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통해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은 수소경제를 선도하고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완성할 기술로 꼽힌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수전해 기술 개발을 위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을 위해 태양광 발전과 그린수소 생산기술을 주목하고 있는 한화솔루션, 폐열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두산, 재생에너지를 직접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을 목표로 하는 한국서부발전 등이 수전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 탄소중립 위해 수전해까지 도모하는 한화솔루션

지난 11월 2일 한화솔루션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확보한 ‘기후변화 대응 기술’을 활용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자체개발 중인 고효율 태양광셀과 수전해 기반의 그린수소 기술을 동원해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한화솔루션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력을 100%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한국형 RE100’에 모든 사업 부문이 단계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화솔루션은 현재 1% 미만인 재생에너지 전력사용 비중을 2030년 21%, 2040년 37%, 2050년 100%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화솔루션은 큐셀 부문이 개발 중인 고효율 태양광 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를 기반으로 한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한화솔루션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으로 물을 전기 분해해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그린수소로 다시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재생에너지 이용에 최적화된 차세대 음이온 교환막(AEM) 방식의 수전해 시스템의 소재/부품 기술을 확보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현재 대용량 시스템 설계 및 제작에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화솔루션은 수전해 분야의 우수인재 확보와 함께 지난 8월 강원도, 한국가스기술공사와 함께 ‘그린수소 실증단지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수전해기반의 그린수소 생산단지 조성에 나고 있다. 해당 협약에 따라 한화솔루션은 2023년 상반기부터 상업 운전을 목표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725㎡ 규모의 부지에 연간 최대 290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전해 설비를 구축해 향후 15년간 인근 수소충전소로 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차세대 수전해 기술인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대용량화·상용화함으로써 세계 그린수소 산업의 선도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폐열활용 수전해 기술 개발 돌입한 두산

두산도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수전해 기술 확보에 나섰다. 지난 12월 6일 두산은 울진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력기술,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미래와도전 등과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실증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울진군의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되는 증기를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고체산화물수전해시스템(SOEC) 기술 개발을 위해 추진됐다. SOEC는 고온 수전해로 폐열 등으로 물을 끓여 발생되는 증기를 전기분해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두산은 SOEC 기술 개발을 담당할 방침이다. 이해원 두산 수소경제추진실장 부사장은 “SOEC 기술은 이미 상용화된 알칼라인 수전해나 고분자전해질 수전해 기술보다 효율이 높다”며 “앞으로 원자력 발전소 외 열병합발전소, 화력발전소, 소각로 등에 SOEC 기술을 적용해 대량의 청정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두산은 향후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이 완료되면 수소 수요지 인근에 SMR을 건설하고, SOEC 기술을 적용해 대량의 수소 생산과 저장·운송 비용 절감을 도모할 방침이다.

◇ 재생에너지 직접 연계형 수전해 개발하는 서부발전과 에기연

한국서부발전(이하 서부발전)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기연)은 수전해 기술울 통한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지난 3월 19일 양 기관은 ‘그린수소 경제성 확보를 위한 수전해 연구개발 착수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이날 양 측은 그린수소의 경제성 확보를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없이 재생에너지 원을 직접 수전해설비와 연계하는 기술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기상의 영향을 받는 재생에너지 발전은 출력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기존 수전해 설비에 바로 적용할 경우 수명단축, 효율 저하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가의 ESS를 적용하지만 이는 수소 생산단가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이에 양 기관은 회의를 통해 수소·산소 분리막 개선과 불안정한 전원 출력을 견디는 고내구성 촉매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지난 9월 28일 서부발전과 에기연은 테크로스와 ‘그린수소 융복합 기술 상호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ESS 없는 그린수소 수전해 기술 개발을 본격화에 나섰다. 해당 업무협약은 지난 3월 회의에서 계획한 수전해 기술을 구체화하기 위한 업무협약으로, 재생에너지와 직접 연계하는 수전해 스택 기술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3개 기관은 그린수소 기술개발, 실증사업 발굴 및 기술이전, 장비 공동활용 및 인력교류, 기술자문 및 기술지원 등에 협력한다. 특히 에기연은 수전해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테크로스가 수전해 설비 제조를 담당한다. 서부발전은 공동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테스트베드를 제공할 방침이다.

서부발전은 에기연과 함께 2022년까지 '재생에너지 직접 연계형 10kW급 수전해 스택'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테크로스와 협력해 250kW급으로 확대·실증할 계획이다. 이후 2025년부터는 대규모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1MW급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연계형 수전해기술이 상용화되면 그린수소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린수소 생산단가도 낮출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외 그린수소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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