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시멘트산업 중심으로
"철강은 직접배출, 시멘트는 공정배출에서 탄소줄여야"

환경을 둘러싼 많은 이슈와 여러 논란, 그리고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개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목소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줄이고 뭘 더해야 할까요.

인류의 행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의 지난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미 많았습니다.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정부 부처가, 그리고 입법 활동과 정책을 주관하는 많은 기관이 환경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보고서나 회의록 또는 토론 자료를 통해 공개한 환경 관련 이슈와 통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열여덟 번째 보고서는 산업연구원(KIET)가 8월에 발표한 '2050 탄소중립과 제조업이 나아갈 길' 입니다. 이 보고서는 3회차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산업계의 탄소저감 방안이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선 국내 산업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효과적인 대응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산업계의 탄소저감 방안이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선 국내 산업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효과적인 대응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둘러싸고 산업계의 움직임에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구조를 고려해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효과적인 대응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050 탄소중립안’에 따르면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기준 2억 6,050만톤이다. 이는 전체 배출량인 6억 8,630만톤에서 40%를 차지한다. 이에 2050년에는 80%를 감축된 5,110만톤으로 목표를 세웠다.

산업연구원(KIET)은 지난 8월 ‘2050 탄소중립과 제조업이 나아갈 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국내 여건을 고려하면 탄소중립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라며 “국내 제조업의 능동적 대처와 새로운 경쟁력 모색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보고서에 대해 “국내 주력산업인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배출구조 및 특성, 업종별 감축 전략, 지원방안 등을 살펴보고,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산업부문의 추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철강과 시멘트의 온실가스 배출구조 특징과 이들 업종의 탄소중립 추진 방향을 알아본다.

◇ 온실가스 발생 어디서?...철강, 유연탄에서 79%, 시멘트, 공정과정에서 67%

산업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국내 산업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높은 이유를 ‘에너지 집약적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부가가치 기준 우리나라 산업부문 내 ‘제조업’ 비중은 중국(29.3%)에 이어 2위(28.4%)다. 그 밑으로는 독일, 일본, 이탈리아, 미국, 프랑스, 영국 순으로 주요국 대비 국내 제조업 비중이 높다.

우리나라는 2017년 기준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정유’ 순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으며, 전체 산업부문에서 76%를 차지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철강산업’은 제강공정 특성상 쇳물을 녹이기 위해 석탄을 주로 사용한다. 유연탄 사용으로 인한 직접배출이 총배출량의 79%를 차지했다. 그 외 전력 및 LNG 사용으로 간접배출이 17%, 공정과정에서 배출이 4%다.

또한 ‘시멘트산업’은 원료인 석회석이 화학적 변화에 의해 배출되는 공정배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총배출량의 약 67%를 차지했다. 석회석을 분해해 ‘클링커’라는 시멘트 원료를 만드는 과정이다. 그 밖에도 직접배출은 27%이며, 원료의 예열과정과 모양을 변형시키는 소성공정에서 유연탄 등의 ‘화석연료’와 폐합성수지, 폐타이어 등의 ‘대체 연료’가 투입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연구원은 “제조업의 경우 원료로서 소비가 이루어진다”라며 “원료로서 소비되는 화석에너지를 대체하는 문제는 현재로서는 존재하는 기술이 없기에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여 장기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업종별 추진전략...철강은 직접배출, 시멘트는 공정배출

업종별 특성에 맞게 배출량 감축 방안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철강은 직접배출에서, 시멘트는 공정배출에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비중이 가장 높은 철강산업의 저탄소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연구원은 수소기반 전기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철 생산을 위해 철광석과 석탄의 일종인 코크스를 함께 녹여야하는데, 코크스 대신 수소를 대체하자는 의미다. 

하지만 이 기술은 아직 개발 중이다. 연구원은 기술개발의 불확실성 등의 우려로 수소환원제철 외에도 철스크랩 활용을 늘리자고 주장했다. 철스크랩도 철강산업의 주요 원료로써 철광석과 달리 순환자원이며, 전기로에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졌다.

시멘트산업의 경우 석회석을 시멘트로 만드는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에 석회석 대체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연구원은 “시멘트 업계는 2050년 석회석 대체율을 12%까지 올려 원료 대체를 통한 공정배출 감축목표를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석회석의 완전 대체 물질은 없다. 이에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은 슬래그, 애쉬류 등의 비탄산염 원료가 제기되고 있다.

다음 기사에서는 석유화학과 정유업의 배출구조 및 특성과 대책을 알아본다. 

hk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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