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에너지전환 기반은 '사회적 수용성'
일본, 화석에너지↓, 재생에너지ㆍ원전↑

환경을 둘러싼 많은 이슈와 여러 논란, 그리고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개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목소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줄이고 뭘 더해야 할까요.

인류의 행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의 지난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미 많았습니다.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정부 부처가, 그리고 입법 활동과 정책을 주관하는 많은 기관이 환경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보고서나 회의록 또는 토론 자료를 통해 공개한 환경 관련 이슈와 통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열 일곱번째 보고서는 에너지경제연구원(KEEI)이 2019년 12월에 발표한 '주요국의 에너지전환(Energy Transition) 추진성과와 과제' 입니다. 이 보고서는 2회차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향해 가는 방향에서 원자력발전에 대한 각국의 의견이 나뉘고 있다.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들이 탄소감축을 위해 원전을 다시 활용하겠다며 나서고 있다. 반면 국내에선 탈원전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최근 원전을 사용하자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환경단체에서는 원전은 탄소중립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에너지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에너지전환 선진국인 프랑스는 정책을 제정하기 앞서 사회적 논의를 강조했다. 한편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겪은 일본도 원전 재가동을 위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에너지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에너지전환 선진국인 프랑스는 정책을 제정하기 앞서 사회적 논의를 강조했다. 한편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겪은 일본도 원전 재가동을 위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프랑스와 독일, 영국, 일본 등 에너지전환 선도국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화석에너지 에너지시스템에서 ‘저탄소 및 청정 에너지시스템’으로 에너지전환을 목표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KEEI)은 최근 ‘주요국의 에너지전환(Energy Transition) 추진성과와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에너지전환 선도국의 추진성과를 분석하고, 향후 우리나라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지향할 방향을 연구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에너지전환 선도국들이 화석에너지의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원전 의존도 확대 및 축소 등의 정책을 내세운다고 언급했다. 보고서에 등장한 프랑스와 일본의 에너지 전환정책을 알아본다.

◇ 프랑스, 에너지전환 기반은 '사회적 수용성'

프랑스 에너지전환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형성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프랑스는 2012~2013년에 ‘국민대토론회’를 거쳐 2050년까지 온실가스배출량을 1990년 대비 4분의 1이하로 줄이자는 ‘에너지전환법(2015)’을 제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에너지계획(PPE) 1기(2016~2018)와 2기(2019~2023)도 설정했다. PPE 1기에 목표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40% 감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화석연료와 원전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방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1차에너지 소비량은 2012년 대비 2030년까지 30%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30년까지 40% 확대했다. 또한 당시 70%가 넘는 원전의존도를 2025년까지 50%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했다. 

하지만 PPE 1기에 대한 성과는 낮았다고 평가됐다. 보고서는 시민사회가 일으킨 ‘노란조끼시위’를 언급하며 목표 달성에 ‘사회적 수용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노란조끼시위는 2018년 프랑스가 수송부문에서 탄소세 도입을 추진하면서 연료가격 상승에 따른 대규모 시위다. 보고서는 “정부의 전환정책 수단이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노란조끼시위 등으로 표출되었다”라고 밝혔다.

이후 프랑스는 제2차 장기에너지계획을 발표하며 더욱 강화된 에너지전환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기후와 에너지에 관한 법안(2019)’이 제정됐다. 

법안에 따르면 1차 에너지소비량 감축이 2030년까지 30%에서 40%로 강화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의 1차 에너지소비는 2010년 이전 0.8% 증가추세에서 이후 2018년까지 연평균 0.9% 속도로 감소추세로 바뀌었다.
 
또한 원전 비중은 2025년까지 50% 감축 목표에서 2035년으로 늦추면서 급격한 변화를 완화시켰다. 보고서는 “프랑스의 에너지 전환정책의 당면과제는 에너지소비 감축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및 원전의존도 축소를 달성할 수 있는 정책대안 발굴과 사회적 수용성 확보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이후 에너지 시장 변화는?

일본은 최근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13년 대비 26% 감축에서 46% 감축으로 대폭 상향했다. 일본은 ‘에너지정책기본법’에 따라 ‘4차 및 5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세웠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팔사고 이후 에너지 자급률이 떨어지면서 에너지수급의 안정화를 위한 계획을 반영했다.

이에 에너지 공급안정성 확보(Energy Security), 에너지효율 증진(Economic Efficiency), 친환경(Environment) 및 에너지안전성 제고(Safety) 등 ‘3E+S’를 에너지정책의 핵심 정책기조로 삼았다.

특히 제5차 에너지기본계획(2018)을 통해 일본은 2050년 ‘탈탄소화 및 에너지전환’ 방향을 제시했다. 일본은 재생에너지 확대 및 원전 재가동을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는 2016년 기준 14.5%에서 2030년까지 22~24%로 확대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후쿠시마 사태 이후 전면 가동 중단되었던 원전을 점차 재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후쿠시마 사태 이후 원전 가동률이 2013년도에 6%까지 떨어졌다. 이후 2018년 11.7%로 상승했지만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일본은 원전 안전성을 확보해 에너지자급률을 2030년까지 20%대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일본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확대를 통해 화석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자립도를 높이는 목표를 밝혔다. 일본은 원전 안전성을 확보해 에너지자급률을 2030년까지 20%대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화석에너지 의존도는 2010년 80.6%에서 후쿠시마 사태 이후 2016년 92.5%, 이후 2018년에 88.9%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의존도를 나타낸다.

보고서는 “일본은 과도한 화석에너지 의존도 축소와 에너지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 원전 재가동이 필수적인 요건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원전 재가동과 관련된 사회적 합의 도출이라는 당면과제에 봉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기사는에서는주요국의 에너지 전환정책의 시사점 및 국내 정책 방향을 알아본다.

hkoh@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