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하지 않고 방치된 대형폐기물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77번째 사진은 아무도 가져가지 않는 폐기물의 모습입니다. [편집자 주]

대형 폐기물은 집 밖에 내놓는다고 누군가 알아서 치워주는 물건이 아니다. (이한 기자. 2021.7.30)/그린포스트코리아
대형 폐기물은 집 밖에 내놓는다고 누군가 알아서 치워주는 물건이 아니다. (이한 기자. 2021.7.30)/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사진 속 노란 스티커에 ‘수신 거부 안내’라는 빨간색 글씨가 적혀있다. ‘대형폐기물 미신고’ 항목에 체크 되어 있다. 재활용 분리배출로 내놓아야 하는 물건이 아니고 정해진 절치와 방법대로 신고를 해야 하는 대형폐기물인데 그냥 아무데나 내놓았다는 듯이다. 그래서 수거를 거부하겠다는 뜻이다.

목재 가구가 재활용품인줄 알고 실수로 내놓았을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사진 속 장소는 해당 지역 주택가에서 평소 재활용품을 내놓는 장소가 아니다. 이곳은 사진 뒤쪽으로 보이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통학하는 길이다.

쓰레기를 내 눈앞에서만, 우리 집에서만 치운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정해진 장소에, 정해진 방법대로 배출하고 역시 저해진 방법대로 처리되어야 한다. 돈 몇천원에 양심을 버리지는 말자.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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