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 횟수·시간 줄여야...액체형 세탁세제 권장
거름망에 걸러진 먼지는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야
미세섬유를 걸러내는 세탁망과 필터 사용도 권장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고 날씨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물과 공기에도 미세플라스틱이 떠 다닌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먼 나라 이야기 같던 환경 문제들이 이미 생활 속 깊숙이 알게 모르게 들어와 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손길과 발길이 닿는 모든 곳에 쓰레기가 남습니다. 어쩐지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라는 시구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서글픈 느낌도 듭니다. 내 손 끝에서 시작되는 일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내가, 내 이웃이 함께 움직인다면 결과도 조금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생활 속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일명 지구를 살리는 생활의 기술입니다. 매주 주말마다 한 가지씩 알려드리겠습니다. 정보를 가져가는 데는 1분이면 충분합니다. 실천하면서 보내는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요. 1분 환경 정보의 의미는 거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쉰 아홉 번째 시간은 ‘미세플라스틱 줄이는 세탁법’입니다. [편집자주]

해양에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 원인 1위는 세탁 폐수의 미세섬유라고 알려진다. 세탁할 때만이라도 몇 가지를 조금 더 신경쓰면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줄일 수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해양에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 원인 1위는 세탁 폐수의 미세섬유라고 알려진다. 세탁할 때만이라도 몇 가지를 조금 더 신경쓰면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줄일 수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해양에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 원인 1위는 무엇일까. 세탁 폐수의 미세섬유라고 알려진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발표한 2017년 미세플라스틱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 미세플라스틱 발생 요인의 35%가 합성섬유 의류 세탁 시 배출되는 미세섬유였다. 옷은 만들어지는 과정못지 않게 입는 과정에서도 계속 환경오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지난해 2월 인천시에서 발표한 인천연안 미세플라스틱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플라스틱 성분은 PE, PP, Polyester, PU, PET, PS 순으로 많이 발견됐다. 한강 담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구역에서는 타 지역 대비 의류 소재인 폴리에스테르 성분이 많이 발견되면서 섬유류 세탁의 영향이 원인으로 추측되기도 했다. 

실제로 패션산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 성분 중 폴리에스테르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문제는 플라스틱 옷을 세탁할 때마다 미세플라스틱이 물에 녹아 강으로, 바다로 유입된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좋은 건 평소 천연섬유로 만들어진 옷을 소비하는 것이다. 합성섬유는 입고 세탁하고 건조할 때마다 섬유가 마모되면서 지속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번 천연섬유로 만든 의류를 구매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세탁할 때만이라도 몇 가지를 조금 더 신경쓰면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먼저 세탁횟수를 줄이는 것이다. 옷을 자주 빨면 그만큼 미세플라스틱도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세탁을 할 때는 세탁기의 4분의 3정도를 채우고, 찬물세탁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세탁시간도 줄여야 한다. 세탁시간을 줄이는 방법에는 추가 헹굼을 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세탁세제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액체형이나 세탁가루를 따뜻한 물에 녹여서 사용할 수 있다. 

세탁 및 건조 후에는 거름망에 걸러진 먼지를 모아서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물에 씻어내 버리면 그대로 하수도로 흘러가니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미세섬유를 걸러내는 세탁망이나 필터 사용도 권장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세탁 폐수로 인한 미세플라스틱 유입을 막기 위한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고 알려진다. 한 예로 프랑스는 세계 최초 ‘낭비방지 및 순환경제법’에 따라 2025년 1월 1일부터 판매되는 모든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 필터 부착을 의무화했다고 한다. 

해외기업들의 변화도 눈에 띈다. 소비자기후행동의 조사에 따르면, 터키의 가전업체 ‘아르첼릭’은 2019년 90%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을 걸러주는 필터가 장착된 세탁기를 출시했다. 스웨덴에서는 세탁기에 부착하는 미세플라스틱 필터링 장치인 ‘플레닛 케어’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사)소비자기후행동은 지난 3일 ‘세탁수 미세플라스틱 저감장치 설치 계획’이라는 주제로 삼성, LG 등 20개 가전업체에 공개 질의를 시작한 바 있다.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원인인 미세 섬유인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에 실질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차경 소비자기후행동 공동대표는 “우리나라도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세탁폐수의 미세플라스틱을 필터링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 가정 내 부착하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며 “국내 가전업체가 소비자에게 환경적 책임을 미루기보다는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저감장치 설치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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