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키워드 속 환경 ㊴] 미니멀라이프...지구 살리는 힌트 될까?
[트렌드 키워드 속 환경 ㊴] 미니멀라이프...지구 살리는 힌트 될까?
  • 이한 기자
  • 승인 2021.11.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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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숙제...모든 소비는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무엇을 구매하고 어떻게 소유해야 환경적일까?
줄여야 하는 건 쓰레기...무조건 버리면 안 된다

사람들은 모두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고 입을 모읍니다. 정부와 기업은 여러 대책을 내놓고, 환경운동가들은 ‘효과가 미흡하다’며 더 많은 대책을 요구합니다. 무엇을 덜 쓰고 무엇을 덜 버리자는 얘기도 여기저기 참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 습관과 패턴은 정말 환경적으로 바뀌었을까요?

‘그린포스트’에서는 마케팅 키워드와 경제 유행어 중심으로 환경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소비 시장을 흔들고 SNS를 강타하는 최신 트렌드 이면의 친환경 또는 반환경 이슈를 발굴하고 재점검합니다. 소비 시장에서의 유행이 환경적으로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보는 컬럼입니다.

39번째 주제는 단순하고 간결한 삶을 추구하는 ‘미니멀 라이프’입니다. 심플한 일상과 환경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편집자 주]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사는 삶을 ‘미니멀라이프’라고 부른다. 자주 버리고 많이 구매하는 습관 대신 최소한의 제품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소비패턴이다. 심플한 느낌의 인테리어를 위한 이런 습관이 따져보면 환경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버려지는 것’을 줄일 수 있어서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사는 삶을 ‘미니멀라이프’라고 부른다. 자주 버리고 많이 구매하는 습관 대신 최소한의 제품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소비패턴이다. 심플한 느낌의 인테리어를 위한 이런 습관이 따져보면 환경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버려지는 것’을 줄일 수 있어서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사는 삶을 ‘미니멀라이프’라고 부른다. 자주 버리고 많이 구매하는 습관 대신 최소한의 제품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소비패턴이다. 심플한 느낌의 인테리어를 위한 이런 습관이 따져보면 환경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버려지는 것’을 줄일 수 있어서다.

포털사이트에 ‘미니멀라이프’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다양한 콘텐츠가 검색된다. 심플한 느낌의 인테리어 소품이나 집 꾸미기 노하우, 리빙 전문 블로거들의 게시물, 좁은 집을 넓어보이게 만들거나 마땅히 입을만한 옷이 없어도 효과적으로 코디하는 방법을 다룬 동영상 등이 검색된다. 단어로서 미니멀라이프를 다룬 어학사전 콘텐츠, 심지어 미니멀라이프를 둘러싼 여러 경향을 다룬 나무위키도 검색된다. 소비생활과 사회콘텐츠 전반에 걸쳐 꾸준히 언급되는 키워드라는 의미다.

네이버 국어사전(오픈사전)에서는 미니멀라이프를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을 두고 살아가는 삶’이라고 정의한다. ‘삶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갖추고 사는 생활’이라는 뜻도 검색된다. 나무위키에 해당 단어를 검색하면 소크라테스의 발언이라며 “행복의 비결은 더 많은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적은 것으로 즐길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데 있다”는 문구가 소개된다. 결국 적게 가지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니멀라이프 관련 검색으로 법정 스님의 저서 <무소유>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 종종 등장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 인류의 숙제...모든 소비는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미니멀라이프와 환경의 연결고리를 언급한 이유는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환경에 해를 끼치려는 마음이 없더라도, 물건을 사면 쓰레기가 생긴다. 꼭 환경적으로 나쁜 물건을 사야만 그러는 것도 아니다. 원료를 얻고 그걸 가공해 제품을 만들어 포장하고 운송해 진열하고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과정이 있어서다. 물론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고, 기업들도 그 과정에서의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어쨌든 그 과정이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는 환경적인 이유로 육식을 거부하는 한 등장인물이 ‘경유를 사용한 트럭으로 운송했을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토마토도 먹지 않으려는 장면이 나온다. 조금은 과장된 장면이지만, 실제로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은 크든 작든 환경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 소비는 나쁜 게 아니다. 소비는 (경제적인 관점으로 보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소비는 돈을 돌게 하면서 경제를 살린다. 소비심리가 살아난다는 건 경제적인 관점에서 좋은 신호다.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돈이 잘 돌아야 하고 돈이 돈다는 건 결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연다는 뜻이니까. 코로나19 등으로 한동안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소비가 나쁜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소비는 (환경적인 관점으로 보면) 지구에 쓰레기를 남긴다. 온라인 소비는 포장재를 등을 포함한 택배 쓰레기를 늘리고 오프라인에서의 행사나 북적이는 인파는 거리에 쓰레기를 남긴다. 핼러윈 기간에 이태원 골목에 쌓인 쓰레기나,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늘어나는 배송 쓰레기가 그 예다. 소비자는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지만, 그 제품은 만들어지고 포장돼 운송하는 과정에서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버려질 때도 마찬가지다. 제품을 비효율적으로 많이 구매하거나, 너무 자주 버리면 환경에는 그만큼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미니멀라이프와 환경의 관계를 짚어보는 건 이 지점에서다. 꼭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소유하는 것은 버려지는 것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 된다. 새것을 자꾸 사는 대신 가진 물건을 아껴 오래 사용하면 그것 역시 폐기물을 줄이는 방법이다. 말하자면, 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제품을 구매하거나 사용하는 과정에서의 근본적인 습관을 바꾸는 일이다.

