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재해 16배수...환경·안전분야 눈에 띄는 성과
환경오염물질 줄이고 에너지 사용 절감
1969년부터 전문경영인 도입...투명한 지배구조

산업계 전반에 걸쳐 ESG 바람이 붑니다. 제품과 서비스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경제적인 이익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사회 발전에도 공헌하며 투명한 지배구조를 통해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기업을 경영하겠다는 움직임입니다.

이런 흐름은 제약·바이오 업계도 예외가 아닙니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 발전이라는 글로벌 흐름에 맞춰 ESG경영 활동을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면서 경제와 사회 전반에도 두루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행보입니다. 그린포스트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ESG 경영 사례를 7차례에 걸쳐 소개합니다.

세 번째 순서는 사회공헌과 녹색경영 활동에 적극적인 유한양행 입니다 [편집자 주]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들이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유한양행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백년기업’을 눈앞에 둔 유한양행은 사회공헌과 투명한 지배구조, 그리고 환경경영을 통해 ESG실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들이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 (유한양행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백년기업’을 눈앞에 둔 유한양행은 사회공헌과 투명한 지배구조, 그리고 환경경영을 통해 ESG실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한양행은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업 인증을 받은 바 있고, ESG가 기업 경영의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기 훨씬 이전부터 ‘투명한 지배구조’ 부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1926년 설립돼 장수의약품 ‘안티푸라민’ 등을 통해 국내 대표 제약사 중 한 곳으로 성장한 유한양행은 ‘기업의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의 것’이라는 이념을 적극 실천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유한양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 기업이념 3가지를 소개한다. 이들은 우수 의약품 생산으로 국민 건강향상에 기여하고, 성실한 납세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며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을 통해 사회복지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은 자사 홈페이지 CEO 메시지를 통해 “유한의 사회공헌시스템, 지배구조, 전문경영인 제도는 일반 기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범적이고 이상적인 기업형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한은 국내 1위 제약사, 국내에서 존경받는 기업을 넘어 혁신적 신약개발을 통한 글로벌 제약사로의 새로운 도약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지난 2004년부터 발표한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조사 결과 ‘산업별 존경받는 기업’ 제약부문 1위를 차지했다. 산업별 조사에서 18년 연속 1위다. 유한양행은 최근 국내 시가총액 기준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매경·지속가능발전소 ESG평가’에서 기업 통합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 무재해 16배수...환경·안전분야 눈에 띄는 성과

유한양행은 환경·안전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6월, ‘2017년 녹색기업 대상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당시 유한양행은 “환경경영 시스템 구축, 자원·에너지 절약, 온실가스·환경오염물질 저감, 사회·윤리적 책임 이행 등 다양한 분야의 환경경영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 받았다”라고 밝혔다.

올해 7월에는 오창공장이 무재해 16배수(1배수 95만 2000시간)을 달성했다. 무재해 16배수 달성은 3—인 이상 제약회사로서는 최초다. 유한양행은 지난 1999년부터 무재해 운동을 시작해 발표일(22년. 8190일) 기준 동안 단 한건의 산업재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유한양행은 오창공장에 대해 “임직원의 안전보건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방침을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45001)을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이들은 무재해 성과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호 ESG 평가에서도 200대 상장기업 중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당시 유한양행은 “무재해 운영에 있어 배수 달성이 목표가 아닌 임직원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노·사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업 홈페이지 CSR메뉴를 통해 환경·안전경영 관련 내용을 알리고 있다. 유한양행은 오창공장 환경경영시스템에 대해 “지속적인 오염물질 감축 및 청정생산체제 구축, 자원의 재활용 등을 주요 환경경영 이슈로 삼아 기업활동과 환경의 조화를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부서별 환경경영을 위한 목표수립 및 지속적 개선을 실시하고 환경경영시스템의 적합성 및 환경목표 달성도 평가를 통해 환경경영활동을 조직 전반에서 수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유한양행은 홈페이지에서 “임직원들은 저탄소사회 구현에 앞장서기 위해 자발적인 온실가스 저감활동을 실천하고 있으며, 사업장에 대한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공유해 저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함으로서 기후변화 대응 및 녹색성장을 위한 경영활동을 실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 환경오염물질 줄이고 에너지 사용 절감

