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에 ‘거절하기’ 이상이 필요한 이유
배달앱에 ‘거절하기’ 이상이 필요한 이유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1.12.09 17:5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달의민족 ‘기본 반찬 선택’ 기능 도입
강요 아닌 선택 되어야 하는 일회용품
‘일회용품’ 줄이는 전략 확대해야

 

배달의민족이 이르면 연내 배달앱에 ‘기본 반찬 선택’ 기능을 도입한다. (우아한형제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배달의민족이 이르면 연내 배달앱에 ‘기본 반찬 선택’ 기능을 도입한다. (우아한형제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앞으로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안 먹는 기본 반찬은 거절할 수 있게 된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이르면 연내 배달앱 배달의민족에 ‘기본 반찬 선택’ 기능을 도입한다. 배달음식과 같이 제공돼 온 김치, 깍두기, 단무지 등 기본 반찬은 포장도 뜯지 않고 그대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아서 음식물 쓰레기는 물론 포장 쓰레기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특히 먹지도 않는 음식물을 그냥 버림으로써 발생하는 자원낭비 문제가 심각하다. 환경부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일평균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1만4314톤이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 3월 출간한 ‘Food Waste 2021’에서는 한국인의 1인 평균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연간 71kg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실제 배민 이용자들에게도 먹지 않는 반찬 처리는 큰 부담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우아한형제들이 소셜벤처 지원기관 루트임팩트와 진행한 이용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먹지 않는 반찬이 아깝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87.1%로 나타났다. 음식 주문 시 기본적으로 같이 오는 반찬을 남기다 보니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곤혹스러웠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자 역시 같은 경험이 있다. 음식을 배달시켰는데 생각하지도 않았던 단무지나 깍두기가 같이 와서 쓰레기가 많아지는 경험 말이다. 음식물 쓰레기도 문제지만 작은 반찬통과 소스통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문제도 있다. 한 번은 반찬을 빼달라고 요청했는데도 미리 세팅해둔대로 배달된 것인지 기본 반찬이 같이 와 불편했던 기억도 있다. 

◇ 강요 아닌 선택 되어야 하는 일회용품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이와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11월 30일 환경부, 사단법인 자원순환사회연대와 ‘음식배달 1회용품 및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앱 내에 소비자가 기본 반찬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협약에 따라 배달용기 경량화 및 일회용품 사용문화 개선을 위한 캠페인도 추진될 예정이다. 

안 먹는 기본 반찬 안 받기가 정착되면 음식물 쓰레기 감량 효과뿐만 아니라 작은 플라스틱 사용량이 줄어드는 등 국가온실가스감축(NDC) 및 환경·경제적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기본 반찬 거절 기능이 활성화되면 일회용품과 식재료를 약 30%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배민은 이번 ‘기본 반찬 안 받기’ 기능 도입 전 지난 9월 배달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약 한 달간 ‘먹지 않는 기본 반찬 안받기’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배달음식 주문 시 요청사항에 ‘#반찬안받기’ 해시태그와 함께 안 먹는 반찬을 적으면 됐다. 이에 약 1만8000여 명이 반찬을 받지 않고 배달주문을 했다. 

기본 반찬 안 받기 캠페인에 참여한 서울 노원의 한 덮밥집 대표는 “기본 반찬 안 받기 기능 도입 후 플라스틱 용기와 반찬 재료를 30% 줄일 수 있었다”며 “강요가 아닌 선택이라 좋았다는 고객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관련한 이용자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제주 퓨전일식집을 운영하는 김태환 대표는 “많은 고객들이 환경을 생각하는 가게라며 좋은 평가를 해줬다”며 “고객과 가게가 함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일회용품’ 줄이는 전략 확대해야

앞서 배달의민족은 지난 2019년 4월 업계 최초로 ‘1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을 앱 내에 도입한 바 있다. 올해 6월부터는 요기요, 쿠팡이츠와 함께 ‘일회용 수저포크 안 받기’를 기본값으로 적용, 필요 시에만 일회용 수저포크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일회용품을 받지 않는 비율이 지난해 6월 15.8%에서 올 6월 73%로 증가했다. 일회용품 없는 상태가 기본값일 때의 효과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일회용 수저나 포크뿐만 아니라 배달용기에서도 일회용품 없는 상태가 기본값으로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음식 배달시장 규모가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배달앱 차원에서 다회용기를 적극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해 ‘배달어택’ 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단순히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자는 의도뿐만 아니라 배달시장이 커지면서 재활용품의 상태가 나빠지는 것에 대한 염려도 깔려 있다. 일반적으로 배달음식을 시켜먹은 후 배달용기에 묻은 음식물이나 양념을 깨끗하게 씻지 않고 분리배출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물질이 묻어있거나 오염이 심한 플라스틱이나 비닐은 재활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른 깨끗한 재활용품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일회용품은 늘어나는데 재활용은 되지 않아 이중고가 생기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 중 가장 골칫거리가 배달용기가 될 것”이라며 “일회용 배달용기를 다회용기로 전환시키는 노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현실적으로 일회용기를 줄이고 다회용기 사용 시스템을 만들려면 다회용기 대여·세척산업이 활성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배달앱 업체들의 적극적인 투자다. 

물론 배달용기와 관련한 노력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아한형제들 종합 식자재 서비스 배민상회에서는 생분해 되는 종이 용기와 재활용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용기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플라스틱 배달용기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강훈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아산시, 폐기물 재활용 스타트업 수퍼빈과 함께 ‘배달음식 포장용기 순환체계 구축’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관련해 지난 9월부터 12월까지 아산시 2개 지역에 배달음식 포장용기 전용 순환자원 회수로봇 ‘네프론’ 20대를 설치 중이다. 회수된 플라스틱 배달용기는 수퍼빈에서 플레이크로 가공, 팰릿화해 부가가치가 높은 소재로 가공하는 공정을 연구 개발한다.

우아한형제들은 “폴리프로필렌(PP)은 국내 합성수지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최대 단일 생산품목임에도 자원순환 체계가 확립되지 않았다”며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PP 소재 플라스틱에 대해서도 수거 후 부가가치를 확보하는 방안이 시도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key@greenpost.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