 선보인 바 있다. EV6는 지난 8월 국내에서 출시한 차량으로, 중장기 사업전략 ‘플랜S’에 기반한 차세대 모빌리티 청사진을 제시하는 최초의 전용 전기차다.

당시 기아는 EV6를 국내 언론에 다시 한 번 소개하면서 “지속가능성 의지를 담은 친환경 소재”와 “800V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멀티 충전 시스템” 그리고 “이동하는 에너지 저장장치(ESS) 개념의 V2L”이라고 소개했다.

기아는 내년 말에 EV6와 EV6 GT 모델을 중국에서 출시해 전기차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또한 플랜S 전략에 따라 2026년까지 총 1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주력 브랜드로서 선도적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플랜S전략은 기존 내연기관 위주에서 선제적인 전기차(EV) 사업 체제로의 전환과 동시에, 선택과 집중의 방식으로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혁신 및 수익성 확대를 도모하는 것이 핵심이다.

◇ 쌓여가는 전기차 배터리 문제...ESS 등으로 풀까?

전기차가 늘어나면 폐배터리 처리 문제가 새로운 환경 숙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를 위한 노력도 여러 방면에서 이어지고 있다. 앞서 1월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를 재사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태양광 발전소를 연계한 실증사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한다고 밝혔다. 당시 기준, 국내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에 대한 인허가 규정이 정립되지 않아 추진이 어려웠던 재사용 사업 영역에서 현대차그룹이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 승인을 받음으로써 본격적인 실증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 사례다,

다잇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의 친환경성을 제고하는 것은 물론 태양열, 수력, 풍력, 조력, 지열 등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과 활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로 용도를 다한 배터리 물량이 수년 내 증가할 것으로 예견됨에 따라 배터리의 재활용 및 재사용 사업이 글로벌 친환경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회수 배터리 활용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8년 세계적인 에너지기업인 핀란드의 바르질라(Wartsila) 파트너십 협약을 시작으로 지난해부터 한국수력원자력, 파워로직스, OCI, 한화큐셀 등과 다양한 기술 제휴 및 협약을 맺고 전략적인 사업 전개를 준비해왔다.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인 착수에 나서는 이번 실증사업은 2018년 지어진 현대차 울산공장 내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2MWh급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했다가 외부 전력망에 공급하는 방식의 친환경 발전소 형태로 운영된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을 통해 전기차 친환경성 제고는 물론, 공해가 없는 재생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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