녹색기업 관련 내용도 공개했다. 유한양행은 2009년 환경부가 지정한 녹색기업으로 인증 받았다. 이에 대해 이들은 “사업장의 환경오염물질 저감과 자원 및 에너지 절감을 통한 환경경영체제를 구축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규제 중심적인 환경정책에서 벗어나 스스로 사업장의 환경성을 평가하고 개선계획을 실행해 자율적인 환경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환경오염물질 배출농도를 법 기준 20% 이내로 관리하며 방지 시설에 대한 관리와 사전점검을 통해 환경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녹색기업 간담회 및 환경 정책토론회 참여, 녹색기업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 등 다양한 기관과 지역사회의 녹색경영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녹색경영활동 세부 내용도 소개돼있다. 유한양행은 금강 유역 미호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금강유역 주변 기업체, 금강유역환경청과 협약을 체결해 도랑 살리기 및 가꾸기에 참여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과 계룡산 국립공원 자연환경 보전과 쾌적한 공원 환경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안전보건경영 관련 내용도 살펴보자. 유한양행은 분기별 1회 이상 산업안전보건 위원회를 실시해 노사가 함께 심의·의결을 통해 작업자의 위험 또는 건강 장애를 예방한다. 각 부서별 관리감독자들에게는 연간 16시간 이상 안전교육을 실시해 안전직무능력을 키운다. 공사업체 작업 시 안전교육 및 안전점검을 통해 위험요인을 제거한다. 이와 더불어 작업장의 시설·설비를 개선하고 연간 2회 작업환경을 측정해 쾌적한 환경 조성에도 힘쓴다.

유한양행 본사/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은 ESG가 기업 경영의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기 훨씬 이전부터 ‘투명한 지배구조’ 부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온 기업이다. (유한양행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1969년부터 전문경영인 도입...투명한 지배구조

유한양행은 ESG가 기업 경영의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기 훨씬 이전부터 ‘투명한 지배구조’ 부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온 기업이다.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박사는 1969년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혈연관계가 없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겼다. 전문경영인 제도를 도입한 국내 첫 사례로 유일한 박사는 가족들을 모두 유한양행에서 해고하고 주식도 처분해 경영에 간섭하지 못하게 했다.

유일한 박사는 “이윤의 추구는 기업성장을 위한 필수 선행 조건이지만 기업가 개인의 부귀영화를 위한 수단이 될 수는 없다”라는 어록을 남긴 바 있다. 아울러 “기업과 개인적 정실(情實-비록 그것이 가족의 경우라도)은 엄격히 구별되어야 한다. 그것은 기업을 키우는 지름길이요, 또한 기업을 보존하는 길이기도 하다”라는 말도 남겼다.

실제로 수년 전 국내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유한양행 창업주 일가를 취재하기 위해 기업측에 연락처를 문의했는데, 당시 유한양행측이 “회사와 관계한 지 오래되어 창업주 후손들의 연락처와 사는 곳 등을 모른다”고 답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실제로 유한양행 CEO들은 기업에서 오래 몸담으며 잔뼈가 굵어온 인물들이 많다.

올해 3월 22대 대표이사로 선임된 조욱제 사장도 1987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병원지점장, ETC영업부장, 마케팅 담당, 약품사업본부장 및 경영관리본부장, 총괄 부사장을 두루 역임했다. 전임 이정희 사장도 1978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병원영업부와 유통사업부 등을 두루 거친 ‘최장수 영업맨’이었다.

유한양행은 사회공헌과 투명한 지배구조, 그리고 환경경영의 적극적인 실천 앞세워 ESG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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