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여야 산다 #빨대 ②] 플라스틱 빨대...왜 종량제봉투에 버리나?
[줄여야 산다 #빨대 ②] 플라스틱 빨대...왜 종량제봉투에 버리나?
  • 이한 기자
  • 승인 2021.12.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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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배출 대신 종량제봉투...빨대는 왜?
부피 작은 플라스틱 선별 어려워...사용량 줄여야

역사 이후로 인류는 늘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자본, 나아진 기술, 늘어나는 사업영역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분야를 개척하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인류는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구의 건강이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인류가 무언가를 많이 사용하고 또 많이 버릴수록 지구에 꼭 필요한 자원과 요소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열대우림이 줄어들거나 빙하가 녹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던 동물과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적게 사용하고 덜 버려야 합니다. 에너지나 자원을 덜 쓰고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적게 버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환경적인’ 일입니다. 인류는 무엇을 줄여야 할까요.

줄여야 산다 스무번째 시리즈는 일회용 빨대입니다. 편리하지만 한번 쓰고 버려서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빨대, 어떻게 줄이면 좋을까요? [편집자 주]

국내에서 발생하는 일회용 빨대 폐기량이 연간 수십억 개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빨대는 주로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하지만 분리배출 해도 재활용이 어려워 대부분 그냥 버려진다. 얇고 가벼워서 선별이 안 되기 때문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에서 발생하는 일회용 빨대 폐기량이 연간 수십억 개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빨대는 주로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하지만 분리배출 해도 재활용이 어려워 대부분 그냥 버려진다. 얇고 가벼워서 선별이 안 되기 때문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국내에서 발생하는 일회용 빨대 폐기량이 연간 수십억 개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빨대는 주로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하지만 분리배출 해도 재활용이 어려워 대부분 그냥 버려진다. 얇고 가벼워서 선별이 안 되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국내 15개 커피전문점 브랜드와 4개 패스트푸드점 브랜드가 사용한 빨대는 약 9억 3,800만개(657톤)다. 19개 브랜드에서의 사용량만 따진 것으로 실제 인류가 사용하는 일회용 빨대의 양은 그것보다 훨씬 많다. 업계 내외에서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빨대 폐기량이 연간 100억개 가량이라고 추정한다. 버려지는 빨대들은 어떻게 처리될까?

◇ 분리배출 대신 종량제봉투...빨대는 왜?

일회용 빨대는 플라스틱(폴리프로필렌) 소재다. 하지만 분리수거를 열심히 해도 재활용이 안 된다. 분리배출된 플라스틱은 보통 선별장에서 PET, PE, PP 등 세부 재질과 종류에 따라 나누고 그에 따라 재활용이 이뤄진다. 하지만 너무 작은 플라스틱은 선별 공정에서 분리되기가 어려워 재활용 할 수 없다. 빨대 역시 이런 문제가 있다.

원칙적으로는 재활용이 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미가 아니다. 플라스틱 빨대는 재활용품이 아니라 일반쓰레기로 분류된다. 실제로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빨대는 재활용 과정에서 선별이 안 되니까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도 “빨대는 일반적인 포장재와 달리 재활용이 잘 안 돼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빨대는 왜 재활용이 안 될까. 음료 등 이물질이 묻어있는데 깨끗이 씻어서 버리는 게 어려워서 그럴까. 그게 아니고 제품 자체가 가진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작고 얇아서다. 김태희 국장은 빨대 재활용이 문제에 대해 “이물질 문제가 아니라 소재가 얇아서 용기나 그릇과 달리 재활용이 어려워 수거업체들이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말하면 (일회용 빨대는) 재활용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홍수열 소장은 “이론적으로 빨대만 모두 따로 모으면 재활용이 가능할 수 있으나 그러려면 어느 정도나 모아야 하는지, 모은 빨대를 어디로 보내야 하는지 등의 문제가 정리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빨대만 모두 모아 폴리프로필렌 재활용 업체로 보낸다면 가능은 하겠지만, 별도로 모으는 프로그램이 지역별로 잘 돌아가지 않는 이상, 지금은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환경운동연합 플라스틱방앗간에서 페트병 뚜껑 등 작은 플라스틱을 모아 재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나, 빨대만 따로 모을 수 있는 시스템은 현재로서는 없다. BLISGO가 운영하는 ‘쓰레기 백과사전’에 따르면 빨대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일반쓰레기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부피가 작아 재활용이 어려워 모두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한다.

◇ 부피 작은 플라스틱 선별 어려워...사용량 줄여야

플라스틱이 작고 얇아서 문제라면 종이는 괜찮을까? 버려지는 플라스틱과 1:1로 비교하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덜할 수 있으나 종이 빨대 역시 재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쓰레기 백과사전은 “종이 빨대도 혼합 종이로 제조되었거나 음료 등의 이물질이 묻어 있기 때문에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하면서 “일반쓰레기(종량제봉투)에 버리라”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빨대를 포함해 볼펜이나 칫솔 등 부피가 작은 플라스틱은 재질에 따라 분리배출 해도 재활용 효율이 떨어져 분리수거 업체에 의해 선별되지 않고 일반쓰레기로 버려진다.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가 워낙 양이 많고 다양해서, 재활용 선별장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정교하게 분류하기가 어려워서다. 산더미처럼 쌓여오는 쓰레기 속에서 쓸만한 것들을 재빨리 골라내야 해서다. 그 과정에서 크기가 너무 작은 것들은 그냥 버려진다.

김자연 서울환경운동연합(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지난 2월 본지 취재에 응하면서 “크기가 작은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잘 안 된다. 분리배출된 재활용품이 선별장으로 넘어가면 선별장에는 종이나 고철, 캔 또는 유리 등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다 모이는데, 그런 과정에서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손으로 일일이 골라내는 작업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일반 쓰레기로 그냥 버려지거나 소각된다”라고 지적했다. 빨대가 아닌 부피가 작은 플라스틱 전반에 관한 지적이었는데 빨대 역시 그런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러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쓰레기 백과사전’은 “일회용 빨대는 아예 쓰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환경단체나 관련 전문가들은 쓰레기나 재활용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은 폐기물 원천감량‘이라고 입을 모아 주장한다. 일회용 빨대 역시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을 줄이는 게 급한 숙제다.

환경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과 하위법령 개정안을 지난 2월 16일부터 41일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1회용품 규제대상 및 사용억제 품목을 확대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커피전문점 등 식품접객업소 매장 내에서 종이컵, 젓는 막대와 함께 플라스틱 빨대의 사용이 금지된다.

‘줄여야 산다’ 3회차 기사에서는 1회용 빨대를 둘러싼 환경 논란과 그에 따른 소비자들의 실천을 소개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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