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주산지 북상...남한 대부분 지역 기후가 바뀐다?
사과 재배가능지 급감...감귤 재배가능지는 지속 증가

환경의 사전적(표준국어대사전) 의미는 ‘생물에게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 또는 ‘생활하는 주위의 상태’입니다. 쉽게 말하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바로 나의 환경이라는 의미겠지요.

저널리스트 겸 논픽션 작가 율라 비스는 자신의 저서 <면역에 관하여>에서 ‘우리 모두는 서로의 환경’이라고 말했습니다. 꼭 그 구절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이 책은 뉴욕 타임스와 시카고 트리뷴 등에서 출간 당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고 빌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가 추천 도서로 선정했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누구의 환경인가요?

주변의 모든 것과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환경이라면, 인류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물건 역시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24시간 우리 곁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며 환경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는 생활 속 제품들을 소개합니다.

30번째는 감귤과 사과로 살펴보는 기후위기입니다. 날씨가 달라져 작물지도 역시 바뀌었다는 내용입니다. [편집자 주]

우리나라 작물 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1980년대 전국에 걸쳐있던 사과 재배지가 충남 일부, 충북, 경북지역으로 재배면적이 집중됐다. 감귤은 197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제주도에 재배면적이 집중됐으나 2000년대부터는 경기도 이천(1.0ha), 충남 천안(1.0ha) 등에서도 일부 재배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달라진 날씨 영향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우리나라 작물 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1980년대 전국에 걸쳐있던 사과 재배지가 충남 일부, 충북, 경북지역으로 재배면적이 집중됐다. 감귤은 197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제주도에 재배면적이 집중됐으나 2000년대부터는 경기도 이천(1.0ha), 충남 천안(1.0ha) 등에서도 일부 재배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달라진 날씨 영향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우리나라 작물 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1980년대 전국에 걸쳐있던 사과 재배지가 충남 일부, 충북, 경북지역으로 재배면적이 집중됐다. 감귤은 197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제주도에 재배면적이 집중됐으나 2000년대부터는 경기도 이천(1.0ha), 충남 천안(1.0ha) 등에서도 일부 재배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달라진 날씨 영향이다.

통계청이 지난 2018년 발표한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현황’ 자료에 따르면 1850년대부터 경제 및 인구 성장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지구 온난화가 심화되어 왔으며, 1880년~2012년(133년)까지 전 지구 평균기온이 0.85℃ 상승했다. 이와 더불어 세계 곳곳에서 폭염, 온난화, 극한 강수 현상 등 이상기후의 발생 빈도와 지속 기간이 21세기 전반에 걸쳐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 주변 기온 상승은 전 세계에 비해 최근 30년의 경우 약 1.5배 높게 상승했다.

당시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전 지구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로 높은 가운데, 우리나라 2016년 연평균기온도 13.6℃도로 평년(12.5℃)보다 1.1℃ 높아 1973년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이후 2018년 여름에도 기록적인 무더위가 찾아왔고 올해 7월도 매우 더웠다. 그런데, 달라지는 날씨가 감귤이나 사과와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 농작물 주산지 북상...남한 대부분 지역 기후가 바뀐다?

당시 통계청은 “기온상승으로 주요 농작물의 주산지가 남부지방에서 충북, 강원 지역 등으로 북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1973년과 2017년의 연평균기온 증감을 권역별로 살펴보면, 제주권이 1.14℃ 상승했고 수도권 0.91℃, 강원권 0.90℃ 순으로 기온이 올랐다.

이와 더불어 통계청은 “강원도 산간을 제외한 남한 대부분 지역이 21세기 후반기에 아열대 기후로 변경되고, 주요 농작물 재배가능지가 북상할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사과, 복숭아, 포도, 인삼 등은 재배가능지가 점차 감소할 전망이고 감귤, 단감 등은 재배한계선이 상승하여 재배가능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작물별 재배가능지 변동 예측은 기후변화 시나리오(RCP8.5)에 따른 주요 작물별 재배가능지 변동 예측 자료(2015년, 농촌진흥청)에 따른 것이라고 통계청은 밝혔다.

사과 사례를 보자. 지난 1980년에는 전국에 걸쳐 사과재배지가 형성되어 있었으나, 1995년 이후 충남 일부, 충북, 경북지역으로 재배면적이 집중됐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과거 사과의 주산지인 대구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경산,영천,경주등)의 재배면적이 감소했고 경북(청송,안동,영주등)·충북(충주,제천등)·충남(예산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위도 36~37°사이) 재배면적이 집중되어 있다. 아울러 강원(정선,영월,양구등) 산간지역까지 확산됐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총 재배 가능지는 모두 급감하여 21세기말 강원도 일부 재배가능 전망”이라고 내다보았다. 미래의 재배적지 급감으로 실제 사과 재배면적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통계청이 지난 2018년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현황 분석'을 통해 밝힌 주산지 이동 지도. (그래픽 :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통계청이 지난 2018년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현황 분석'을 통해 밝힌 주산지 이동 지도. (그래픽 :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 사과 재배가능지 급감...감귤 재배가능지는 지속 증가

제주도 대표 작물로 인식되는 감귤은 어떨까. 당시 자료에 따르면 감귤은 197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제주도에 재배면적이 집중되었으며, 경남 및 전남에서는 1980년까지는 일부 재배하고 있었으나 1990년대부터 감소 추세다. 이후 2000년대부터는 경기도 이천(1.0ha), 충남 천안(1.0ha) 등에서도 일부 재배하고 있다.

통계청은 “감귤의 기후학적 총 재배 가능지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보았다. 남해안 일대로 재배한계선이 상승하고 강원도 해안·제주도 중산간도 재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통계청은 “국민대표 과일인 사과, 복숭아, 포도 등의 재배가능지는 감소될 것으로 보이나, 아열대 기후에 적합한 감귤, 단감 등은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주산지 변화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농림어업총조사 조사결과와 더불어 기상청, 농촌진흥청, 농림축산식품부와 같은 유관기관의 자료를 연계하여 더욱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정책과 연계해 RCP 시나리오별 기후변화 전망을 제시하고, 농식품부는 이상기상 등 자연재해로 인한 농업 분야 피해예방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한 농업재해 종합대책수립 추진하라고 통계청은 권고했다.

통계청이 '강원도 산간을 제외한 남한 대부분 지역이 21세기 후반기에 아열대 기후로 변경되고 작물 재배가능지가 북상할 것'으로 예측한 가운데. 기후변화와 기후위기가 우리의 식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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