◇ 무엇을 구매하고 어떻게 소유해야 환경적일까?

이 지점에서 소비자들은 무엇을 어떻게 소비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흔히 생각하는 ‘친환경 소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친환경 소비는 무엇을 뜻할까? 환경적인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구매하면 될까? 귀가 솔깃한 일이지만 전문가들은 조금 다른 접근을 내놓는다. 적당히 사서 오래 쓰고 다시 쓰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난 8월 서울환경연합 등이 주최한 ‘대담한 쓰레기 대담’에서 지구를 살리는 친환경 소재는 없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친환경 소재여도 사용하는 양이 많아지면 환경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취지였다. 비슷한 걸 많이 사거나 한 번 쓰고 버리는 물건을 구매하지 말고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질 좋은 물건들을 사용하자는 뜻이다.

제품 또는 소비심리와 쓰레기의 관계도 그렇다. 소비자들은 ‘친환경 제품’이 무엇이냐고 자꾸 묻는다. 좋은 취지의 질문이겠지만 중요한 게 하나 더 있다. 그 제품을 사용하는 습관, 그리고 그 제품을 얼마나 사용하고 언제 버리느냐에 따라 쓰레기의 양과 질이 결정되기도 해서다.

‘꼭 필요한 물건만 소유한다’라는 건 불필요한 물건을 쌓아두지 않는다는 의미다. 텀블러는 한 개 또는 두 개를 가지고 돌려써도 충분하며 에코백도 종류별, 브랜드별로 쌓아둘 필요 없이 자주 가지고 다니는 한 두 개만 있으면 (환경적으로는) 충분하다. 개수가 많으면, 제품 생산과 폐기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을 고려할 때 오히려 환경에 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무엇을 어떻게 소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환경적으로도 그렇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소비자들은 무엇을 어떻게 소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환경적으로도 그렇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줄여야 하는 건 쓰레기...무조건 버리면 안 된다

미니멀라이프 또는 미니멀리즘을 둘러싸고 소비자들이 받는 유혹 중 하나는 ‘버리라’는 목소리다. <작은 삶을 권하다>의 저자 조슈아 베커는 집안에서 자주 활용하는 공간부터 정리하는 게 미니멀리즘의 시작이라고 권한다. 하루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 보내는 곳을 정리함으로서 중요한 것만 남겨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버리는 건 환경적인 대안이 아니다. 쓰레기를 만드는 일이어서다.

미니멀리즘의 인기에 영향을 미친 인사이자 일본에서 ‘정리 전문가’로 유명한 곤도 마리에도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고 말한다. 소비자의 집을 방문해 정리를 도와주는 넷플릭스 리얼리티쇼에서 곤도 마리에는 물건을 안아보고 가슴이 설레는지 묻는다. 설레지 않으면 ‘그동안 고마웠어’라고 인사하고 버리라고 조언한다.

쓸모가 적어 보인다고 바로 버리는 건 환경적으로 좋은 선택이 아니다. 폐기물을 늘리는 일이어서다. 물론 조슈아 베커와 곤도 마리에가 쓰레기를 늘리자고 주장한 건 아니다. 다만 기억해야 할 것은, 환경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쓰레기를 덜 버리는 일이다. 미니멀라이프와 환경의 교집합을 찾는다면, 그건 버리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사람이 다시 쓸 수 있게 하는 일이다.

일상에서도 실천할 수 있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 등에서는 중고서적을 거래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노트북을 깨끗하게 포맷하고 성능을 점검해 중고로 판매하거나 출장매입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도 있다. 이웃끼리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플랫폼도 있다. 입지 않는 옷을 브랜드에 가져다주면 리사이클하는 제도도 있고 아이가 흥미 잃은 장난감을 나눔할 수도 있다. 외국에서는 남은 음식을 공유하는 모바일 플랫폼도 생겼다. 버리지 않아도, 그 물건이 필요한 사람을 찾는 방법은 많다는 뜻이다.

꼭 필요한 물건 위주로 최대한 오래 사용하는 생활습관을 과거에는 ‘절약’이라고 불렀다. 예전에는 경제적인 키워드였지만 지금은 환경적인 시선에서 새롭게 주목해보아야 할 단어가 됐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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