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환경생활] 재사용 어려우면..."따로 모아 기부하세요"
[슬기로운 환경생활] 재사용 어려우면..."따로 모아 기부하세요"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1.11.2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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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나오는 폐기물 모아서 재활용하는 습관
알맹상점에 기부한 멸균팩과 병뚜껑, 커피가루.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알맹상점에 기부한 멸균팩과 병뚜껑, 커피가루.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매일 끊임없이 배출되는 쓰레기를 보다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줄이려고 노력해도 크고 작은 움직임에 따라 쓰레기가 조금씩 늘어난다. 생활 속 쓰레기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자는 일단 물건을 늘리는 대신 있는 물건에 끊임없이 쓰임을 찾아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많은 환경운동가나 제로웨이스트의 경험에서 배운 바에 따르면 물건에 쓰임을 찾아주는 방법에는 두 가지 맥이 있다. 하나는 말 그대로 잘 관리하며 낡고 닳을 때까지 재사용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다른 형태로 재활용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장기적으로 사용될 것을 고려해 만들어진 물건이라면 조금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재사용 고리를 만들 수 있다. 내가 오랫동안 쓸 수도 있고 필요한 사람을 위해 기부나 중고거래를 통해서 새 순환고리를 만들 수도 있다. 물론, 기부나 중고거래를 할 거라면 친구에게 권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물건의 상태가 좋아야 한다. 

기자는 주로 기부를 통해서 물건을 순환시키려고 하는데 몇 년 전 더 이상 쓰지 않는 물건들을 한꺼번에 정리해서 가져갔다가 일부 물건에 대해서 “이건 기부가 어렵다”는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다. 이유는 사용감이 심해서였다. 그때 물건이 낡아서가 아니라 멀쩡하지만 취향의 문제로 더 이상 손이 가지 않는 것을 재사용 사이클에 넣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문제는 소비 뒤에도 남는 포장재였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산다는 것은 단순히 물건 하나만 사들인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을 유통하기 위해서 사용된 포장재도 함께 사들인다는 의미다. 물론 그 중 일부 종이상자나 플라스틱 용기는 재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공간은 한정돼 있고 포장재는 어쩔 수 없이 계속 생긴다. 포장재는 재사용보다 재활용으로 바로바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 분리배출해도 재활용 어려운 종이팩...따로 모아서 기부

포장재나 용기에는 재질이 함께 표기돼 있어 이에 따라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면 재활용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분리수거 체계가 더 세밀하게 분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나온다.

이를테면 아파트에는 재활용품 수거날 종이류 분리수거함이 따로 마련되지만 단독주택이나 빌라는 종이류 배출함이 없는 경우가 많다. 종이팩의 경우 수거함이 따로 없어서 대체로 종이류로 배출되는데 이 경우 고급 소재임에도 비닐 코팅 문제로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종이팩은 살균팩과 멸균팩 두 종류로 나뉜다. 살균팩은 흔히 우유팩으로도 부르는 것으로 종이 양면에 비닐 코팅이 입혀져 있다. 멸균팩은 안쪽에 얇은 알루미늄 소재가 덧대어진 것으로 두유팩이나 주스팩으로 활용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분리배출 표시 자체도 살균팩과 멸균팩으로 된다. 이와 관련해 순환시스템 부재 등을 이유로 갑론을박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소비자는 번거롭더라도 종이팩을 따로 씻고 말린 후 모아서 지자체에 갖다줌으로써 친환경 실천을 하고 있기도 하다. 종이팩 수거함이 별도로 있는 곳이 많지 않아 종이팩을 따로 기부받는 기관이나 조합, 제로웨이스트샵을 이용하는 것이다. 지자체에 따라서 살균팩을 수거하고 보상품으로 휴지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확인 결과 지자체에 따라서 종이팩 수거 시스템은 천차만별이었다. 서울시를 예로 들면 강남구는 종이팩 수거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고, 은평구는 주민센터에서 종이팩을 수거하긴 하지만 휴지 등 보상품은 없었다. 성북구는 종이팩 200ml 100개, 500ml 55개, 1000ml 35개에 각각 휴지 1개씩을, 일회용 종이컵 250개에 휴지 1개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밖에 아이쿱생협에서도 240여 개 매장에서 멸균팩과 살균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멸균팩의 경우 조합원은 장보기에 이용 가능한 ‘환경마일리지’ 적립으로, 조합원이 아닌 경우에는 일정 수량 이상 모아 오면 재활용 휴지로 교환해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살균팩의 경우 조합원, 일반시민 모두 40장 당 재활용 휴지 1개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쿱생협에서 판매하고 있는 멸균팩 제품인 기픈물, 한모금류의 경우 조합원은 1장당 각각 마일리지 20원, 10원씩을 제공하고, 일반시민은 20장, 40장 당 재활용 휴지 1개를 제공한다. 다만 타사 멸균팩의 경우 분리배출은 가능하지만 리워드는 따로 없다. 

제로웨이스트샵 알맹상점에서도 멸균팩을 비롯한 다양한 생활 속 폐기물을 받고 있다. 기자는 올해부터 멸균팩을 따로 모아서 알맹 커뮤니티 회수센터에 기부하고 도장을 적립하고 있다. 생활 속에서 두유팩이나 아몬드밀크팩 등 멸균팩이 꾸준히 나오는 편인데 나올 때마다 바로바로 내부를 깨끗하게 씻고 가위로 오려서 말린 후 차곡차곡 모아서 갖다준다. 무게에 따라서 적립이 달라지며 쿠폰 한 장을 모두 모으면 재활용 휴지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알맹상점에서는 페트병 뚜껑과 커피가루도 받고 있다. 이 역시 생활 속에서 그냥 버려질 수 있지만 모으면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된다. 특히 커피가루의 경우 이전에는 일반쓰레기로 그냥 버렸지만 소각이나 매립으로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성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따로 모아서 기부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기부된 커피가루는 연필이나 화분으로 업사이클링된다. 조금만 생각하고 노력하면 쓰레기가 아닌 새로운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늘 새롭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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