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그린수소의 핵심기술... 수전해
유럽·미국에서 집중 개발되고 있는 재생에너지 활용 수전해 기술
우리나라 수전해 기술 초기단계, 기술격차 줄이기 집중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탄소중립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는 수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석유를 중심으로 한 화석에너지 시대에서 수소를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믹스 시대로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은 탄화수소 계열의 화석연료(천연가스, 석유 등)를 촉매반응으로 개질해 순수한 수소를 생산하는 개질 수소 방식과 제철·석유화학 공정과정에서 화학반응에 의해 부수적으로 생성되는 부생수소를 얻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소 생산 방식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소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에너지원이 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에 많은 국가와 연구기관들은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생산되는 수소인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청정 수소를 얻기 위한 기술로는 어떤 기술들이 있고, 어떻게 연구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순서는 신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하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기술과 동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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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개선과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주목받고 있는 수소. 하지만 청정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위기 개선과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주목받고 있는 수소. 하지만 청정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무한하고 청정한 에너지로 불리는 수소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아직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없이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기술 개발 단계에 머물러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물을 분해하는 수전해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잉여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Power to gas' 프로젝트를 비롯해 다양한 수전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부터 정부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는 투자 강화와 협업을 통해 수전해 기술 격차를 줄이고, 강원도 동해와 새만금 지역에 구축될 수전해 실증단지를 통해 수전해 기술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 생산 방식에 따라 정해지는 수소...목표는 '그린'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하며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물에도 포함된 원자인 수소는 고갈될 우려나 지역 편중이 없는 무한한 에너지다. 뿐만 아니라 연소과정에서 산소와 결합해 물만 배출하기 때문에 무해하기까지 하다.

문제는 지구상에 수소가 순수한 상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공기 중에 존재하는 0.00005%의 수소 외 나머지는 산소와 결합해 물로 존재하거나 탄화수소 등의 화합물의 형태로 존재한다. 결국 수소를 얻기 위해서는 화합물에서 수소를 분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방식에 따라 수소의 색깔이 정해진다. 

현재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은 수소와 탄소로 구성된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천연가스 개질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7000만톤의 수소가 생산되는데, 그중 3/4 가량이 천연가스에서 추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개질 수소는 천연가스 주성분인 매탄을 고온·고압의 수중기와 반응시켜 수소를 추출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부산물로 발생한다.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개질수소는 그레이 수소로 불리고 있다.

개질 수소 다음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방식은 제철·석유화학 공정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생성되는 부생수소다. 나프타를 전환하는 개질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는 폐가스를 활용하기 때문에 추가 설비 없이 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그러나 부산물로 발생하는 만큼 생산량에 한계가 있고, 나프타 공정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소인 만큼 탄소배출 문제에 있어 자유롭지 못하다. 부생수소 역시 그레이 수소로 분류하고 있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은 전기로 물을 분해해하는 수전해 방식이다. 물에 전기를 가하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는데 이를 통해 고순도의 수소를 얻을 수 있다. 수전해 방식 역시 어떤 전력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3가지 정도로 분류되는데, 기존 전력을 사용할 경우 발전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때문에 옐로우 수소, 원자력 발전을 활용한 전력을 사용할 경우 적색 수소로 분류한다.

유일하게 탄소배출이 없는 수소 생산법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으로 물을 분해하는 방식이다. 수전해에 필요한 전력 생산과정은 물론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방식으로, 이 방법으로 생산된 수소를 ‘그린 수소’로 부른다.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 에너지믹스 전환에 있어 궁극적인 목표는 그린 수소다. 그러나 그린수소는 아직까지 생산비용이 높고, 수전해 기술이 개발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단점이 존재하고 있다.

새만금 지역의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기술을 통해 새만금 지역을 그린수소 생산 허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정부. 사진은 지난 1월 27개 민관공이 협력한 '새만금 그린수소 생산협력지구 업무협약'(새만금개발청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새만금 지역의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기술을 통해 새만금 지역을 그린수소 생산 허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정부. 사진은 지난 1월 27개 민관공이 협력한 '새만금 그린수소 생산협력지구 업무협약'(새만금개발청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주목받는 수전해, 기술 격차 줄이기 나선 정부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이 그린수소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표한 ‘수소생산’ 주제의 기술동향 브리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 보급에 따른 계통안정화 및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다수의 ‘Power to gas(PtG)’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PtG 기술은 미활용 재생에너지 전력을 수전해로 활용해 수소를 생산한 후 생성된 수소를 저장하거나 다른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2019년 기준으로 94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원이 풍부한 유럽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또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알칼리 전해액을 사용해 물을 수소 양이온(H+)과 수산화 음이온(OH-)으로 분리하는 ‘알칼라인 수전해’, 이온전도성 고분자 전해질막을 전해질로 이용하는 ‘고분자전해질 수전해’, 고체산화물 전해질을 이용해 800℃ 이상의 고온 수증기를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고체산화물 수전해’ 등 다양한 수전해 기술 개발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수전해 기술 개발을 위한 움직임은 국내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9년부터 산학연이 참여해 PtG 기술에 대한 정부 R&D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재생에너지 장주기 저장 및 전환을 위한 PtG개발 사업’에 한국전력, 한국동서발전, 한국중부발전, 두산, 지필로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고등기술연구원, 한양대 등 19개 산학연이 참여로 이뤄진 해당 사업은 2022년까지 2MW급 수전해 수소 생산 저장을 위한 200Nm3/h급 알칼라인 수전해 단일 스택 제작, 400Nm3/h급 하이브리드 수전해 시스템 설계 및 제작, 액상화합물 수소 저장, 암모니아 차세대 수소저장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수소에너지혁신기술 개발’ R&D 사업을 통해 2019년부터 ‘재생에너지 연계형 알칼라인 수전해 핵심기술 개발 연구단’과 ‘고분자전해질 수전해 핵심원천기술개발 연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해당 연구단을 통해 2023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알칼라인 수전해 원천기술 확보와 수전해 촉매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KISTEP은 전세계 수전해 수소 시장이 연평균 20.3% 성장해 2024년 176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2018년 10MW 규모에 불과하던 전세계 수전해 설비는 2023년 1433MW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국내 수전해 산업은 재생에너지 전력보급 및 투자 미흡과 기업의 낮은 관심으로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KISTEP은 2019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투자로 인해 기술 격차가 줄어들고 있고, 2022년 강원도 동해에 구축될 2MW 수전해 실증단지와 2027년 새만금지역에 구축될 100MW급 수전해 설비 설치 등을 통해 수전해 기술력이 지속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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