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생긴 쓰레기, 그냥 집으로 가져오기

서울 송파구 한 공원 벤치에 버려진 쓰레기. (이한 기자. 2021.8.7)/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 한 공원 벤치에 버려진 쓰레기. 저렇게 버릴거면 그냥 집으로 가지고 가자.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요즘 길에서 ‘쓰레기통’이 잘 안 보인다. 지하철역 등에는 종이 등을 간단하게 분리배출할 수 있고 마트나 백화점에도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는 곳이 있는데 거리에서는 쓰레기통을 쉽게 보기 어렵다. 그러면 어떻게 버리는 게 좋을까? 기자는 그냥 집으로 가지고 온다.

지난해 서울시가 예산 8000만원을 투입해 시내 가로 쓰레기통 총 657대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쓰레기통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적당한 곳을 골라 숫자를 늘려서 시민들의 편의를 높이고 도시 미관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 '가로휴지통 증설·관리개선 계획'을 세우고 자치구에 해마다 가로 쓰레기통 설치비용 일부를 지원해 왔다. 2019년에는 가로 쓰레기통이 6940대로 증가했다.

과거에는 길가에 쓰레기통이 많았다. 그러나 그동안 그 숫자를 대폭 줄여 ‘거리에서 쓰레기가 발생하면 버릴 곳이 없다’는 주장이 많이 제기됐다. TV 예능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도 외국 관광객이 서울 시내에서 쓰레기통을 찾지 못해 당황해하는 모습이 방영되기도 했다.

쓰레기통을 늘리면 무단투기가 사라지고 정해진 방법대로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늘어날까? 반드시 그렇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가로쓰레기통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는 집이나 상점에서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해야 할 쓰레기를 도로에 놓인 쓰레기통에 무단으로 투기하거나 심지어 음식물 쓰레기를 그곳에 몰래 버리는 등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버스정류장 의자 등에는 먹다 남긴 일회용 커피잔 등이 종종 발견된다. 버스가 갑자기 도착해 정신없이 타다가 깜빡 잊고 두고 갔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냥 알면서 버린 경우 역시 많을터다. 실제로 서울 삼전동에서 양재동 회사로 버스 출퇴근 하는 소비자 윤모씨(36)는 정류장에서 만난 기자에게 “정류장에 쓰레기통을 놓아두면 테이크아웃 커피잔이나 담배꽁초 등이 잔뜩 쌓여 더 더러워질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급하게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어서 불편하다는 지적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 정말로 그게 불편하다면 차라리 쓰레기통을 직접 가지고 다니는 게 좋다. 플라스틱 쓰레기통을 항상 들고 다니라는 얘기가 아니라, 밖에서 생긴 쓰레기는 가지고 다니다가 집에 와서 종량제봉투에 버리라는 의미다. 기자도 그렇게 한다. 비닐봉투에 담거나 잘 접어 가방 앞쪽 쓰지 않는 주머니에 담아놓고 집으로 가져온다. 

쓰레기를 가지고 다니는 게 더럽게 느껴질 수 있는데, 안 쓰는 일회용 비닐봉투 하나를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어차피 한번 쓰고 버릴 봉투라면 가지고 다니다가 쓰레기를 담는데 몇 번 사용하고 버리는 게 오히려 더 환경적일 수 있다. 심각하게 오염된 폐기물이 아니라면 가방 한쪽에 잠시 넣어두는 것도 방법이다.

쓰레기를 버릴 때는 돈을 내는 게 원칙이다. 종량제봉투를 구매해 그곳에 담아 버리는 것으로 대신한다. 재활용품이라면 돈을 내지 않고 정해진 곳에 분리배출하면 된다. 그러니까 집 밖에서 쓰레기가 생겼으면 불편하더라도 잠시 가지고 있다가 집으로 가지고 와서 버리자. 물론, 버릴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이 있다며 그걸 사용해도 된다. 물론 아주 더러운 물건이면 가방에 담는 게 꺼려질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밖에서 그 정도의 쓰레기는 나오지 않는다 가방에 넣기 어려운 쓰레기라면 카페에서 크림 등이 섞인 음료를 흘려 그걸 닦은 휴지 정도인데, 그건 카페에서 버릴 수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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